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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市響 없는 법정문화도시, 김해

시향市響 없는 법정문화도시, 김해

시향市響 없는 법정문화도시, 김해

김해는 정말 많은 '타이틀'을 가진 도시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나열해 봐도 아동친화도시, 여성친화도시, 책의 도시, 청년친화도시, 박물관 도시, 슬로시티, 유네스코 창의도시까지 벌써 7개다. 또 경남 제2의 도시나 금관가야 발상지, 2024년 제105회 전국체전 개최지와 같은 수식어까지도 포함시킬 수 있겠다. 이처럼 김해는 분야와 연령층, 콘텐츠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면서 김해만의 독자적인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치가 높은 타이틀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법정 문화도시'가 아닐까 싶다.김해시는 지난해 1월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2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다. 뿐만 아니라 ‘경남 최초’, ‘가야문화권

자리, 여성의 자리

자리, 여성의 자리

〈전국 여성 기획자 네트워크 포럼〉 참가 후기

‘자리’는 일반적으로 사람이나 물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뜻하는 단어다. 이 단어는 다양한 상황에서 맥락에 맞게 사용되는데, 예를 들어 ‘개에게 물린 자리가 흉터로 남아 있다’, ‘자리를 양보하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만났다’ 등이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의미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자리는 공간을 담고 있다. 공간(space)은 역사와 가치, 경험과 기억 등이 한데 의미 있는 장소(place)가 된다. 2021년 12월 17일, 전국의 여성기획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김해로 가는 KTX에 올랐다. 꽤 긴 시간을 달려 진영역에 내렸는데, 초행길에 역대급 길치인지라 행사장소인 하라 식당으로 가는 데만 2시간가량이 걸렸다. 30분이면 되는 거리를 2시간이나 걸려 가는 동안 김해농공단지를 비롯한 김해라는 낯선 도시의 풍경과

우리 모두 '작가'가 되자

우리 모두 '작가'가 되자

매일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매일 쓰는 사람“좋아하는 노래 듣고, 여유롭게 여행하며 글 쓰면서 살아가고 싶어,여행 작가는 어떨까?”머릿속으로 나의 미래를 그려봤다. 웃음이 났다. ‘확인’ 버튼을 누르자, 싸이월드 다이어리 창의 비어있던 포도알에 보라색이 하나 채워졌다. 나의 20대는 매일 싸이월드 다이어리의 포도송이를 채우면서 흘러갔다.글짓기에 실낱같은 소질이 있다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교내 시화전에 말도 안 되게 써낸 시가 작품으로 걸리고, 교내 신문에 시가 실렸다. 엄마가 도와준 6.25 한국전쟁 글짓기로 전교생 앞에서 대상을 받았다. 어느새 꼬맹이는 우쭐해졌다. ‘나 글 좀 잘 쓰나?’ 칭찬을 받는 일은, 꿈을 키우는 씨앗이 됐다. 칭찬의 씨앗 덕분에 10대를 지나 20대에도 포도알을 채우며 꾸준히 글 쓰는

융합; 과거와 미래, 예술과 기술로부터

융합; 과거와 미래, 예술과 기술로부터

예술과 기술의 만남에 서서

지난해 10월, KBS에서 대규모 기획 시리즈 〈키스 더 유니버스〉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제기하며 인간과 우주와의 경이로운 만남을 다룬 3부작 다큐멘터리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현장 취재와 CG, AR, 클래식 공연, 프레젠테이션 등을 융합해 ‘체험형 지식 콘텐츠’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했다고 평가됐다.다큐멘터리에서 흥미로웠던 포인트는 매회 시작과 말미에 대규모 버추얼 월(Virtual wall)과 함께 등장하는 클래식 오케스트라였다. 차세대 클래식 라이징 스타인 지휘자 이규서와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은바 있는 ‘디토 오케스트라’가 함께해 멋진 연주를 선보였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증강현실(AR) 그리고 거대한 가상의 미디어인 버추얼 월이 훌륭한 오케스트라

지속가능한 웰메이드 지역문화콘텐츠는 가능한가?

지속가능한 웰메이드 지역문화콘텐츠는 가능한가?

코로나19로 대두된 예술의 지속가능성

코로나19가 이렇게 삶을 송두리째 바꿀 줄 우리는 알지 못했다. 팬데믹 이후 본질적으로 중요한 가치인 ‘건강, 안전, 생명, 환경, 행복, 가족’ 등을 중시하는 현상이 강화됐다. 불안감, 두려움, 우울을 달래려는 ‘불안 CARE’ 소비 또한 나타나는 모습이다. 타인과 대면 시간이 줄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를 위한 ‘에고이즘’ 소비 패턴 또한 강화됐다.사람들의 이러한 패턴은 문화예술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콘텐츠가 급부상하며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막강해졌고, 방탄소년단은 문화예술을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문화예술 콘텐츠의 산업화는 지역 기반의 문화예술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된다.그러니 이 시점에서 묻고 싶다. 지속가능한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는 왜 존재하며, 어떻게, 누구를 위해 만들

작은 공동체의 힘

작은 공동체의 힘

함께 읽기와 독서 공동체

코로나19 전까지 독서문화의 키워드는 ‘함께 읽기’였다. 함께 읽는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독서동아리가 많이 생겨났다. 도서관마다 크고 작은 문화행사와 강좌가 풍성했다. 김해 도서관들은 시민들의 교류와 문화공연, 강좌, 독서가 일상에 스며들도록 하는 문화의 거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도서관 풍경이 바뀌었다. 도서관 전면 폐쇄와 일부 개방 조치가 오고 가면서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도서관은 최대한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스루 드라이브와 택배 서비스로 책 대출 반납을 하기도 했다. 서서히 위드 코로나로 가고 있는 분위기지만 도서관은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제한적 이용을 시행 중이다.도서관에 자리 잡은 독서동아리 활동도 진행이 쉽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9년 동안 매주 모

김해시사와 김해관광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

김해시사와 김해관광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

지역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1. 역사는 이긴 자의 것인가?나는 나이가 들면서 그간의 치열했던 관심을 접기 위해 관련 인터넷 서핑도 김해의 문화정책에도 눈을 감았었다. 그래서 〈김해시사〉를 처음 본 것은 오늘이다. 다행히 시민공개 열람을 했으니 진일보한 문화행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모두는 읽지 않았고 천천히 읽을 생각이다. 그러나 내가 존경했던 여성선배, 우리들이 뜨겁게 활동했던 여성문화 분야를 우선 보고나니 이런 말이 절로 떠오른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현재의 김해를 끌고 가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 역사의 한 가운데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경험들과 활동들은 기사를 검색하면 찾을 수 있을텐데 많은 부분에서 엄연한 사실들이 누락되고 그 시기에 가장 길게 활동했던 현장 활동가로서 기억이 생생한 부분들이 과소 과대 기록되어 보이는 것에 그저 고개를 돌릴 뿐이다.김해는 김해여성복지

지역의 한계를 느끼는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지역의 한계를 느끼는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김해에서 예술가로 살아남기

필자는 삼계초등학교, 삼계중학교, 분성고등학교로 이어지는 10대를 김해에서 보냈다. 처음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던 건 열여덟 무렵 실용음악 입시학원이었다. 2010년 김해문화의전당에 올려진 ‘올렉 룬드스트렘’의 연주는 생에 처음 맞이한 재즈공연이었고, 이를 기점으로 재즈에 빠지게 되었다.이후 학업을 위해 상경하여 20대의 대부분인 7년이라는 시간을 서울에서 지내며 느낀 점은 집안의 경제적 뒷받침이 없는 한 절대적으로 ‘청년’들은 힘들다는 것이다. 이제 막 예술로 먹고살기로 결심한 ‘젊은 아티스트’들의 경우 그들의 처지는 더욱 심각하다. 필자와 10대 시절 함께 음악을 공부하며 같이 상경한 몇몇의 동료들을 예로 들면 작업실, 연습실에서 보낸 시간보다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호프집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 이는 앞서 열거한 매장들을 이용하기

배려, 공감 그리고 문화예술

배려, 공감 그리고 문화예술

장애와 문화예술

우리는 언어를 배울 시기부터 배려에 대해 교육을 받고 배려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버스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다치거나 몸이 불편한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의 부족한 부분을 대신하기도 하고, 문화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더구나 최근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취약계층들의 생활을 소개하는 영상들이 공유되면서 우리는 배려와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는 부쩍 우리 사회에서 많이 등장하는 유니버설디자인·배리어프리 같은 단어들로 체감할 수 있다.그렇다면 우리가 배워온 배려들을 문화예술에 접목시키면 어떨까? 우리가 아무런 의심 없이 즐겨온 문화예술들이 그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어떠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시각장애인들이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시민들의 도시, 김해

시민들의 도시, 김해

법정 문화도시 지정과 시민 참여

법정 문화도시 지정김해시가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었다. 경남 최초, 가야문화권 최초, 역사전통 중심형 최초의 법정 문화도시라고 한다. 지난해 한 차례 탈락 후 재도전이었기에 더욱 간절하기도 했고, 그 과정 속에 함께 참여하면서 애정을 쏟고 힘을 보탰던 일이기에 마치 내가 상을 받은 것처럼 기쁨과 성취감을 느낀다. 문화도시에 이렇게도 애정과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문화도시에서 말하는 ‘문화’가 흔히 생각하는 ‘문화예술’이 아닌, ‘사회 전반의 생활양식’으로서의 문화라는 점과, 그 문화가 전문가, 힘을 가진자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문화도시는 시민이 공감하고 즐기는 도시문화의 고유성과 창조력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동네 책방지기가 권하는 책

우리동네 책방지기가 권하는 책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당신을 위하여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을 만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행운을 먼저 만난 누군가의 인생 책을 엿보고 나의 길 잡이가 되어줄 책도 찾아보면 어떨까. 두 번째 산데이비드 브룩스│인문교양│부키│p.600코로나 이후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우리는 시대적인 위기를 맞이했다. 누구나 다시, 다음, 제2의 인생을 고민하게 되었다. “어떻게 살지?” “버티는 삶이 아닌 진짜 인생은 무엇이지?” 삶에 대한 본질에 대해 고민할 때 이 책은 경제, 관계, 진로, 공동체, 건강이라는 키워드마다 문제를 안고 사는 우리에게 주제를 던져주고 함께 고민해보자 말을 걸며 산을 즐겁게 오를 수 있도록 지팡이와 나침반이 되어준다. 지금 이 시기를 잘 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오제은 교수의 자기사랑노트오제은│심리치료│샨티│p.317이 책을 읽고 책방을 시작했다. 인생에서 한 권의 책을 고

박물관 도시, 문화도시, 그리고 김해시립박물관

박물관 도시, 문화도시, 그리고 김해시립박물관

문화도시와 박물관

새해 벽두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김해시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의 ‘문화도시’에 선정되었다. 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기획·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포괄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쉽게 말하면 정부에서 5년 동안 약 100억 원을 지원하며, 그 예산으로 주민 스스로 축제, 행사, 동아리 활동 등을 기획하고, 직접 실행한다. 문화운동의 마중물을 제공하는 셈이다. 2019년 1차 문화도시로 부천시, 원주시, 청주시, 천안시, 포항시, 서귀포시, 부산 영도구 등 7개소가 지정되었고, 2차 연도에 김해시, 인천 부평구, 춘천시, 강릉시, 완주군 등 5개소가 지정되었다. 문화도시는 문화예술 분야, 문화산업 분야, 사회문화 분야, 역사전통 분야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1, 2차 문화도시

영화로 만나는 미술가

영화로 만나는 미술가

화면으로 만나는 미술사

2008년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신윤복이라는 화가에게 큰 관심이 집중되었던 적이 있다. 그즈음 열린 간송미술관의 <보화각 설립 70주년 기념 서화대전> 개막일에 2만 명의 관람객이 몰렸고, 간송미술관에는 신윤복의 <미인도>를 관람하려는 사람들로 수백 미터의 줄이 이어졌다. 아마 그 드라마가 방영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광경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한 예술가와 그의 작품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데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대중 매체는 더없이 좋은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미술가의 생애는 이미 오래전부터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되어 왔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단, 미술가들의 삶 자체가 허구적인 소설보다 훨씬 더 극적인 경우가 많다. 화가들은 일부러 지어낼 수

전과 같지 않으리라

전과 같지 않으리라

코로나19 이후의 공연예술계 전망

애당초 이 구절은 매우 아름다운 내용이다. 조선 정조 때 유한준이라는 사람이 썼다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는 문장으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언급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하지만 2020년에 이 문장의 아름다운 부분은 다 사라지고 마지막 부분만 남은 듯하다. 마치 그리스 신화 속 판도라가 선물로 받은 상자를 열었더니 모든 고통과 질병이 튀어나온 뒤 바닥에는 ‘희망’ 한 단어만 남아있었다는 것처럼, 역병이 튀어나온 세상에서 우리에게는 지금 ‘가냘픈 희망’만이 남아있다. 그 희망은 백신이 잘 듣고 치료 약이 효과를 발휘하면 ‘잃어버린’ 일상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다. 하

<세계 미술관 기행> 프라도 미술관

<세계 미술관 기행> 프라도 미술관

스페인을 대표하는 프라도 미술관과 프란시스 데 고야

스페인을 대표하는 프라도 미술관은 1819년 ‘왕립 회화 및 조각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프라도 미술관의 건축물은 1785년 건축가 후안 데 빌라누에바(Juan de Villanueva)가 설계했다. 프라도 미술관의 수집품 역사는 합스부르크 왕조의 스페인 왕들이 미술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한 16세기에 시작되었다. 이 시기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신대륙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스페인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으로 올라서기 시작하던 때였다. 스페인 제국은 신대륙에서 꾸준히 부를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 미술 시장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들일 수 있었다. 카를로스 5세와 그의 아들 펠리페 2세 그리고 수집가로 이름난 펠리페 4세를 포함해 계승자들이 모두 미술 작품을 열정적으로 의뢰하고 주문했다.프라도 미

<세계 미술관 기행> 오르세 미술관

<세계 미술관 기행> 오르세 미술관

당대 최고의 문제작이자 모던 아트의 선구, 마네의 <올랭피아>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와 함께 파리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오르세 미술관. 19세기 이후의 근대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이곳에는 반드시 감상해야 할 그림이 있다. 바로 프랑스 인상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가 그린 <올랭피아>(1863)다. 아름다운 여인의 누드화인 <올랭피아>는 마네가 1865년 정기 전람회 살롱전에 출품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전람회에서 입선이라는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그의 그림은 스캔들을 일으키며 혹평과 빗발치는 야유로 전시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의 그림이 비난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마네의 <올랭피아>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 떠나보자금기(禁忌)에 주목한 작가 마네마네의 작품 <올랭피아>(1863)를 보면 불쾌한가? 당시 사람들

어딘가에는 밝은 면이 있기 마련

어딘가에는 밝은 면이 있기 마련

세상 밖 즐거움이 사라져도 예술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부분의 문화 예술 분야가 캄캄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여기에도 어두운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위험해지면서 배달이 늘어났다. 배달 업체는 라이 더 구인난에 시달릴 정도로 호황 중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어마어마하게 발생하는 포장 쓰레기라는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덩달아 배달 수수료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사람들이 극장과 전시관, 도서관 등의 공공장소를 가지 못하게 되면서 영상 산업 중에서도 극장 개봉관은 울고 스트리밍 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화관은 파리가 날리지만, 스트리밍 선점업체인 넷플릭스는 물론 디즈니, 아마존 등

황금 비율의 결정판, <밀로의 비너스>

황금 비율의 결정판, <밀로의 비너스>

<세계 미술관 기행>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다양한 의미를 지닌 ‘루브르 박물관’영국의 대영 박물관,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은 현재 수십만 점에 이르는 세계 최다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하루에 8시간 동안 1분에 한 점씩 감상한다고 하더라도 소장품을 모두 보려면 4개월이 족히 걸린다는 계산이 나올 정도로 방대한 양이다. 루브르 박물관은 16세기 프랑수와 1세의 왕실 컬렉션에서 시작되어 450년이 넘는 긴 컬렉션의 역사를 자랑한다.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은 나폴레옹 시대에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다. 루브르 박물관이 보유한 수많은 유물은 나폴레옹 원정 당시 점령지에서 약탈한 전리품이 많아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개관 초기에는 나폴레옹 미술관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나폴레옹 군대를 따라다니며 수집만 하는 수집관이 있었는데, 루브르 박물관의 세 개의 관 중 드농관은

<세계 미술관 기행>우피치 미술관

<세계 미술관 기행>우피치 미술관

인간 세상을 사랑하기 시작한 르네상스 화가들

고대 그리스로의 부활서양 미술사 최고의 황금기인 르네상스 미술의 정수를 보기 위해 사람들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Uffici) 미술관’으로 간다. 여기에는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회화 작품이 다수 소장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나 관람자들로 붐빈다. 이탈리아어 ‘우피치’는 사무소, 관청을 의미하는 단어로 영어로는 ‘Office’에 해당한다. 원래 이 미술관은 르네상스 시대의 중요한 도시 국가였던 피렌체를 다스린 명망 있는 가문 메디치가 행정 관청으로 사용했던 건물이었다. 소장된 많은 컬렉션은 메디치 가문이 후원했던 미술가들의 작품이다. 메디치 가문은 미술가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덕분에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미술의 황금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르네상스의 가장 중요한 전제는 신 중심 세계였던 중세로부터 인간 중심 세계로의 전환으로서 그 모범

세기의 대결: 브루넬레스키와 기베르티

세기의 대결: 브루넬레스키와 기베르티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피렌체 두오모

<세계 미술관 기행> 이탈리아 피렌체이탈리아 피렌체에 가면 어디에서나 우뚝 솟은 한 성당을 볼 수 있다. 바로 꽃의 성모 마리아라는 의미를 가진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피렌체 두오모’라 부른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본 사람이라면, 10년 만에 두 연인이 다시 만나게 되는 피렌체 두오모 성당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오늘은 아름다운 이 성당을 완성한 건축가와 그의 라이벌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세기의 대결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대 로렌초 기베르티(Lorenzo Ghiberti). 승자는 누구였을까?두오모는 성당 이름이 아니다‘두오모’(Duomo)는 둥근 지붕을 의미하는 이태리어로, 영어에서 돔(Dome)에 해당하는 말이다. 이태리 각 도시에 있는 가장 큰 성당들은 대부분 이 둥근 지붕으로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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