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금)과 11일(토) 이틀간 진행된 1회차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시민문화향유, 문화예술인 지원, 문화관광사업, 문화재 복원이라는 김해시 문화관광사업소 예산편성에 관한 4개의 주제를 놓고 토론했다. 그간 쌓인 도시의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나누고 김해의 미래상을 그리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도출했다. 전문가들이 바통을 넘겨받은 2회차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시민들이 도출한 8개의 아이템을 사업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구체화하여 사업계획으로 정리했다.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지, 연계가 가능 사업이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그리고 대망의 3회차 <라운드테이블>에서는 1, 2차 참여자들이 모두 모여 앞서 진행된 회의에서 나눈 의견을 종합해 최종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했다. 발표 후에는 사업 계획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이어졌다. 차별성, 시의성, 중요성, 현실성, 기대수준 항목을 나눠 평가하고 온라인 설문 조사 시스템을 활용해 가감 없이 점수를 공개했다.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을까라는 예상과 달리 시민들은 전문가 못지않은 날카로운 시선을 드러내며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사업 구성이 완성되었다.
<라운드테이블>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세 번의 워크숍에 참석하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매번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행정 담당자들이다. 행정 담당자분은 행정의 입장에서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김해 문화 관광을 즐기는 김해 시민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말해주는 등 굉장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하지만 예산 설계 라운드테이블임에도 사업계획서를 작성 할 때 예산 반영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던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3차에 걸쳐 시민과 전문가가 의견을 모아 만들어 낸 4개 주제 8개의 사업이 문화관광사업소 전체 예산 중 어느 부분에 얼마나 어떻게 반영될지에 대한 내용이 부재했다. 이는 다시금 예산과 관련해 시민 참여가 붙는 행사의 한계를 실감케 했다.
주민참여예산위원 활동뿐만 아니라 예산과 관련된 활동을 하다 보면 드는 생각이 있다. 먼저 예산 반영이라는 것은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정책과 사업의 제안은 관련 법령이나 조례, 유사 사업의 진행 여부 등 고려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시민의 의견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든 안 되든 말이다. 시민이 제안한 의견이 반영된다면 사업과 정책이 ‘시민참여’로 진행됐음을 알려 참여한 시민들이 성취감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반대로 제안이 반려될 경우는 특히나 구체적인 이유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보다는 정책과 사업 제안 시 고려 사항을 자세히 안내하고 시민 스스로가 챙겨보는 부분으로 여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조금은 더 열린 태도로 시민의 필요와 욕구가 무엇인지 바탕에 깔린 정서를 소중히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시민들 역시 행정의 기준과 시스템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진정한 시민 참여로의 변화를 위해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민·관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우리가 모두 만족하는 진정한 시민참여 사업의 정착과 발전이 이루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