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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문화도시의 핵심! 시민력!
2022 김해문화관광사업소 시민참여형 예산 설계 라운드테이블
글.박지호 (재)희망제작소 팀장
뙤약볕이 지면을 뚫고 지하까지 파고들 것 같던 오후,
김해 시민들이 김해 문화의전당 대연습실로 모여들었다.
누군가는 문화, 예술, 관광 활동에 흥미가 있어서, 어떤 이는 시민참여 활동 자체에 관심을 둬서….
각자의 이야기를 품은 채 ‘김해 문화관광사업소 시민참여형 예산 설계 라운드테이블’이 시작됐다.

‘예산 설계’라는 용어가 시민들에게 장벽으로 느껴질 수 있다. 누군가는 말한다. “지나치게 숫자 속에 파묻히면 실제로 보아야 할 사업, 정책의 중요성을 잊을 위험이 있다. 예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예산 설계는 곧 정책과 사업을 설계하는 일과 같다. 예산은 정책과 사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산정한 것일 뿐이지만 여기서 숫자를 걷어내면 결국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등과 같은 본질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재)희망제작소는 김해시, 김해문화재단, 김해문화도시센터와 함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 예술, 관광, 문화재(역사) 영역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일차적으로 고민해보고 새로운 사업을 도출해보는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시민 중심의 1차 라운드테이블, ‘김해시의 변화 필요성’ 강조

6월 10일(금), 11일(토) 진행된 1차 라운드테이블은 김해 시민이 중심이 되었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김해시의 문화·예술·관광·문화재 등 여러 고민거리와 문제점을 명확히 하고, 우리도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또는 해야 하는지를 짚어보았다.
참석자들은 김해의 문화·예술·관광에 대해 아쉬움을 먼저 토로했다. 문화공간이 충분하지 못하고 문화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낮으며, 문화예술인과의 소통 등의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함을 지적했다. 기존에 마련된 플랫폼들은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점과 더불어 비효율적인 홍보, 민간주도 관광사업이 부족하다는 점 또한 꼬집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참석자들이 바라는 김해의 미래상을 논의하였다. 시민의 자발적인 문화 기획과 콘텐츠 향유, 역량 강화 교육을 위한 시민과 문화예술 활동가기 뭉친 거버넌스 구축, 지역민 중심의 로컬 관광 도시, 자율적 시민의식이 발휘되는 김해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 의견을 바탕으로 총 8개의 사업 아이디어가 도출됐다.

시민의 아이디어에 전문가의 힘이 더해진 2차 라운드테이블

6월 24일(금), 김해에서 문화·예술·관광 분야에 종사하는 당사자·유관 전문가·이해관계자가 참여하여 시민들의 아이디어에 힘을 보탰다. 시민들이 제시한 아이디어가 조금씩(예산)사업의 형태를 갖출 수 있도록 심도 있는 접근을 했다.
사업 아이디어를 토대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의 정의, 사업의 목적과 목표, 상세한 주요사업 내용(문제 해결 방법), 추진 계획과 협력 주체, 사업이 추진된 후 기대 효과 등에 관한 의견을 모았다. ‘행정’의 ‘예산 설계’라 불리는 영역으로 진입하면 문제는 점점 복잡 해지고 논쟁은 치열해진다. 예를 들어 ‘문화예술이 흘러넘치는 김해’가 목표인 사업 아이템은 구체적으로 사업을 구현할 방법과 사업 결과에 대한 정량적 또는 정성적 성과에 대한 예측을 논의해야 한다. 물론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하루 만에 논의하여 내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역 자원 조사 등의 요소에 시민의 아이디어를 더하는 것은 추후 라운드테이블에 결합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3차 라운드테이블, 8개의 사업 제안 완성

7월 8일(금),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마지막 3차 라운드 테이블의 문을 열었다. 이전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인원이 모두 참여했다. 참석 인원들은 2차 라운드테이블에서 틀을 짜놓은 사업계획서를 완성해나갔다. 참석자들은 워크숍 등 준비된 프로그램을 통해 1차 라운드테이블에서 제시한 아이디어의 취지를 설명하고, 그 아이디어가 어떻게 사업계획서에 녹아들었는지 그 과정을 공유했다. 3차에 걸친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총 8개의 문화·예술·관광 관련 (예산) 사업이 제안되었다.

시민 문화향유 관련
슬리퍼도 신고 갈 수 있는 마을 축제 만들기
김해시 문화거점 공간 지정 및 운영사업
문화예술인 지원 관련
대상에 제한이 없는 누구나 문화예술 역량 강화 지원사업
‘문화도시 김해’ 플랫폼 활성화 사업
문화재 복원 관련
김해시민 역사 놀이터
무형 문화유산 예비자원 전수조사 및 관리 활용
문화관광사업 관련
2030 ‘I Like Gimhae’ 내가 생각하는 김해 관광콘텐츠 공모전
김해시 지역관광 네트워크 구축

본 라운드테이블의 취지는 기존 예산설계 방식에 변화를 시도하고 민관이 협력하는 경험을 축척하는 것이었다. 예산 설계의 과정을 통해 사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민-관이 함께 예산설계가 가능하다는 의지를 경험을 통해 키우고자 한 것이다. 한달 여 3회차에 걸친 여정이었지만 김해 시민과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의 뜨거운 참여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행정 담당자도 시민으로서, 행정인으로서의 관점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민관협력의 첫걸음을 뗄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김해 시민의 열정적인 참여였다. 누군가는 “이런 시도가 예전부터 있었는데 행정이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기대하지 않는 기색을 보였지만,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라운드테이블에 임했다. 누군가는 “내가 여기에 와도 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지만, 문화예술계 종사자로서 향해야 할 변화의 방향을 실감 나게 제시해주었다. 라운드 테이블에서 뿜어져 나온 참여자들의 열정은 김해 시민의 ‘시민력’ 그 자체였다. 김해의 문화·예술·역사·관광 자원과 김해 시민의 ‘시민력’은 스스로 문화의 꽃을 피워낼 충만한 힘을 가졌다. 확신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문화도시를 꿈꾸는 많은 도시 관계자가 김해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들 것이라고.

작성일. 2022. 0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