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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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다양한 사회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더 다양한 사회로 가고 있는가?

문화다양성 증진은 '내 안의 다양성'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2012년 문화부를 필두로 한 ‘문화다양성 가치확산 사업’이 시작한 지 10여 년이 지났다. 문화부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을 포함하여 사회 전반에서 다양성을 확산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개개인의 노력을 넘어 제도화되고 공공의 영역까지 점차 확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문화다양성을 증진하려는 노력은 개인과 사회를 넘어 기업과 정부를 가리지 않고 앞다투어 벌어지고 있다. 2021년에는 미국국무부에서 다양성과 포용성 부서가 만들었다. 미 국무부는조직을 신설하며 “다양성과 포용성이 우리를 더 강하고, 똑똑하고, 창조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는 10년 전보다 조금 더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는가? 많은 시도와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문화다양성을 왜곡하고 훼손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이런 현상을 넘어 때로는 혐오와

장애인 문화예술 접근성: 규범적 접근성에서, 고민하는 배리어프리로

장애인 문화예술 접근성: 규범적 접근성에서, 고민하는 배리어프리로

공공과 창작자들, 장애인 당사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권리에 대한 담론은, 최근 30여 년간 제정·시행된 여러 법 규범을 근거로 발전해 왔다. ‘장애인의 문화예술 향유 권리’가 최초로 등장한 법률은 1989년 제정된 ‘장애인복지법’이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에서는 문화 환경의 정비 등을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였다. 하지만 1988년 서울 패럴림픽 이후 장애인 여가생활의 한 부분으로 문화 개념을 강조한 것이며, 문화예술에 대한 권리가 ‘접근성’의 개념으로 법 조항에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장애인의 문화예술 접근성’이 법률상에 등장한 것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편의증진법)’ 제4조에서 ‘접근권’을 ‘장애인 등이 시설과 설비, 정보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로 명시하면서부터이다. 장애인복지법이 문화 활동에 장애인이 참여하도록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는 선언적 규정만을 명시했다면, 편의증진법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대동 문화나루터 축제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대동 문화나루터 축제

마을축제의 시작과 지속가능성

삭막한 나루터에 온기를 심다김해시 대동면은 김해 가장 동쪽 끝에 위치한 지역이다. 예로부터 낙동강 줄기를 따라 뱃길로 부산, 양산과 교류하였으며 그 먼 옛날에는 바닷길로 이어진 국제 무역항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던 곳이기도 하다. 대동면에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살던 이들은 대동의 전성기를 ‘나루터’에서 찾는다. 강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재첩을 사기 위해 장사치들이 몰려오던 곳, 인근 도시의 회사원들이 주말마다 나들이를 오던 곳, 그리고 낙동강 둑을 따라 부산 대저까지 처녀와 총각의 설레는 만남이 이어지던 풍경…. 하지만 육상교통이 발달하면서 나루터는 빛을 잃기 시작했다. 낙동강 하구언 공사로 재첩은 씨가 말랐다.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하나둘 끊어지면서 대동면은 지금 김해시에서 가장 노령화지수가 높은 지

평화동마을미디어, 그 관계의 이룸

평화동마을미디어, 그 관계의 이룸

평화동마을미디어, 그 관계의 이룸

본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전주시 『평화동마을신문』에는 지역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내용을 주제로 한 연재 기사가 있었다. 매주 진행되는 마을신문기자단 회의에서 이 연재 기사의 주제가 논의되었는데, 한번은 우범 지대가 되어버린 오래된 아파트 담벼락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우범화가 진행된 이유에 대해 논의하던 대화는 어느새 ‘장소 활성화’로 이어지면서 ‘벽화 그리기’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당시 마을신문기자단은 15명 정도였지만, 벽화 그리기를 하는 당일에는 250여 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마을신문 회의에서 시작한 활동이 마을 축제가 되는 순간이었다.벽화가 완성되기까지 모든 과정에 기자단과 주민이 함께 했으며, 이는 마을미디어를 통해 기사화되고 방송되었다. 평화동마을신문 정선아 기자는 “그때의 벽화 그리기 활동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설렙니다. 마을 소식을 전하는 것에서 나아가 마을을 위해 직접적인 활동을 해본 첫 경험이었어요

마을미디어의 흐름과 현재

마을미디어의 흐름과 현재

마을미디어의 흐름과 현재

마을미디어는 ‘마을’과 ‘미디어’가 더해진 단어로, 동네 주민과 마을공동체가 만드는 미디어를 뜻한다. 나아가 마을미디어에서의 마을은 거주지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기억, 역사, 건물, 풍경, 문화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을미디어라는 명칭은 2012년 서울시가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를 준비하고 마을미디어에 대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 사용되었다. 물론 해당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을 뿐 이전부터 ‘공동체미디어’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지역과 영역에서 활동이 진행되어왔다. 공동체미디어가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 환경, 지역 등 일정한 공동체성을 가진 미디어라면, 마을미디어는 이 중에서 지역 공동체성을 갖는 미디

김해 문화도시의 핵심! 시민력!

김해 문화도시의 핵심! 시민력!

2022 김해문화관광사업소 시민참여형 예산 설계 라운드테이블

‘예산 설계’라는 용어가 시민들에게 장벽으로 느껴질 수 있다. 누군가는 말한다. “지나치게 숫자 속에 파묻히면 실제로 보아야 할 사업, 정책의 중요성을 잊을 위험이 있다. 예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예산 설계는 곧 정책과 사업을 설계하는 일과 같다. 예산은 정책과 사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산정한 것일 뿐이지만 여기서 숫자를 걷어내면 결국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등과 같은 본질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재)희망제작소는 김해시, 김해문화재단, 김해문화도시센터와 함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 예술, 관광, 문화재(역사) 영역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일차적으로 고민해보고 새로운 사업을 도출해보는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시민 중심의 1차 라운드테이블, ‘김해시의 변화 필요성’ 강조 6월 10일(금), 11일(토) 진행된 1차 라운드테이블

민-관이 함께 설계하는 문화도시 김해

민-관이 함께 설계하는 문화도시 김해

<김해 문화관광사업소 시민참여형 예산 설계 라운드테이블> 사업 참여 소감

6월 10일(금)과 11일(토) 이틀간 진행된 1회차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시민문화향유, 문화예술인 지원, 문화관광사업, 문화재 복원이라는 김해시 문화관광사업소 예산편성에 관한 4개의 주제를 놓고 토론했다. 그간 쌓인 도시의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나누고 김해의 미래상을 그리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도출했다. 전문가들이 바통을 넘겨받은 2회차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시민들이 도출한 8개의 아이템을 사업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구체화하여 사업계획으로 정리했다.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지, 연계가 가능 사업이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그리고 대망의 3회차 <라운드테이블>에서는 1, 2차 참여자들이 모두 모여 앞서 진행된 회의에서 나눈 의견을 종합해 최종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했다. 발표 후에는 사업 계획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이어졌다. 차별성, 시의성, 중

연어 is Back! 김해를 다시 찾은 뮤지션의 향연

연어 is Back! 김해를 다시 찾은 뮤지션의 향연

<연어>가 돌아왔다!

일시 2022.10.01.(토)~10.02.(일) 13:00 장소 김해가야테마파크 특설 무대 문의 055-723-2284 지금은 변화되었을지도 모르지만, 17년 전 ‘김해’는 ‘김해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주지 않았다. 지방으로 대표되는 변두리이자, 떠나는 곳 이상의 가치를 느끼기 어려운 도시였다. 2006년 3월 많은 이가 김해를 떠났다. 대학과 취업을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삶과 꿈을 향해서. 김해는 떠나지 못한 자들의 도시였다. 재미있는 일과 다양한 문화 산물을 기대 했지만, 지역 문화 수준과 발전 속도가 한 없이 더뎠다. 김해인의 문화적 욕구는 충족 되지 못했다. 김해 시민을 위한 퓨전 콘서트 <김해 뮤직페스티벌 연어(이하 연어)>는 ‘우리끼리라도 한번 모여 즐겁게 놀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김해는 팽창하는 지역 상황에 비해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김해 - 시티 오브 가야금’을 기대하며

‘김해 - 시티 오브 가야금’을 기대하며

내게 김해는 ‘가야금의 도시’다. 다른 이들도 김해를 그렇게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김해가 다른 나라에 ‘시티 오브 가야금(City of Gayageum)’으로 알려지고 세계 사람들이 꼽은 음악 도시 반열에 김해와 가야금이 함께 거론되기를 희망한다. 그런 일이 가능하겠냐고? 그야 하기 나름 아닐까? 이런 생각을 품고 있던 중에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밴 클라이번 콩쿠르(Van Cliburn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 우승 소식을 들었다. 이 대회는 미국 텍사스의 포트워스(Fort Worth)에서 열렸다. 임윤찬이 아니었더라면 별 관심 없었을 도시 이름이 행복하고 굉장한 음악 이미지로 각인 되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전체 금메달과 현대음악상, 청중상을 수상한 우승자 임윤찬의 인터뷰에서 유난히 새겨들은 말도 있었다. ‘대회 기간 중 이 도시에서 경험한 하

망쳐버린 미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문화예술

망쳐버린 미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문화예술

변화하는 문화예술 활동과 생산방식

문화예술의 기후 위기 대응은 크게 세 가지 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한 활동이다. 기후 위기에 대한 작품으로 시민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이다. 예술가들은 항상 인간 본질과 세계의 위기를 성찰해온 존재라는 측면에서 이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설치 미술가 최병수의 <펭귄이 녹고 있다> 퍼포먼스는 즉석에서 얼음으로 펭귄을 조각해 펭귄이 녹아내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덴마크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은 그린란드의 빙하를 떼어다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작품 <얼음시계>(2004)를 선보였다. 최근 작품들의 메시지는 더욱 직접적이고 관객에게 인식적인 충격을 안기는 경향을 보인다. 국립 극단은 <기후비상사태: 리허설>(2022)을 무대에 올렸고, 서울시립미술관은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2021) 전시를

커뮤니티 안에 무엇을 담을까?

커뮤니티 안에 무엇을 담을까?

커뮤니티 문화진흥을 위한 제언

지금은 커뮤니티의 시대다. 과거의 어느 시대보다 커뮤니티가 넘쳐난다. 사적 취향을 공유하는 자발적 모임이자 사귐의 장을 커뮤니티라고 한다면, 휴대폰 속 카톡도 일상에 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커뮤니티이다. 최근 커뮤니티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들은 코로나19 시국에서도 생존하여 온라인 사업의 확장성을 확인시켜준다. 유료 독서 모임 ‘트레바리’는 최근 다양한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종합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으며, 패션 커뮤니티로 시작한 ‘무신사’는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또 개인 공간으로 초대받아 취향을 나누는 커뮤니티 ‘남의집’은 당근마켓을 통해 10억 원을 유치했고, 영화 토론 모임에서 출발한 ‘넷플연가’는 흥미로운 커뮤니티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2018년에 커뮤니티 기

당위가 아닌, 실질적 가치로서의 다양성

당위가 아닌, 실질적 가치로서의 다양성

바야흐로 21세기 전 세계의 화두는 ‘다양성’이다.20세기 이후 사회의 여러 맥락에서 다양성이 높아졌다. 이전까지 주류의 밖에 있었던 소수 집단에 대한 차별 제재와 권리 증진을 위한 관심이 법과 제도로 실현되었다.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조직에 다양성, 공정성, 포용성(DEI: Diversity, Equity, Inclusion)을 구현하려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여지고 있다.2001년 유네스코(UNESCO)의 ‘문화다양성 선언’으로부터 촉발되어 2005년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으로 구체화된 문화다양성에 대한 관심과 활동도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국내에서는 2010년 유네스코 협약 비준과 2014년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대한 법률’ 제정을 계기로 문화다양성과 관련된 정책적 활동이

유네스코 창의도시 김해의 비전과 과제

유네스코 창의도시 김해의 비전과 과제

유네스코 창의도시 김해의 비전과 과제

공예와 민속 예술의 창의도시가 된 김해김해시는 오랜 준비 끝에 2021년 11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하게 되었다. 가야의 고도로서 역사 유적과 문화유산이 풍부한 김해가 새로운 도시 발전의 비전을 추진할 좋은 기회이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유네스코가 2004년 설립한 글로벌 도시 네트워크이다. 그 목적은 문화와 창의성을 토대로 발전을 추구하는 도시들이 서로 협력하고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유네스코는 2001년 문화다양성 선언을 발표하고 이를 실천할 방안을 제도화하려고 노력했다. 창의도시는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정책적 실천을 통해 문화와 창의성을 중심으로 도시의 발전을 추구하는 도시로 출범했다. 유네스코는 7개의 창의 영역(문학, 음악, 미식, 공예와 민속 예술, 디자인, 미디어 아트, 영화)별로 창의도시를 선정하고, 각 도시가 영역별 네트워

시향市響 없는 법정문화도시, 김해

시향市響 없는 법정문화도시, 김해

시향市響 없는 법정문화도시, 김해

김해는 정말 많은 '타이틀'을 가진 도시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나열해 봐도 아동친화도시, 여성친화도시, 책의 도시, 청년친화도시, 박물관 도시, 슬로시티, 유네스코 창의도시까지 벌써 7개다. 또 경남 제2의 도시나 금관가야 발상지, 2024년 제105회 전국체전 개최지와 같은 수식어까지도 포함시킬 수 있겠다. 이처럼 김해는 분야와 연령층, 콘텐츠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면서 김해만의 독자적인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치가 높은 타이틀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법정 문화도시'가 아닐까 싶다.김해시는 지난해 1월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2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다. 뿐만 아니라 ‘경남 최초’, ‘가야문화권

자리, 여성의 자리

자리, 여성의 자리

〈전국 여성 기획자 네트워크 포럼〉 참가 후기

‘자리’는 일반적으로 사람이나 물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뜻하는 단어다. 이 단어는 다양한 상황에서 맥락에 맞게 사용되는데, 예를 들어 ‘개에게 물린 자리가 흉터로 남아 있다’, ‘자리를 양보하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만났다’ 등이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의미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자리는 공간을 담고 있다. 공간(space)은 역사와 가치, 경험과 기억 등이 한데 의미 있는 장소(place)가 된다. 2021년 12월 17일, 전국의 여성기획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김해로 가는 KTX에 올랐다. 꽤 긴 시간을 달려 진영역에 내렸는데, 초행길에 역대급 길치인지라 행사장소인 하라 식당으로 가는 데만 2시간가량이 걸렸다. 30분이면 되는 거리를 2시간이나 걸려 가는 동안 김해농공단지를 비롯한 김해라는 낯선 도시의 풍경과

우리 모두 '작가'가 되자

우리 모두 '작가'가 되자

매일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매일 쓰는 사람“좋아하는 노래 듣고, 여유롭게 여행하며 글 쓰면서 살아가고 싶어,여행 작가는 어떨까?”머릿속으로 나의 미래를 그려봤다. 웃음이 났다. ‘확인’ 버튼을 누르자, 싸이월드 다이어리 창의 비어있던 포도알에 보라색이 하나 채워졌다. 나의 20대는 매일 싸이월드 다이어리의 포도송이를 채우면서 흘러갔다.글짓기에 실낱같은 소질이 있다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교내 시화전에 말도 안 되게 써낸 시가 작품으로 걸리고, 교내 신문에 시가 실렸다. 엄마가 도와준 6.25 한국전쟁 글짓기로 전교생 앞에서 대상을 받았다. 어느새 꼬맹이는 우쭐해졌다. ‘나 글 좀 잘 쓰나?’ 칭찬을 받는 일은, 꿈을 키우는 씨앗이 됐다. 칭찬의 씨앗 덕분에 10대를 지나 20대에도 포도알을 채우며 꾸준히 글 쓰는

융합; 과거와 미래, 예술과 기술로부터

융합; 과거와 미래, 예술과 기술로부터

예술과 기술의 만남에 서서

지난해 10월, KBS에서 대규모 기획 시리즈 〈키스 더 유니버스〉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제기하며 인간과 우주와의 경이로운 만남을 다룬 3부작 다큐멘터리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현장 취재와 CG, AR, 클래식 공연, 프레젠테이션 등을 융합해 ‘체험형 지식 콘텐츠’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했다고 평가됐다.다큐멘터리에서 흥미로웠던 포인트는 매회 시작과 말미에 대규모 버추얼 월(Virtual wall)과 함께 등장하는 클래식 오케스트라였다. 차세대 클래식 라이징 스타인 지휘자 이규서와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은바 있는 ‘디토 오케스트라’가 함께해 멋진 연주를 선보였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증강현실(AR) 그리고 거대한 가상의 미디어인 버추얼 월이 훌륭한 오케스트라

지속가능한 웰메이드 지역문화콘텐츠는 가능한가?

지속가능한 웰메이드 지역문화콘텐츠는 가능한가?

코로나19로 대두된 예술의 지속가능성

코로나19가 이렇게 삶을 송두리째 바꿀 줄 우리는 알지 못했다. 팬데믹 이후 본질적으로 중요한 가치인 ‘건강, 안전, 생명, 환경, 행복, 가족’ 등을 중시하는 현상이 강화됐다. 불안감, 두려움, 우울을 달래려는 ‘불안 CARE’ 소비 또한 나타나는 모습이다. 타인과 대면 시간이 줄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를 위한 ‘에고이즘’ 소비 패턴 또한 강화됐다.사람들의 이러한 패턴은 문화예술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콘텐츠가 급부상하며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막강해졌고, 방탄소년단은 문화예술을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문화예술 콘텐츠의 산업화는 지역 기반의 문화예술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된다.그러니 이 시점에서 묻고 싶다. 지속가능한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는 왜 존재하며, 어떻게, 누구를 위해 만들

작은 공동체의 힘

작은 공동체의 힘

함께 읽기와 독서 공동체

코로나19 전까지 독서문화의 키워드는 ‘함께 읽기’였다. 함께 읽는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독서동아리가 많이 생겨났다. 도서관마다 크고 작은 문화행사와 강좌가 풍성했다. 김해 도서관들은 시민들의 교류와 문화공연, 강좌, 독서가 일상에 스며들도록 하는 문화의 거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도서관 풍경이 바뀌었다. 도서관 전면 폐쇄와 일부 개방 조치가 오고 가면서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도서관은 최대한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스루 드라이브와 택배 서비스로 책 대출 반납을 하기도 했다. 서서히 위드 코로나로 가고 있는 분위기지만 도서관은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제한적 이용을 시행 중이다.도서관에 자리 잡은 독서동아리 활동도 진행이 쉽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9년 동안 매주 모

김해시사와 김해관광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

김해시사와 김해관광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

지역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1. 역사는 이긴 자의 것인가?나는 나이가 들면서 그간의 치열했던 관심을 접기 위해 관련 인터넷 서핑도 김해의 문화정책에도 눈을 감았었다. 그래서 〈김해시사〉를 처음 본 것은 오늘이다. 다행히 시민공개 열람을 했으니 진일보한 문화행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모두는 읽지 않았고 천천히 읽을 생각이다. 그러나 내가 존경했던 여성선배, 우리들이 뜨겁게 활동했던 여성문화 분야를 우선 보고나니 이런 말이 절로 떠오른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현재의 김해를 끌고 가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 역사의 한 가운데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경험들과 활동들은 기사를 검색하면 찾을 수 있을텐데 많은 부분에서 엄연한 사실들이 누락되고 그 시기에 가장 길게 활동했던 현장 활동가로서 기억이 생생한 부분들이 과소 과대 기록되어 보이는 것에 그저 고개를 돌릴 뿐이다.김해는 김해여성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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