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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의 역사와 문화가 어울린 복합문화공간
김해한림박물관

박물관이 진화하고 있다.
오브제 관람 중심의 일방향적인 구조에서 탈피해 관람객이 중심이 되는 체험형 양방향 구조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새로운 이름으로 재개관한 김해한림박물관 역시 지역문화와 관람객을 연결하며 박물관 경험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미술과 전통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박물관
전시관 입구로 들어서는 관람객을 맞이하는 건 다양한 콜라주 작품들이다. 김해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가야문화에 대해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김해한림박물관과 백보림 작가가 공동으로 기획한 <콜라주로 보는 김해>展이 열리고 있는 1층의 풍경이다. 승복을 입은 인형, 금관을 쓴 인형 등 옛 가야시대의 복식을 차려입은 인형을 위주로 전시하고 있어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다.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탄생, 만남, 결혼 그리고 이들의 아들인 일곱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현대식 기법으로 풀어낸 점이 독특하게 느껴진다. 관람 후에는 전시를 감상하며 느낀 바를 포스터 이미지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코너 및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재개관 이전, 민속박물관으로 운영되었을 당시 보유했던 민속품과 유물은 2층에서 만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전시품은 민화다. 천장 벽에 붙여둔 점도 독특하지만, 이를 빈틈없이 빼곡하게 채울 정도로 많은 작품을 마주할 수 있으니 2층을 오르는 이들은 한동안 천장 구경에 정신이 없다. 산수도, 화조도 등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수장고에 보관 중인 흥선대원군의 작품도 조만간 전시할 예정이라니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옛 사람들의 생활상을 떠오르게 하는 다양한 민속품을 볼 수 있는 것도 2층 전시관의 묘미다.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인 소반, 그릇, 도자기, 비녀, 갓 등은 낡았지만 누군가의 손때가 묻어있어 정다운 느낌이 가득하다. 이외에도 목공예, 닥종이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어 한 바퀴 관람하고 나면 어느덧 역사와 문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해한림박물관은 작품 관람을 통한 역사적 지식 전달보다는 오히려 이를 다양한 예술과 접목시켜 재미를 유발, 상상력을 자극하는 입체형 박물관을 지향한다. 박물관 체험을 통해 사고가 확장되었으면하는 것이다. 직접 기획하여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 ‘내 손으로 만드는 전통놀이’, ‘가야의 바람, 옛것을 날리다’ 등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체험에 사용되는 교구재는 현재 스토어팜을 통해 판매 중이라니 앞으로 새로이 개척할 영역이 무척 궁금해진다.

주소 김해시 한림면 김해대로 1029-20
운영시간 (화~일요일) 09:00~18:00
홈페이지 traditional-art.co.kr
blog.naver.com/traditional-art
인스타그램 @ghhanrim
문의 055-345-1016

박물관의 두 얼굴, 관람객과 교감하는 체험공간이 되다
현재 김해한림박물관은 황상우, 김옥수 관장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운영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 없던 이들이 당시 ‘한림민속박물관’으로 운영되었던 이곳을 인수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은 현 황상우 관장이 가진 취미생활 때문이었다. 본업과는 관계가 없었지만, 젊은 시절부터 옛것에 대해 관심이 많아 그릇 등을 수집 하곤 했던 사실을 떠올리자면 그리 관계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유물을 보존하는 장소뿐만 아니라 지역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박물관이 되길 원했던 황 관장은 박물관의 이름을 바꾸게 됐다. 그동안은 민속적인 것에 한하는 장소였다면, 앞으로는 가야문화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 나겠다는 다짐이 반영된 것이었다. 이를 위해 현재 황 관장은 전시관 외부에 열대식물원을 조성 중이다. 집에서 기르던 바나나, 파파야, 커피나무 등을 완전히 옮겨 심고 나면 이와 관련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란다. 직접 조경한 자택 정원이 경상남도에서 아름다운 정원으로 선정되었던 이력이 있는 만큼, 완공된 식물원의 모습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러한 노력에 대해 보상이라도 하듯, 최근 김해한림박물관은 지역문화에 애정을 갖고 있는 시민으로부터 유물을 기증받았다. 가야, 신라, 백제 때 만들어진 토기 30점이다. 이는 박물관으로서도, 지역 문화 보존 차원에서도 매우 뜻깊은 일일 것이다. 문헌으로 존재하는 자료가 부족한 가야역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유물을 근거로 유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시작한 일이 역사와 사회를 관통하는 일이기에 이제는 지역사회와 문화에 대한 책임의식이 깊어진다는 이야기가 새삼스럽지 않다.

황 관장이 생각하는 박물관은 역사를 지키고 보존하는 곳이자 동시에 사람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는 장소다. 전통적인 방식에 함몰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전시·체험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새롭게 단장한 김해한림박물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면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6월 전시·체험 일정을 먼저 체크해 보자. 풍성한 주말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선택이다


작성일. 2019. 0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