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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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취향을 찾아서
찾아가는 문화 데이트

취미가 있냐는 물음에 꽤 많은 사람이 특별한 취미는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취미가 꼭 하나 정해진 것이어야 할까? 좋아하는 걸 꾸준히 찾아보는 것 자체도 취미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걸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어떤 홍차를 좋아하세요?
마리봉포레

장유대청계곡 주변, 불모산 산자락을 따라 꽤 많은 카페와 식당이 자리 잡고 있다. 자연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개성 있는 가게가 목적지인 경우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 그리고 그중에서 ‘마리봉포레’는 예쁜 한옥 건물로 먼저 시선을 사로 잡는다. 마리봉은 홍차전문점이다. 부산 해운대에 본점이 있고, 이 곳은 마리봉의 ‘포레’ 지점으로, 숲속(forest)에 위치한 특징을 따서 이름 지었다.

마리봉포레는 홍차전문점답게 수십 종류의 찻잎을 구비하고 있다. 인기 있는 것만 따로 모아 시향 키트를 만들어 놓았는데 무려 20종이 있다. 메뉴판에도 나라별로 홍차 종류를 정리해 설명을 적어두었다. 설명만으로는 어떤 맛일지 상상이 안 된다면 시향 키트를 이용해서 조금 쉽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차를 찾을 수 있다. 홍차의 매력에 빠져 전 세계의 유명 홍차를 마셔 보기도 하고, 홍차전문점까지 열게 된 주인장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떻게 먹으면 맛있는지도 알려주기 때문에 초심자도 어렵지 않게 차를 접할 수 있다. 요즘같이 추운 날에는 프랑스 3대 명차로 꼽히는 꼼빠니꼴로니알의 ‘가을의 향기’(홍드 오똔느)와 세계 3대 홍차로 알려진 ‘기문 홍차’를 추천한다. 이외에도 홍차전문점이 아니면 맛보기 힘든 최고 품질의 홍차를 접할 수 있으며 밀크티도 4종류나 있다. 밀크티에 들어가는 홍차도 잎차를 직접 끓여서 만들기 때문에 깊은 맛을 자랑한다. 홍차와 어울리는 디저트와 차 외 다른 음료도 준비되어 있다.

마리봉포레 내부는 엔틱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 고급 가구, 고급 찻잔과 차주전자, 어떤 장식보다도 이곳과 잘 어울리는 차 케이스들이 어우러져 멋스럽다. 거기에 탁 트인 숲 경관까지 보고 있노라면 차 맛도 한층 더 풍부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넓은 주차장을 비롯해 산책을 할 수 있는 정원도 있다. 공간과 차를 함께 감상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마리봉포레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대청계곡길 234
문의 055-312-2222

함께, 마음을 치유하다
숨북숨북

건물에는 간판도 보이지 않고 안에 사람도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운영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다가도 드나드는 사람이 보일 때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진다.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가게 ‘숨북숨북’은 카페이자 독립서점이면서 전시, 독서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2019년에 문을 열었고, 숨북숨북은 들숨날숨과 북(book)을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이름에는 책, 식물, 커피와 함께 숨을 느끼며 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도자기, 민화, 캘리그라피 전시와 심야책방, 영어 수업, 마크라메 만들기, 천연 캔들 만들기 등의 수업이 있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뭔가를 만들고 배우는 것을 수단으로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목적이다. 심야책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며 눈물을 보인 이도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은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들 중에는 경력단절 여성이 많다는 점이다. 통역사로 일했던 사람이 일본어 수업을, 청소년 상담사로 일했던 사람이 타로를 이용해 상담을 하는 식인 것. 육아로 인해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여성들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시간을 활용해 수업하다 보니 원데이클래스나 단기간 수업으로 진행된다. 대신 수업료가 저렴한 편이고, 만들기 수업같은 경우는 재료값 정도만 든다고 한다. 1월에는 환경운동가가 뜨개질 수업을 열어 장바구니, 텀블러 가방 같이 플라스틱 제로를 실천할 수 있는 소품 만들기를 할 예정이다. 이외에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지는 인스타그램(@sumbooksumbook), 네이버 카페(소녀감성아줌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수업뿐 아니라 방문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경력 단절 여성이 다시 사회로 나가기 전에 능력을 펼쳐 볼 수 있는 장이 되어주고 있는 숨북숨북은 지역사회 공헌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자신의 꿈을 펼쳐 볼 곳이 필요한 이가 있다면 숨북숨북의 문을 두드려 봐도 좋을 것 같다.
숨북숨북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율하3로8번길 38
문의 070-4177-0118

문화향유로 채우는 하루
남명아트홀

2021년 6월, 남명아트홀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음악 단체 이마에스트리의 성악 공연으로 화려한 개관공연을 열었다. 남명아트홀(이하 아트홀)은 남명건설이 자리한 장유동 엔스퀘어 건물 9층에 있으며 전국의 공연장을 견학하며 느낀 점을 반영해 만들어져 관람객과 공연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환경을 갖췄다.
엔스퀘어 9층은 지역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남명건설이 사회 환원의 의미로 조성한 공간이다. 개관 당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국악 공연을 무료로 진행하였으며, 자체 기획공연 이외에도 지역 예술단체들의 다채로운 공연(대관 공연)을 선보인다.
아트홀 바로 옆에는 50평 규모의 ‘남명갤러리’(이하 갤러리)가 있다. 갤러리에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걸맞은 연출이 가능하도록 무빙월 시설과 조명이 설치되어있다. 개관전시로는 김해미술협회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였고, 1월에는 한글 서체의 선구자라 불리는 故윤판기 서예가의 유작전이 예정되어 있다. 갤러리는 상시 운영하며 평균 2주 단위로 전시가 교체된다. 모든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아트홀과 갤러리 맞은편으로는 고급 한식당, 이탈리안 레스토랑, 바(bar)가 있는데 이를 활용해 공연과 식사를 묶은 기획공연도 만날 수 있다.
참고로, 한식당은 예약이 필수이며 바에서는 재즈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그리고 인공폭포, 나무, 예쁜 조명 등으로 잘 꾸며진 ‘옥상 정원’이 있다. 옥상 정원은 열린 공간으로, 공연 관람이나 식당 이용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든 편하게 들러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무료 전시와 부담 없는 관람료의 공연부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줄 기획공연까지. 원하는 대로 골라 즐겨보자. 공연 및 전시, 대관 관련 내용은 인스타그램(@nm_arthall) 다이렉트 메시지 또는 전화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남명아트홀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율하4로 46, 9층
문의 055-327-8811

작성일. 2021.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