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구지로180번길 25, 3층
문의 010-9688-4125
‘내 마음의 봄날’의 줄임말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왠지 모르게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예술, 나눔, 환경 세 개의 가치를 선택한 가치가게 마봄. 자칭 마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마봄 대표 박보연 씨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문화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나눔에 의미를 더하다
김해 동상시장에 위치한 청년몰에 조금 특별한 매장이 하나 있다. 연보랏빛 외관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곳, ‘마봄’이다. 그런데 가게 이름을 봐도 매장 안을 들여다봐도 무엇을 하는 곳 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제가 마봄에서 하고 있는 일을 ‘마음 돌봄 서비스’라고 표현하거든요. 쉽게 말해서 상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타로부터 컬러, 영화, 음식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나다움’을 찾아보는 곳입니다.”
박보연 씨는 상담 관련 자격증을 다수 보유했으며, 상담 일을 시작한 지는 10년 정도 됐다. 마음 돌봄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그 시절, 그가 이 일을 시작한 건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20대 때 조금 긴 시간 동안 힘들었거든요. 멘털 자체가 너무 힘들었는데, 그때 제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제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렇게 오랫동안 힘들어 했을까 싶었어요.”
그는 내담자와의 상담을 통해 그들의 힘들고 무거운 마음을 함께 나눈다. ‘나눔’이라는 가치를 그만의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매장 한 편에 전시함으로써 공간을 나누고 있다. 거기에 핸드메이드 제품을 개인적으로 제작, 판매하는 사람을 위한 ‘공간 나눔’도 구상 중이다. 그리고 문화·예술 관련 소식이 담긴 책자와 리플릿을 진열해 놓고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비치해 ‘예술’이라는 가치를 실천하고 있고,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으로 ‘환경’이라는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지금 당신에게 중요한 가치는?
마봄이 청년몰에 입주할 때, 가치가게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비슷했다. 그걸로 장사가 되겠냐고, 돈은 벌겠냐고, 별걸다 한다고. 그러나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단어의 의미는 달라진다.
“자신 있게 얘기했어요. (이런 공간과 상담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복지라는 개념으로 퍼져나갈 거라고요. 눈에 보이는 유형의 물건을 파는 게 아니다 보니, 제가 가치가게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어?’ 하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럴 때면 ‘가치’라는 단어를 봐달라고 했어요.”
문화·예술 관련 청년활동가이기도 한 박보연 씨는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사는 게 다 문화’라고. 그리고 그는 가치가게 역시 문화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는 다 다르거든요. 가치가게는 그런 가치들을 존중해주는 사업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각각의 가치는 주목받는 시기가 있는데, 지금은 문화라는 가치가 주목을 받고 있고 가치가게도 그 안에 포함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는 가치를 정해 놓는 것도 좋지만, 혹여 그런 기준에 자신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신청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각자의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쪽으로 가치가게가 발전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이처럼 박보연 씨는 어떤 가치들이 있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항상 생각하고 있다.
마봄으로 활동한 지 어느덧 3년 차, 마음 돌봄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졌고 그의 활동을 알아봐주는 사람도 하나둘 늘어 나고 있다. 박보연 씨는 ‘가치’를 해석하는 자신의 방식이 끼워 맞추기로 보일 수도 있을 거라고 한다. 하지만 ‘가치’라는 것이 정형화될 수 있는 것일까? 이 물음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식의 해석이든 그 해석이 이로운 방향이라면 그게 진정한 ‘가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