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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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시간을 엮다
찾아가는 문화 데이트

산들바람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역동적인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미소 띤 얼굴로 보내는 시간은 오랫동안 좋은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가야 문화의 보고
국립김해박물관

1998년 개관한 국립김해박물관은 구지봉에 자리 잡고 있다. 구지봉(龜旨峯)은 언덕 모양이 거북이를 닮았다고 해서 구수봉, 구봉 등으로도 불리는데, 김해 역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가야 건국 신화가 깃들어 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이 지역을 다스렸던 구간(아홉 추장)과 백성들이 구지가를 부르며 춤을 추자, 하늘에서 6개의 황금알이 담긴 황금상자가 내려왔다. 황금알을 깨고 6가야를 세운 왕들이 탄생했고, 이들 중 가장 먼저 태어난 ‘수로왕’이 가락국을 세우며 김해 김씨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의 문화재를 한데 모아 전시,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우리나라 대표 ‘가야사 특화 박물관’이다. 가야사는 기존 기록이 많지 않아 고고학적인 방법으로 찾아낸 기록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국립김해박물관은 ‘고고학 중심 전문 박물관’으로도 특성화되어 있다. 2개 층으로 구성된 전시실은 낙동강 하류역의 선사문화부터 가야의 성립과 발전 과정, 가야의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상설 전시와 더불어 크고 작은 기획 전시를 개최하며 체험 활동도 이루어진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안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가야를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도록 ‘어린이박물관’(예약 필수)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가야 건국 신화가 깃든 역사적인 장소에 김해를 대표하는 박물관이 위치한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박물관은 이런 역사적·문화적 상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구지봉과 조화를 이루게 조성되었다. 5만 그루의 수목이 펼쳐진 아름다운 산책로를 걸으며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역사가 말을 건네는 박물관에서 에너지를 충전해 보자.

국립김해박물관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가야의길 190 | 문의 055-320-6800

장날, 나들이
맷집

서상동은 전국에 몇 안 남은 5일장이 열리는 곳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남아 있는 이곳에 ‘맷집’이 있다. 이름부터 개성 있는 맷집은 ‘차 맷돌’을 이용해 만드는 음료를 맛볼 수 있는 카페다. 맷집의 대표메뉴는 ‘말차’, ‘호지차’.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티백(teabag)으로 우려낸 차가 아니라 우유에 찻가루가 들어간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말차는 전라남도 고성의 다원에 방문하여 재배과정을 확인한 후 엄선한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녹차와 말차는 같은 찻잎을 사용하지만 말차는 차광재배(햇빛을 쬐는 시간을 조절)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말차는 녹차보다 떫은맛이 덜하고 조금 쌉싸름한 맛이 특징이고, 가루는 물에 타서 마시기에 좋다. 그리고 말차를 30분 정도 높은 온도에서 볶아 만든 게 호지차이며 말차보다 고소한 맛이 난다. 맷집에서는 차 맷돌로 찻잎을 직접 갈아서 만든 찻가루로 음료를 만든다. 덕분에 한층 더 풍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맷돌은 손님이 갈아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직접 담근 청으로 만든 자몽에이드, 레몬에이드와 ‘비정제된 사탕수수로 만든 시럽’을 뿌려 먹는 우유푸딩(하루 8개 한정)도 인기다. 시럽도 이곳에서 만드는데 차 음료의 당도를 이 시럽으로 조절한다. 그리고 맷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료가 있다. 바로, ‘검은콩깨라떼’와 ‘인절미라떼’다. 재료를 서상동 시장에 있는 여러 방앗간에서 공수하기 때문인데, 각 방앗간에서 가장 좋은 재료를 골라서 사용하고 있다. 맷집은 앞으로 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장날 시장에 왔다가 이곳에서 음료를 즐기는 것도, 맷집을 방문했다가 정겨운 시장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자동차를 이용해 방문 할 예정이라면 장이 열리는 2일과 7일은 주차가 어렵다고 하니 참고하자.
맷집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분성로308번길 6 | 문의 055-339-2294

원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수품

수품은 손으로 만든 재주라는 뜻이다. 도자기공방 ‘수품’은 그 이름에 걸맞게 자신의 손재주를 뽐낼 수 있는 곳이다. 행여 ‘나는 손재주가 없어서 할 수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같은 걱정을 안고 방문한 사람들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물은 물론이고 뿌듯함을 선물 받았다.

 

수품에서 진행하는 원데이클래스에는 ‘손만들기 체험’과 ‘물레 체험’이 있다. 두 가지 체험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만들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원하는 것들’이란 크기와 개수 제한이 없다는 의미! 정해진 시간(2시간) 안에 자신이 만들 수 있는 만큼 자유롭게 만들면 된다. 예를 들어, 커다란 그릇을 만들 수도 있고 자그마한 그릇, 숟가락, 젓가락 등을 여러 개 만들 수도 있다. 때문에 정말 다양한 것들이 만들어지는데, 그중에서도 ‘캐릭터 접시’ 만들기를 가장 선호한다고. 본격적인 만들기에 앞서 아이디어스케치를 한다. 어떤 걸 만들지 그림으로 구체화해보는 것으로 방문하기 전 만들고 싶은 걸 생각해 온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만들기를 하고 나면 바로 채색을 한다. 모든 과정은 도자기 전공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루어지니 두려워하지 말자. 도자기를 굽는 데는 3~4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작품이 완성됐다는 문자를 전송한다. 방문 수령 또는 택배(착불)로 수령할 수 있다. 체험은 인스타그램(@supum_studio) 다이렉트메시지나 전화로 예약 가능하고, 한 타임당 한 팀씩만 진행하기 때문에 원하는 날짜와 시간이 있다면 최소 3~4일 전에 예약하는 게 좋다. 저녁 시간도 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도자기공예. 내가 원하는 걸 마음껏 만들 수 있는 수품에서 우리의 특별한 시간까지 빚어보면 어떨까.
수품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금관대로1190번길 62 | 문의 010-6270-9324

작성일. 2021. 0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