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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물빛 여행지, 우곡저수지
김해에서 맞는 여름의 시작

햇빛, 그림자, 녹음. 자연이 가장 사랑하는 계절. 여름이 다가왔다. 여름날은 굳이 볼거리가 넉넉한 곳을 찾지 않아도, 걸어 다니며 펼쳐지는 모든 장면이 그림 같다. 어딜 가나 여행지가 되는 계절이다. 후덥지근하여 성가실 때도 있겠지만, 이 철만의 푸르른 풍경을 보고 있자니 매미의 울음소리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산책이 여행이 되다니, 참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김해에는 이러한 여름이 온전히 담겨 있는 숨은 명소가 있다. 수중에 비친 깨끗한 여름을 바라보니, 자연스레 제일 좋아하는 여름 음악을 재생하게 된다. 아니, 물길을 따라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도 좋다. 7월, 김해의 초여름 여행지는 ‘우곡저수지’다.

자연과 사람, 모든 생명이 쉬어가는 저수지 길

유수를 저장하여 물이 필요할 때 사용하게 하는 인공적 수리 시설, 저수지. 그러나 요즘은 저수지를 용수원으로서의 실용적인 영역으로만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있다. 전국의 여러 저수지가 지역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사랑받는 관광 명소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김해 진영읍 우동리에 위치해 있는 ‘우곡저수지’가 그렇다.

우곡저수지는 1949년 1월 1일에 준공하였다. 만수 면적 129,800㎡, 총저수량 650,000㎡의 규모로 농업용수 공급뿐 아니라 홍수 조절 기능도 한다. 특이한 점은, 우곡저수지가 행정 구역상으로는 진영읍 우동리에 속하지만, 상류는 창원시에 속한다는 것이다. 김해와 창원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의 저수지로, 김해·창원 시민들의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우곡저수지에 가려면, 시내로부터 떨어져 논밭이 펼쳐진 시골 풍경을 지나야 한다. 마을 길을 따라 걸으며 저수지로 들어서면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매우 한적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 물과 바람이 맞물리는 소리까지 아주 잘 들린다. 좁은 길 어귀에서 시작되어 우곡저수지 전체를 두르고 있는 산책로는 2015년 창원시에서 완공을 마친 테크로드로, 682m의 길이로 이어져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사시사철 멋진 산책길을 선사하고 있다. 테크로드의 입구에는 운동 기구와 시민들이 함께 쉬어갈 수 있는 팔각정 등의 공간이 있으며, 곳곳에는 앉아서 숨을 돌리며 주변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벤치도 마련되어 있다. 끝없이 무성한 초록으로 덮인 것 같은 이 길의 끝이 궁금해진다. 이 또한 낯섦이 보태어 있는 ‘숨은 명소’의 매력이 아닐까.

‘둘레길’로 하나 된 김해와 창원 시민들의 새로운 모습

김해시는 김해와 창원이 인접해 있는 우곡저수지의 지리적 요소를 활용하여 김해·창원 시민이 함께 이용 할 수 있는 ‘진영 우동누리길’을 조성했다. 주민 숙원 사업인 우동누리길은 우곡저수지 주변 기존 포장길을 활용한 800m 길이 수변 산책로로, 앞서 창원시에서 설치한 데크로드와 이어진 둘레길을 형성하며 지역 간 유대감 형성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8년 국토교통부의 개발 제한 구역 환경문화 사업 공모에 선정된 김해시는 양 지역을 잇는 둘레길을 지난 6월 김해·창원 시민에게 개방했다. 개발 제한 구역 환경문화 사업은 개발 제한 구역 내 각종 규제로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누리길과 여가 녹지 공간 등을 조성할 수 있도록 국토 교통부에서 매년 추진하는 공모 사업이다. 우동누리 길은 김해와 창원을 연결하는 55m 목교와 안전 펜스 416m, 인명 구조함 5개소, 돌계단 1개소, 정자 3개소, 벤치 8개소, 야외 운동 기구 6개소 등의 안전 및 휴식 시설을 고루 갖췄다. 김해시는 우동누리길을 노무현 대통령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 옛 진영역을 새롭게 단장한 진영역사공원과 연계해 진영의 새로운 관광 코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행정 구역은 김해와 창원으로 엄연히 다르지만, 우곡저수지는 두 지역 사이의 이웃 지대로 김해·창원 지역민들의 왕래가 잦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곡저수지의 경치를 더 편하게 누리고, 즐길 수 있게 됐다. 어느새 계절이 세 번 변하고 또다시, 여름이다. 나뭇잎도 때를 기다렸다는 듯 자기 색을 찾아가고 있다. 여기, 우곡저수지는 이 생명의 모습들을 수면에 그대로 반사하여 비춘다. 유난히도 물이 맑다.

주소 김해시 진영읍 우동리

작성일. 2020. 0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