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의 발표에 두려움이 앞선다. 작년보다 열대야 일수가 두 배나 길다는 소식은 공포 영화보다 오싹하다. 잠이 보약인 우리에게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진 요즘, 다른 보약을 찾아 나설 때다. 빠져나간 원기를 되찾아 줄 또 다른 보약은 밥이다. 이번에는 보양식 전문점을 소개하려 한다. 건강한 여름 나기를 위해 가까운 사람과 함께 보양식 전문점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맑고 담백한 국물을 품은 삼계탕
사헌
주소 김해시 활천로255번길 6-12
문의 055-324-6200
대표메뉴
삼계탕 16,000원
들깨삼계탕 18,000원
옻계탕 20,000원
칠암도서관 인근을 걷다 보면 예쁜 꽃들로 가꿔진 정원이 있는 ‘사헌’을 만난다. 나무와 전통 소품을 활용한 인테리어로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주는 사헌은 가게 곳곳에 차욱 대표의 손길이 녹아있다. 가게는 ‘많은 분이 모여 편하게 머물다 가는 곳’이라는 이름처럼 담소 나누기 편안한 분위기의 전통 찻집에서 착안해 꾸며졌다. 테이블을 수놓은 조그마한 생화에서도 손님을 향한 차 대표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다.
차 대표는 삼계탕 가게에서 7년 동안 주방장으로 일하면서 익힌 노하우와 레시피를 연구하며 자신만의 가게를 꿈꿨다. 기존에 삼계탕이 가지는 이미지를 타파하고 젊은 손님에게도 쉽게 다가가고자 삼계탕을 끓이는 방법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사헌의 삼계탕은 갈비탕처럼 맑은 국물이 특징이다. 큰 솥에 생닭과 생강, 마늘, 대추와 한약재를 넣고 3시간에서 3시간 반 정도 푹 고아내는 차 대표만의 레시피로 탄생한다. 신선한 닭과 한약재가 어우러진 육수는 깊고 시원하며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무화과 설탕 조림부터 삼계탕까지 모든 요리는 수고스럽지만 손수 만든다. ‘처음처럼’을 좌우명으로 12년 동안 노력 중이라는 차 대표. 언제나 한결같은 가게로 남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음식과 친절한 응대를 통해 손님에게 닿길 바라본다.
쫀득하고 싱싱한 장어구이
향옥정
주소 김해시 김해대로 2787-19
문의 055-336-6283
대표메뉴
장어소금구이 (1인) 33,000원
장어양념구이 (1인) 33,000원
메기매운탕 小 30,000원
경전철 불암역에서 나와 뒤편으로 걷다 보면 만나는 불암동 장어마을에는 ‘향옥정’이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40년 동안 맛을 지켜온 전통 맛집이다. 형제인 오창원, 오창식 대표가 운영 중인 향옥정은 어머니가 알려주신 맛의 길을 따라 2대째 걷고 있다.
향옥정의 대표메뉴는 장어양념구이다. 보통 장어 양념은 간장을 이용해 만드는 일식 양념이 많지만, 향옥정은 국내산 태양초 고추장을 비법 양념으로 사용한다. 또한, 불 앞에서 10시간에서 12시간 동안 타지 않게 손수 저어가며 만들기 때문에 맛의 깊이가 다르다. 매일 아침 수족관에 채워지는 신선한 국내산 풍천장어를 주문 즉시 손질한다. 1차 초벌구이를 끝내면 비법 고추장 양념을 발라 연탄불에서 구워 낸다. 30년 동안 장어를 구워온 오창식 대표의 손에서 먹기 좋게 구워진 장어는 매콤 짭조름한 소스와 함께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탱탱한 장어 살이 계속해서 구미를 당긴다. 함께 나오는 깔끔하고 정갈한 밑반찬은 손수 만들어 장어만큼 별미다.
국내산 최고급 재료가 맛의 비법이라 말하는 오창원 대표는 처음 어머니로부터 음식을 배울 때 몇 년간 손님 신발 정리만 했다고 한다. 무엇 하나 허투루 가르치지 않으셨다는 어머니의 맛과 전통을 계승하고 싶다는 두 형제. 어머니의 깊은 손맛을 이어가는 그들의 정성을 맛보러 방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