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보면 나의 감정이 움직이게 됩니다. 그렇기에 책은 읽는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마지막 장을 넘겼다고 덮어두는 것이 아닌 책을 통해 살아나고, 내가 또 한 권의 책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나의 이야기가 된 내가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책이 되어주는 거죠. 그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책’입니다. 대한민국 책의 도시, 김해에서 책 처방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어두운 밤에 빛이 되어 드리고 싶은 여기는 ‘달빛책방’입니다.”
주소 김해시 식만로348번길 42
운영 시간 월~토요일 10:00~16:00, 일요일 휴무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dalbitbooks
문의 055-311-1584
자신의 이야기로 살도록 돕는 힐링 북 카페
“아이를 가지고 나서 경력 단절 여성이 되었습니다. 제가 엄마가 되어 보니 엄마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런 곳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달빛책방 박선아 대표의 책방 개관은 오로지 경험이 이끈 새로운 삶 그 자체였다. 그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공간, 키즈 카페가 아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엄마 카페'를 만들고자 했다. 2018년 3월 1일 오픈한 달빛책방은 김해 불암동 장어마을 내에 위치하고 있다. 한적한 장어마을의 끝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이곳의 외관은 아이들이 좋아할 듯한 아기자기한 모습을 띠고 있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마을길을 걷고 있으면, 아이의 손에 이끌려 책방으로 들어가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책방을 운영한 지 3년 차가 된 지금, 엄마를 위한 공간으로 시작했던 달빛 책방은 엄마들을 위한 휴식처임은 물론 가족, 커플, 친구들끼리도 자주 찾는 김해의 대표 북 카페가 되었다. 그중 달빛책방이 가장 따스하게 맞이하는 손님이 있다. 바로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오는 사람이다. 고민에서 출발한 공간이기에 달빛책방의 초심은 여전히 사람과의 소통과 경청에 있다. 이에 고안된 달빛책방의 주요 콘텐츠는 ‘책 처방’이다.
책 처방이란 사람들의 마음 안정을 돕기 위해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책을 선정해 주는 독서 치료다. 달빛책방의 책 처방은 치유, 성장, 창작의 세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걱정거리를 품고 살아가듯,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사연을 들려줄 수 있도록 마련한 콘셉트다. 카테고리 마다 있는 담당 선생님이 상담을 진행하고, 책을 처방해주는 방식이다. “처음 상담을 진행하면 본인이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보통 진로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죠. 책을 추천해주면 자신에 대해 많은 걸 모르고 있었다며 다시 찾아옵니다. 이렇게 자신에 대해 알아가다 상처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달빛책방은 자신을 잃어버린 혹은 자신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달빛이 되어주고자 하는 의미를 지녔다. 책방으로서의 가치보다 모두가 품고 있는 진짜 ‘나’를 찾아주는 공간이다. 쉽지 않은 과정임을 알기에, 달빛책방은 늘 꺼지지 않은 빛으로 여기에 있다.
책 속에서 만날 법한 세상을 실현하는 문화 공간
달빛책방의 책 처방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인생 시나리오’라는 이곳만의 고유 콘텐츠 때문이다. 인생 시나리오는 극작과 출신의 박 대표가 무대 위에서 느끼는 행복에서 영감을 얻어 마련한 것이다. ‘시나리오 쓰는 법을 인생에 대입하면 어떨까?’하는 소소한 생각에서였다.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장애물은 무엇인지, 극복 방법은 무엇인지, 또 이 사람한테 꼭 필요한 말은 무엇인지 등으로 단계가 구성되어 있다. 달빛책방에서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박 대표는 더 좋은 책 처방을 위해 매달 100권 이상의 책을 읽고, 감명받은 저자들의 또 다른 책을 끊임없이 찾아 읽으며 독서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이는 한 사람의 인생에 나침반이 되어주기 위한 그녀의 오랜 습관이다. 책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기적을 몸소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나에게 꼭 맞는 책’을 발견하고 자신을 마주하게 되면, ‘나만의 책’을 제작하는 기회 또한 제공한다. 책으로 인해 다시 살아가는 나의 소망과 노력을 담는다. 달빛책방의 목표, 사람이 한 권의 책이 되는 순간이다.
모든 이에게 열려 있는 쉼터인 만큼, 달빛책방은 내부 공간 또한 안락한 요소들로 활용했다. 책방을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펼쳐지는 구역은 바로 카페다. 이는 책방이라는 의미 이전에 사람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인상을 준다. 꽃차 소믈리에인 어머니, 바리스타인 남동생이 매일 이곳에서 사람들의 독서에 향기를 더해준다. 달빛책방은 박 대표와 어머니, 아버지, 남동생까지. 한 가족이 운영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행복을 전하는 역할을 부지런히 해내고 있다. 책방 1층에는 찻집과 카페, 서점, 클래스 강의실 등이 들어차 있다. 2층에는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사적인 공간’ 및 전시실 등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토요일에는 어린이가 주 타깃으로,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변신한다.
달빛책방은 각 집이 책방이 되는 ‘집집마다 책방’, 사업체 공간에 어울리는 책을 마련하는 ‘책방 혁명’, ‘학교가 되는 책방’ 등의 도전을 이어가고, 또 그리고 있다. 이제는 김해에서 쉬어가는 페이지로 온전히 자리한 고마운 공간, 달빛책방. 오늘도 이곳에서 많은 이가 자신의 꿈을 잔잔히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