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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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익어가는 곳, 빵집
오븐 속에서 피어나는 정성

겨울의 이른 아침, 차가운 도시의 거리에 달콤하고 고소한 향이 퍼져나간다. 입맛을 다시게 하는 향기의 근원지는 바로 빵집. 반짝이는 쇼윈도를 가득 메운 빵들이 우리의 발길을 잡는다. 신선한 빵을 빠르게 선보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제빵사의 손과 뜨거운 오븐 속으로 들어가는 빵. 저마다 온도를 간직한 다양한 빵은 고소한 향기처럼 부풀어 올라 우리의 미각을 즐겁게 한다. 일상에서 가깝게 맛볼 수 있는 ‘빵’, 오늘은 빵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일본에서 건너온 ‘서양 떡’에서 ‘빵’이 되기까지

16세기 초반, 타이완을 점령했던 포르투갈의 무역선에는 카스텔라와 가톨릭 예수회 신부들이 있었다. 수교의 문을 걸어 잠갔던 조선과는 달리 18세기 일본은 포르투갈에서 온 신부들이 성당을 세우고 포교 활동을 펼칠 수 있을 만큼 문물의 교류가 활발했다. 일본인들은 포르투갈어 ‘팡데로(Pão-de-ló)’를 ‘팡’이라 부르며 카스텔라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들기 위해 열을 올렸고 18세기 이후 카스텔라는 빠른 속도로 일본 음식이 돼갔다. 1882년 임오군란 때 쫓겨났던 많은 일본인이 1883년 다시 서울에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일본식 빵은 ‘서양 떡’이라는 말 대신 ‘빵’이라는 단어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제분공장의 증설과 수탈 때문에 부족해진 쌀로 인해 ‘빵’은 우리 곁에 자리 잡게 됐다. 해방과 함께 미군정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빵은 우리와 더욱 가까워졌다. 공장에서 양산하는 양산업체 빵이 생산되기 시작했고, 1960년대 박정희 정부의 혼분식장려운동은 큰 도시마다 빵집을 늘어나게 했다. 재미있는 점은 당시 빵집 이름이 ‘OO당’이나 ‘OO사’가 많았는데, 이는 일본식 빵집 이름이었다. 1950년대 중반 이후 생긴 빵집은 ‘독일 빵집’, ‘뉴욕 빵집’ 같은 서양식 이름이 즐비했는데, 미군정을 거치면서 트렌드의 변화로 서양의 대도시 이름을 딴 가게 이름이 홍보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새로운 빵, 재료와 건강을 생각하다

2000년대 이후 빵은 부식이라는 인상과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성업등으로 획일적인 맛의 양산 빵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여행 등 다양한 기회로 유럽의 다양한 빵을 접할 기회가 생기면서 일본과 미국식 빵에서 벗어나 자연 친화적인 수제 빵집들이 생겨났다. 수제 빵집은 빵을 만드는 재료와 방식에 차이가 있다. 수제 빵집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일반적으로 제빵의 과정을 알아보면 총 세 가지 단계를 거쳐 빵이 완성된다. 빵의 종류에 따라 첨가되는 부수 재료가 다르지만, 밀가루와 물, 소금, 유제품류 등을 넣어 재료를 혼합하는 반죽 과정. 반죽에 이스트, 발효종, 베이킹파우더 등을 함께 첨가해서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발효 과정이 필요하다. 발효 과정을 거치게 되면 빵의 풍미가 높아지고 반죽이 부풀어 푹신하고 쫄깃한 식감을 갖게 된다. 발효된 반죽을 알맞은 온도의 오븐에 구워 내면 맛있는 빵이 완성된다. 여기서 수제 빵집은 제빵사가 직접 채집한 효모를 사용하거나 밀가루 대신 호밀, 귀리 등 곡물가루를 첨가해 반죽을 하고 견과류와 과일 등 건강한 부재료를 더해 풍성한 빵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가스 오븐 외에 화덕 오븐을 사용하기도 하는 등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제빵사의 따뜻한 마음이 빵을 통해 전해진다.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드는 김해 수제 빵집 세 곳을 소개하려 한다. 바쁜 생활 속에서 간단한 한 끼로,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를 즐기기 위해 방문해보자.

브래드씨(BREAD SEE)
주소 김해시 김해대로1902번길 33(구산동)
문의 070-4214-7825
영업시간 09:00~22:00
휴무 매주 화요일

라보니 베이커리
주소 김해시 율하3로 42
문의 055-322-7559
영업시간 07:15~22:30
휴무 명절 당일, 1월 1일

르방 베이커리
주소 김해시 해반천로168번길 16-5
문의 010-7374-7073
영업시간 08:00~22:00
휴무 매주 일, 월요일

작성일. 2019.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