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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리단길 ‘봄스테이 갤러리’
1년 365일, 봄을 만날 수 있는 갤러리

우리는 일상 속에서 각자 다양한 방법으로 마음의 위로를 얻는다. 그중, 공간이 주는 위로가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왠지 하루가 밉고 울적한 날, 봉리단길의 아담한 힐링 공간 ‘봄스테이 갤러리’ 관람을 추천한다. 이곳에서 각자의 사연을 그려낸 예술 작품들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가물은 마음에 안식이 찾아오고 헝클어진 기분은 가지런히 정리될 것이다. 여기서는 순간순간 떠오르는 감정을 빠짐없이 고스란히 느낄수록 그저 좋다.

빛과 이야기가 가득한 예술 작가들의 공간

“메디치 가문의 지지가 있었기에 이탈리아의 우피치 미술관이 있습니다.” 우피치 미술관은 메디치 가문의 꾸준한 후원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오직 사람들의 진심 어린 관심이 모여 하나의 문화예술 공간을 만든 멋진 일이었다. 이러한 일이 이곳 김해에서 생기기를 바라는, 또 실현될 문화 공간이 생겼다. 바로 부산·경남 지역 청년작가의 작품 전시 공간 ‘봄스테이 갤러리’다.

봉리단길에 위치한 봄스테이 갤러리는 지난 2019년 11월 14일(목), 개관 전시 <예술을 일상공간 속으로>를 개최하며 오픈했다. 봄스테이라는 갤러리명은 말 그대로 봄이 머무는 공간을 뜻한다. 봄은 새싹이 자라나는 등의 긍정적 이미지가 떠오르듯, 누구에게나 희망이 되고 따뜻한 공간으로 남기를 바라는 안종국 대표의 다정한 마음이 담겼다. 안 대표는 봄스테이 갤러리를 ‘빛과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 소개한다. 이는 이곳이 작가들에게 작품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희망인 ‘빛’과 작가와 관객들 사이의 소통인 ‘이야기’로 가득한 공간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봄스테이 갤러리는 한 달에 하나의 전시를 여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전시 기간이 아닌 주말에는 소규모 플리마켓이나 독서·토론 모임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렇듯 봄스테이 갤러리는 작품 전시가 주 목적인 공간이지만, 김해 시민들이 이곳에서 문화 활동을 하며 추억거리를 쌓을 수 있도록 언제나 열려있다.

문화 공간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던 안 대표가 갤러리를 개관하게 된 것은 그가 다녀온 북유럽 여행 때문이었다. 공대 졸업 후 인테리어업을 하고 있던 그는 인테리어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먼 길을 나선 것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안 대표가 마주한 인테리어는 기존에 자신이 알고 있던 인테리어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단순히 아름다운 구조물이 아닌 아기자기한 소품, 다양한 작품과 조명 등이 한데 모여 공간을 밝히고 있던 광경이 그가 생각하는 ‘진짜 인테리어’의 모습이었다고. 이 깨달음을 출발로 여러 작품과 교감하는 행복을 알게 된 그는 현재 거주 중인 김해에도 예술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사람들의 사연이 녹아든 봄의 편린을 만나다

봄스테이 갤러리는 지난 11월 진행한 개관 전시 <예술을 일상공간 속으로>를 시작으로 꾸준히 전시를 이어오며 김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예술을 일상공간 속으로>는 경남 창원에서 활동하는 창원미술청년작가 회의 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안 대표는 처음 선보이는 전시인 만큼 전시회의 이름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기를 바라는 봄스테이 갤러리의 가치관과 김해의 대표 문화 공간으로 나아간다는 포부를 반영했다. 지난 12월에는 김해공예품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김정남 작가의 전시 <꿈꾸는 아이>가 펼쳐졌다.

아직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공간이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이유는 단지 전시 행사 때문만이 아니다. 하얀 상자를 엇갈려 쌓은 듯한 갤러리의 외관이 소소한 봉리단길 골목에서 그 존재감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스테이 갤러리는 건축 대상제에서 무려 두 차례의 수상 경력이 있는 김해의 자랑스러운 건축물이다. 정면이 아닌 비스듬한 방향을 하고 있어 상업 건물에 적합하지 않았던 땅 위에 건축물을 꺾어서 쌓아 올려 이 구역의 단점을 창의적으로 극복했다.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외면받은 땅에 말을 건네고 한 층 한 층 안 대표의 고민이 빼곡히 쌓인 이 건물의 이야기를 듣게 되니, 어느새 이 공간이 한층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건물에도 이야기가 서려 있다. 안 대표의 이야기 사랑은 오늘도 안 대표가 이곳에 머무르는 모든 대상을 부지런히 반기는 이유다. 그가 가장 애정을 쏟는 부분 역시 갤러리의 ‘Art and Story’ 구역이다. 이곳에는 직접 발화할 수 없는 작품을 대신해 각 작품의 설명을 써두었다. 사람들이 작품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 대표의 세심한 노력이다.

안 대표가 생각하는 ‘완벽한 전시’란 위로와 공감을 얻는 것이다. 그러니 갤러리에 어려움을 느끼지 말고 편안히 마음을 포개었으면 한다. 지난 12월 27일(금)부터 1월 10일(금)까지는 규젤린웨딩과 함께하는 웨딩 전시가 열린다. 새해를 축복하는 듯, 새로운 시작을 위한 웨딩 상담도 가능하다니 이곳은 벌써부터 봄이 찾아온 것 같다. 더 많은 사람이 와서 소통하고 희망을 얻는, 영향력 있는 공간으로 성장할 봄스테이 갤러리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이에게 완연한 봄이 머무르기를 소망한다

주소 김해시 가락로23번길 34-1
운영시간 매일 10:00~18:00
SNS 인스타그램 @bom_stay
문의 010-6659-8303

작성일. 2019.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