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저물어간다. 송년의 아쉬움을 달래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가까운 사람들과 저녁 약속이 많아진다. 함께 나눠 먹는 것은 물론 겨울바람에 차가워진 속까지 따스하게 만들어 줄 국물 요리 전문점을 담아 보았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국물 요리를 나눠 먹으며 두런두런 못다 한 이야기로 올해를 마무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속이 풀리는 한 그릇
시원하면 대구
주소 김해시 전하로 269-7
문의 055-338-1235
봉황역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진 길을 따라 조금 걷다 보면 10년째 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반기는 ‘시원하면 대구’를 만날 수 있다. 김태규 대표의 반짝이는 작명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시원하면 대구는 가게 이름처럼 생선 대구를 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탕을 가장 좋아해서 가게를 시작했다는 김 대표는 고교 시절 우연히 음식을 다루는 매력에 빠지면서 요리사의 꿈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평소 입맛이 굉장히 까다롭기로 소문이 자자했다는 김 대표. 맛에 대한 고집으로 끓여낸 대구탕은 손님으로 종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시원하면 대구의 인기 메뉴인 ‘대구탕’은 매일 아침 김 대표가 직접 시장을 누비며 선별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신선한 무, 대파, 콩나물과 같은 채소와 게, 홍합, 밴댕이와 같은 각종 건어물을 솥에 넣고 푹 고아 만든 육수를 사용해 신선하고 깊은 맛을 더한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대구탕 국물을 한술 뜨면 시원하고 깔끔한 대구의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큼직큼직하게 손질된 대구살은 포슬포슬한 식감으로 뽀얀 국물과 함께 어우러져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시간이 지나고 세상이 변해도 변함없이 손님들을 뵙고 싶다는 김 대표는 가게에 불이 나서 생명이 위험 했던 일도 있었고 2호점을 개점했다 폐점하는 일도 있었지만, 변함없이 가게를 찾아주시는 많은 손님 덕분에 여태껏 운영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메뉴도 구상 중이라는 김대표의 열정에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된다. 연말에 잦은 약속으로 속을 달래야 한다면, 어서 방문해 보자. 시원한 한 그릇이 당신을 기다린다.
맛과 운치를 함께 담은
우화한 식당
주소 김해시 생림면 마사로 443
문의 055-337-5999
김해낙동강레일파크 인근에 있는 ‘우화한 식당’은 고즈넉한 겨울 낙동강의 운치와 따뜻한 소고기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윤송 대표와 우화한 식당은 우연한 기회에 연이 닿았다. 윤 대표는 ‘카페 드 오아시스’라는 브런치 카페를 운영했지만, 방문하시는 손님의 다양한 연령층과 수요를 고려해 식당으로 업종을 변경하려던 찰나 처가댁에서 먹었던 소고기 전골을 아이템으로 추천받아 우화한 식당을 운영하게 됐다고 한다. 장모님께 전수받은 전골 레시피에 윤 대표의 노하우가 더해져 탄생한 ‘한우꽃 전골’은 우화한 식당의 대표 메뉴가 됐다. 고급스러운 방짜 유기에 소고기와 배추 등 각종 재료가 꽃처럼 담겨 나오는 한우꽃 전골의 플레이팅은 SNS 인증 사진을 부른다. 각종 채소와 버섯 등의 재료를 우려낸 육수와 전골이 조화를 이뤄 만들어진 진한 국물과 한우의 쫄깃한 식감은 탄성을 자아낸다. 한우와 전골을 찍어 먹는 양파 간장소스는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전골 요리에 단짝이다. 상큼하게 톡 쏘는 소스는 개운하게 입안을 맴돌며 전골을 당기게 한다.
가게 주변에 김해낙동강레일바이크, 와인터널 등 멋진 관광지가 많아서 음식과 함께 즐길 거리가 많다는 윤 대표는 처음 가게를 오픈하게 된 것도 김해낙동강레일바이크에 나들이를 왔다가 본 아름다운 풍광 때문이라 한다. 김해낙동강레일파크에서 노을이 지는 예쁜 풍경도 감상하고 소중한 사람과 따뜻한 전골 요리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삼대를 거쳐 온 비법 양념이 매력적인
삼대부대찌개
주소 김해시 김해대로 2529번길 56
문의 055-321-7988
김해 삼정중학교 주변 골목길에는 청년 창업가 박준석 대표가 운영하는 ‘삼대부대찌개’가 있다. 부모님의 가게에서 일하면서 꿈을 키워갔다는 박 대표는 대학 진학 또한 외식산업 경영학과로 진학할 만큼 요식업에 관심이 많았다. 삼대부대찌개는 부대찌개 단일 메뉴만 판매한다. 선택과 집중으로 메뉴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가장 맛있게 만들고 싶다는 박 대표의 염원은 가게를 오픈하기 전 1년 동안 전국의 유명한 부대찌개 가게를 돌아다니며 매일 부대찌개의 맛을 분석하는 열정을 불러일으켰다고. 할머니에서 아버지 그리고 박 대표로 이어져 왔다는 비밀 양념장에 1년 동안 수련한 노하우를 첨가한 특제 양념은 삼대부대찌개의 핵심 재료다. 13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는 양념장에 육수를 첨가해서 만들기 때문에 부대찌개에 따로 육수를 넣지 않아도 신기하게 양념장에서 육수가 우러나온다. 전국의 부대찌개 식당을 돌면서 식감과 맛을 선별한 4가지 소시지는 옛 미군 부대에 납품되던 소시지라고 한다. 탱글탱글한 소시지와 함께 넣는 우삼겹살은 부대찌개의 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켜준다. 부대찌개의 느끼함을 잡아줄 향긋한 쑥갓과 김치는 국물을 담백하게 만들고 마지막으로 치즈와 강낭콩 통조림을 더해 국물을 진하고 걸쭉하게 한다.
박 대표는 말한다. 어려운 길이지만 분명 기회는 있고, 아무리 힘들어도 헤쳐 나갈 방법은 있다고. 김해에서 부대찌개로는 가장 맛있는 집이 되고 싶다는 그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