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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의 가을을 즐기는 자전거 코스
자전거를 타고 느껴보는 김해의 가을

어느덧 11월, 가을의 끝자락에 이르렀다. 겨울을 앞둔 이달은 완연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올해의 마지막 철이다. 부랴부랴 거창한 여행 계획을 세우기보다 일상 가까운 곳으로의 나들이를 통해 그간 누리지 못했던 여유와 휴식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전거에 몸을 맡기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김해의 짙은 가을 향기를 느껴볼 수 있는 네 곳을 하나의 자전거 코스로 소개한다.

도심 속의 산책로
해반천
주소 김해시 북부동 해반천로

산책로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산책로의 양쪽으로 꽃과 나무, 갈대 등 다양한 자연 풍경이 펼쳐진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접근성 덕분에 김해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 바로 해반천이다. 삼계동에서 발원하여 화목동 조만강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답게 산책로를 가로질러 흐르는 물소리는 두 귀는 물론, 마음마저 안온하게 만든다. 또한 편안한 옷차림의 인근 주민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의 여유를 지켜보며 자연과 함께하고 있노라면 덩달아 마음의 안식이 찾아오는 일은 시간문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을 일러두자면, 이곳에서만큼은 ‘빠름’을 경계해야 한다. 코스의 다음 장소인 연지공원 방향으로 탁 트인 가을 하늘과 물길을 감상하며 천천히 달려도 10분이면 충분히 도착 가능한 거리이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 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곳곳에서 오리, 물고기 등 자연 속에 사는 여러 생물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해시를 대표하는 공원
연지공원
주소 김해시 내동 금관대로 1368번길 7
문의 055-330-4415

해반천로를 따라 달리다가 길 하나만 건너면 연지공원에 다다른다. 연지공원 중심부에는 약 24,000㎡에 이르는 면적의 호수가 조성되어 있다. 호수에 어리연꽃, 연꽃 등의 수생식물을 식재하고 있어 연지공원(蓮池公園)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대단지 아파트 가운데 인공호수를 조성하여 자연미와 조형미가 잘 어우러진 연지공원은 이미 명소이자 김해시를 대표하는 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원형의 길을 따라 신나게 페달을 밟다 보면 어느새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또한 연지공원은 ‘김해의 가을 명소’로 손꼽힐 만큼 풍경도 아름답기 때문에 천천히 가을바람을 느끼며, 국화를 감상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산책, 소풍, 데이트 등 다양한 목적으로 찾아오는 김해시민들 덕분에 연지공원에는 늘 생기가 넘쳐난다.

 

가야 시대의 왕릉을 만나다
수로왕릉
주소 김해시 서상동 가락로93번길 26
문의 055-330-7313

사적 제73호.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을 모신 무덤으로, 수로왕릉공원의 넓이는 무려 59,500㎡에 달한다. 수로왕릉은 연지공원에서부터 약 10여 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자전거를 타고 왕릉공원의 내부를 살필 수는 없지만, 수로왕릉공원을 둘러싼 돌담길을 돌아보는 것도 수로왕릉의 이면에서 운치를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돌담길을 한 바퀴 돌아 수로왕릉 정문에서 김해한옥체험관 방향으로 조금만 움직이면 자전거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그곳에 잠시 자전거를 세워두고 휴식의 의미로 수로왕릉공원을 한 번 거닐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수로왕릉은 원형 봉토 무덤으로 5m의 압도적인 높이에서 그 위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경내에는 신위를 모신 숭선전(崇善殿), 숭안전(崇安殿), 숭신각(崇神閣)과 신도비(神道碑), 안향각(安香閣), 홍살문(紅-門), 전사청(典祀廳), 제기고(祭器庫) 등의 건물이 있어 사극 드라마 세트장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수로왕릉은 무료개방이지만, 11월부터 2월까지의 기간이 동절기에 해당하므로 개방 시간(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을 유의해야 한다.

그림을 보고, 그릴 수 있는 카페
쉬고가게
주소 김해시 김해대로2315번길 10
문의 010-9371-4328

자전거 코스의 마지막 추천 장소는 휴식, 재충전의 역할로 안성맞춤의 공간이다. 사람들이 지나가다 보고 가시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의 ‘쉬고(SEEGO)가게’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카페로 김해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쉬고가게는 김윤희·박중훈 커플이 운영하고 있다. 그림을 담당하고 있는 김윤희 대표는 많은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다양한 그림을 소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음료 등의 메뉴를 담당하고 있는 박중훈 대표는 모든 메뉴를 수제로 만들고 있어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건강한 메뉴를 제공하며 카페의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쉬고가게의 가장 큰 장점은 추억을 사진이 아닌 손수 그린 엽서로 간직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음료를 주문하면 음료와 함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트레이 팔레트, 워터 브러시, 엽서 크기의 전용지가 제공된다. 교본, 연필, 지우개 등은 셀프바에 비치되어 있다. 마땅한 그림 소재를 찾을 수 없다면 신나게 낙서를 해도 좋고, 자전거 코스를 지나오는 동안 찍어둔 사진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열중해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느새 동심의 세계로 흠뻑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내부에는 연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김윤희·박중훈 커플의 목표는 단순하다. 쉬고가게가 보다 많은 김해시민이 보고(SEE) 갈(GO)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림이면 그림, 메뉴면 메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여기지 않고 연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오늘도 다양한 손님들이 이곳을 찾아 사연을 담아낸다. 각자의 소중한 추억이 종이 위에 그려진다. 아쉬운 가을을 그려 간직하기 좋은 계절이다.

작성일. 2019.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