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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가정식 밥집
사랑과 정성을 담아낸 따뜻한 한 그릇

식사 후 찾아오는 배부른 행복. 따뜻한 밥 한 그릇은 때로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든든한 존재다. 하지만 분주한 일상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챙기기란 쉽지 않다. 쟁반에 밥이며 국, 반찬 서너 가지를 1인분씩 담아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음식점은 이 순간 좋은 대안이 된다. 집밥 부럽지 않은 건강하고 깔끔한 맛의 가정식 전문점 세 곳을 소개한다.

엄마의 마음을 담은 든든한 밥상 끼니

김해 시청 인근의 작은 골목길에 위치한 ‘끼니’는 식사시간이면 엄마가 차려주는 따끈한 밥상을 그리워하는 이들로 북적인다. 별도의 정해진 메뉴 없이 매일 다르게 내는 밥상 콘셉트가 집밥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다음날 내놓을 음식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전공지를 한다. 덕분에 근처의 직장인이며 단골손님들은 메뉴 선정에 대한 고민 없이 이곳을 찾는다. 일단 한 번 방문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점심, 저녁 하루에 두 번 들르는 열성팬들도 있을 정도로 근방에선 숨은 맛집으로 통한다. 한식부터 양식까지 영역을 넘나드는 끼니의 식단은 정미경 대표가 짠다. 계절성은 물론 그날의 날씨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간 가게를 운영하며 쌓인 데이터베이스가 있어 이제는 예전만큼 그리 어렵진 않단다. 반응이 좋았던 메뉴, 1인가구가 평소 먹기 힘든 메뉴 등 손님들의 입장을 고려해 식단표를 짠다. 이따금은 완전히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기도 한다. 식당 운영의 기본은 좋은 재료라고 생각하기에, 정 대표는 매일 손수 장을 보고, 재료를 다듬는다. 점심시간이면 인근에서 일하는 딸이, 저녁이면 아들이 가게를 들러 식사를 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완성되는 끼니의 식사비용은 메뉴불문 모두 7천 원이다. 식탁 위로 차려진 오늘의 메뉴는 대패삼겹살 덮밥. 충분히 볶아 기름을 쫙 뺀 대패삼겹살에 정 대표의 손맛이 더해진 매콤한 양념을 넣고 볶은 후, 따끈한 밥에 얹어내는 메뉴다. 한 숟갈 크게 떠 잘 익은 섞박지를 올려 먹어본다. 집에서 먹던 그 푸근한 맛이다.

주소 김해시 활천로36번길 8
문의 인스타그램 @kki_ni_

식재료의 맛을 살린 건강한 식탁 보름달

시즌별로 선보이는 트렌디한 메뉴로 사랑받고 있는 ‘보름달’은 율하카페거리를 대표하는 가정식 전문점이다. 신선한 재료는 기본,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특히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즐겨 찾는다. 자연의 맛으로 빚어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감칠맛이 맴도는 음식은 모두 김법준 대표가 직접 만들고 있다. 오랜 시간 조리사로 근무했던 김 대표는 자신이 도전해보고 싶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직접 가게를 열었다. 열정이 남다른 만큼 늘 신메뉴 개발에 관심이 많다. 꼬막을 주재료로 한 가을 신메뉴는 물론, 벌써부터 내년 봄에 내놓을 메뉴까지 구상 중이란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전하고 싶다는 바람이 느껴진다. 김 대표가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소고기 가지 덮밥이다. 소고기와 가지를 특제 간장소스에 절인 후 볶아내는, 중식과 일식 조리법을 조합해 개발한 메뉴다. 사르르 녹아내릴 듯 부드러운 식감의 가지와 소고기의 조화가 자꾸만 구미를 당긴다. 평소 가지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여기서만은 남김없이 맛있게먹어 일부러 방문하는 엄마들도 있을 정도다. 연둣빛 아보카도가 통째로 올라가는 명란 아보카도 덮밥은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게 인기다. 저염 명란과 아보카도, 어린잎, 달걀 프라이 등이 더해져 고소하면서도 상큼한 맛이다. 비타민 충전이 필요한 날 권하고 싶은 메뉴다. 가게 내부는 마치 카페로 들어선 듯 모던하면서도 안락한 인상을 풍긴다. 덕분에 식사하는 사람들의 표정엔 느긋한 여유가 서려 있다. 편히 쉬어갔으면 하는 김 대표의 배려가 만든 풍경이다. 보름달처럼풍요롭고 따뜻한 밥상이 떠오르는 날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주소 김해시 율하2로3번길 54
문의 055-322-8129

친근한 일본 가정식의 맛 요시코인마치

근처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요시코인마치’는 덮밥, 카레 등 간편하게 먹기 좋은 일식 일품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언제 들러도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한 동네식당이라는 테마를 반영이라도 하듯 내부는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분위기. 박선자, 신성호 대표가 직접 나무를 주문해 만들었다는 나무 테이블의 투박한 모양새에선 친근감까지 느껴진다. 박 대표의 이름을 일본 식으로 변형해 지었다는 가게 이름(よしこinまち, 우리 동네 요시코)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가게를 대표하는 음식은 고베식 규동이다. 부부가 여행 중 우연히 접한 고베식 야끼규동을 변형시켜 만든 메뉴다. 소고기와 달짝지근한 소스를 함께 끓여낸 후 밥 위에 얹어먹는 일반적인 규동과 달리, 박 대표가 개발한 간장소스에 소고기를 굽듯이 볶아 불맛과 향을 더하는 것이 맛의 비결이다. 달걀 노른자를 톡 터트려 함께 떠먹으면 풍미를 배로 즐길 수 있다. 플레이팅이 인상적인 시금치 새우 카레는 신 대표가 가장 추천하는 메뉴다. 우리에게 익숙한 노란 카레와는 달리 시금치와 캐러멜라이징 한 양파, 코코넛 밀크, 새우 등의 재료를 넣어 이국적이면서도 친숙한 맛을 낸다. 은근하게 느껴지는 달큼함이 매력적인 음식이다. 가게는 2년 차에 접어들며 이제 안정기로 접어들었다. 늘어난 여유는 다시 가게를 찾는 이들을 향한다. 결혼으로 이주하게 된 손님에겐 고향의 맛을 전하는 따뜻함을, 귀가 불편한 손님에겐 간단히 배운 수화로 마음을 전하는 배려로 가게의 온도를 더하고 있다. 맛있는 식사는 물론, 마음까지 배불리 채우고 싶은 날 안성맞춤인 곳이다.

주소 김해시 김해대로2385번길 25-1
문의 070-4090-9688

작성일. 2019. 0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