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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보양식
밥이 보약, 체력을 보강시키는 영양만점 식사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입맛이 뚝 떨어지는 요즘 같은 때엔 에너지를 충전시켜줄 든든한 밥상이 간절해진다. 배불리 한 상 비우고 나면 원기회복은 물론 남은 한 해도 잘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정성 들여 조리한 음식으로 올여름 건강을 책임질 보양식 전문점을 소개한다. 초록빛 일렁이는 자연경관을 끼고 있어 짧은 나들이 코스로도 좋을 것이다.

뜨끈한 옻나무 국물에 오리백숙
성림가든

주소 김해시 진례면 평지길 279-54
문의 055-345-5232

진례 평지 토속음식촌 중 한 곳인 성림가든은 지난 2003년부터 운영 중인 옻백숙 전문점이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커다란 연못과 상단으로 조성된 야외 자리가 무척 인상적이다. 평소 조경에 관심이 많은 송두혁 대표의 아버지가 아이디어를 제안한 공간이다. 나무가 우거져 시원한 그늘 아래서 편히 식사할 수 있어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자리기도 하다. 성림가든에서 가장 사랑받는 메뉴는 옻나무를 우려낸 국물에 손질한 오리고기를 넣어 푹 익혀 먹는 옻오리백숙. 옻나무는 원주의 한 농지법인에서 재배하는 것을 직거래로 구입해 사용한다. 갖은 한약재를 넣어 백숙을 만드는 식당도 있지만, 성림가든의 경우 진하게 우러난 옻나무의 향을 중시하기에 부수적인 재료는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옻나무와 오리, 녹두, 마늘 등이 들어가는 옻오리백숙은 평소 오리고기를 잘 못 먹던 사람도 좋아하게 될 만큼 깔끔한 맛이 특징. 옻나무의 은은한 향이 특유의 잡내를 없애기 때문이란다. 다리와 날개를 먼저 먹은 후 육수에 찹쌀밥과 가슴살을 찢어 넣어 먹으면 완벽하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송 대표의 귀띔이다. 이외에도 취향에 따라 음나무백숙이나 오리불고기, 흑염소 요리(예약필수)까지 선택할 수 있다니 방문 시 참고하면 되겠다. 주로 중장년층이 많이 방문하던 가게의 풍경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이곳을 찾은 젊은이들이 인증샷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현재는 전 연령대가 비슷하게 방문하고 있어 송 대표는 시대의 변화를 가게에서 느낀다. 인근으로 진례 저수지 둘레길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도예촌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꽉 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장어 한 마리의 영양분을 그대로, 우나동
바자라

주소 김해시 대동면 동남로209번길 26
문의 055-311-4046

한적한 시골마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곳에 위치한 바자라는 스테미나식으로 손꼽히는 장어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인근으로 보이는 풍경이라곤 초록이 광활하게 펼쳐진 농지와 농가 몇 채. 손님들의 발길을 끌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이는 위치지만, 가게 바로 앞 텃밭에서 직접 기른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식탁에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신용철, 이와츠보 대표 부부의 마음을 끌었다. 바자라의 대표메뉴는 일본식 장어덮밥인 우나동. 장어를 구운 다음 소스를 발라 다시 굽는 오사카 방식을 따르고 있다. 최상의 맛을 위해 국산 토종 민물장어인 자포니카 종을 사용하며, 식감을 위해 점액질, 지느러미 등을 손질한 후 굽는다. 흙냄새를 완벽히 제거하기 위해 겉은 바삭하게 굽지만 속살은 쫀득한 식감을 내는 것이 특징. 남은 뼈와 머리는 핏기와 내장 등을 모두 제거한 후 간장 베이스의 타래소스 재료로 사용한다. 숯불에 구운 파, 양파 등도 함께 들어가 풍미를 더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자극적인 타래소스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순한 맛이다. 함께 딸려 나오는 튀김도 별미다. 텃밭에서 기른 가지, 고추, 붉은감자를 비롯해 평소 접하기 힘든 장어뼈 튀김까지 나온다. 이외에도 샐러드며 우동, 과일, 식혜까지 한상 차려져 배부르고 건강한 한 끼가 완성된다. 식사 후에는 창밖의 정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멀리 산등성이를 배경으로 두 부부가 직접 가꾼 정원은 아내 이와츠보 씨의 고향인 일본 와카야마를 떠올리며 조경했단다. 매끈한 돌, 작은 우물과 물레방아, 꽃나무가 함께 어우러진 길을 한 바퀴 빙 둘러보고 나면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멀리서 찾아온 노고는 충분히 보상되고도 남는다.

자연의 맛을 그대로 담은 전복화로구이
들꽃네

주소 김해시 신안계곡길 22-4
문의 055-314-5036

섬세한 손길로 빚어낸 전원풍의 정원이 인상적인 들꽃네는 국내 제1호 분경분재작가인 김향임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작품뿐 아니라 교육 활동에까지 매진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분경작가로 활약했던 김 대표의 손재주는 정원을 거니는 순간부터 알게 된다. 무성하게 우거진 감나무와 주홍빛깔 석류나무부터 작은 연못 위로 피어오른 애기수련까지. 전문가에게 맡기면 며칠 만에 완성될 것도 김 대표가 본인의 취향에 맞게 하나하나 고치다 보니 시간과 품이 많이 들었단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경치에 기분이 넉넉해진다. 자연에서 나는 천연재료로 만들어 속 편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들꽃네의 인기메뉴는 전복화로구이다. 주인공인 전복은 창자가 들어가 더욱 고소하고 진한 맛을 내는 수프와 구이로 밥상에 오른다. 전복수프에는 닷새에 한 번 짜내는 참기름이 들어가 풍미가 좋다. 직접 담근 레몬과 살구청에 채소를 우린물을 섞어 채 썬 오이와 적양파, 방울토마토, 블루베리 등을 넣어 나오는 채소 화채는 상큼하게 입맛을 돋운다. 특제소스에 은은하게 구워낸 코다리조림도 별미다. 특히 함께 곁들여 나오는 쫀득한 식감의 마늘조림은 요리수업 요청을 받을 정도로 인기. 이외에도 직접 담가 맛깔진 김치가 올라간다. 꽃나무로 둘러싸인 곳에서 좋아하는 분경을 하고자 자리 잡은 공간이지만 이제는 음식을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상을 내느라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김 대표. 쉬는 날에도 재료 수급하랴, 김치 담그랴 정신이 없지만 식당을 나서며 손을 꼭 쥔 채 먹기 아까운 음식이었노라 이야기 건네는 손님들을 볼 때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단다. 상에 올리는 모든 음식에 스스로의 자존심이 걸려있다는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작성일. 2019. 0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