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search
축복과 의무, 그 사이의 삶을 사는 작가 강준영
기록으로 작품을 만들고, 작품으로 소통을 말하다

“작가는 축복받은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대신, 짊어져야 할 의무도 분명히 존재하죠. 저의 의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관계 안에서 이야깃거리가 되는 그 지점을 향해 저만의 시각언어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입니다.”
그에게 작가로서의 일은 소통과 사랑 그리고 기록이다. 자유롭고도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는 작가 강준영은 오늘도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세상을 향해 말을 건넨다.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도자기를 공부했습니다만, 오로지 공예 작업만 하고 있지 않고요. 제가 다루고 있는 내용과 주제를 공예, 회화, 설치, 영상 등의 시각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 강준영입니다.

<클레이아크를 말하다>展에 참여하신 계기와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2013년도에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세라믹루키> 개인전을 했어요. 그때 전시기획을 맡아주신 박세연 선생님의 전시 요청이 있어서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다른 주제도 아닌 클레이아크를 말하는 주제의 전시잖아요. 작품이 아닌 지역성이나 미술관의 정체성을 고민할 기회는 잘 없었거든요. 전시를 준비하면서 감사한 시간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어려우면서도 흥분되고, 제가 이 전시를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유발되기도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작품을 전시하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오브제를 마치 수집된 컬렉션처럼 진열하셨네요
제 작품은 도예라는 부분으로 한정 짓기보다 때에 따라 다른 매체, 즉 다른 시각언어로 표현, 표출되는 방식을 띠고 있습니다. 소중하고, 고귀한 좌대 위에 올라가 있는 형태보다 ‘집’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관점과 ‘사랑과 기록’이라는 이야기로 풀어낸 작업들입니다. 그 작업을 위해서 조사하고 수집한 여러 가지 오브제를 섞어 하나의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습처럼 재해석한 설치 작업입니다.

작품에 금장식이 눈에 많이 띕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우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색 중에 하나입니다. 좋아하는 색이 블랙, 화이트, 골드입니다. 이번 전시 역시도 이 세 가지 색이 메인 색으로 작업이 돼 있고요. 또한 ‘금’은 굉장히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산업화, 자본주의, 낭만 등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금색을 통해서 제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도자기 작품에 ‘드로잉’이 중요한 요소로 보입니다
드로잉은 작업의 단초가 되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록한 수많은 생각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각언어’로 풀어내는 방법이 드로잉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약 800여 장의 드로잉을 했어요. 작업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시의 준비부터 참여까지 모든 과정을 기록하는 저만의 일기장 같은 겁니다. 적어도 저는 작가의 생각을 작품에 함께 보여주는 것이 전시에 참여하는 성실한 자세와 태도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생각하는 ‘클레이아크’란 무엇인가요?
클레이아크를 전시하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분명 건축도자 미술관 이라는 정체성은 갖고 있지만, 그 안에서 수많은 작가들이 여러 이야기를 전시하고 메시지를 던져오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한 가지로 규정짓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요시하는 키워드는 있어요. 다양성, 운동, 건축, 경험, 사랑, 보수성, 관계, 기준, 조율과 양보, 재조합과 재해석 등 여러 가지 키워드들이 클레이아크를 감싸고, 맴돌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다양한 장르와 협업을 하고 계십니다
공부했던 도예 지식과 여러 가지 도자, 회화 작품 경험은 유명 스포츠 브랜드 및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에 긍정적인 자세로 임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특정 활동을 정해놓기보다 다른 기업, 매체와 협업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진행할 생각입니다.


정리 권혁제 작가 작성일. 2019. 0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