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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더플로어>와 댄스 뮤지컬에 대하여
오직 ‘춤’으로만 말한다

뮤지컬의 선입견을 깨다
뮤지컬 하면 거의 기계적으로 등장하는 대답이 있다. 바로 ‘춤과 노래, 연기’가 종합적으로 버무려진 상업적 공연이라는 정의다. 언론지상의 관련 기사나 리뷰를 봐도 마찬가지다. 뮤지컬인데 춤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거나 너무 춤만 나와 뮤지컬답지 못하다는 지적을 접할 때도 있다. 하지만 요즘 세계적인 흥행 뮤지컬 중에서는 이런 선입견을 깨트려 버리는 작품들이 있다. 바로 ‘춤’으로만 극적 전개를 이루는 ‘댄스 뮤지컬’이다. 장르로는 뮤지컬을 표방하지만, 등장인물이 노래를 부르지 않거나 아예 노래 자체가 나오지 않는 작품들도 많다. 얼핏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일탈과 파격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현대 예술의 법칙은 무대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의 질서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무대적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댄스 뮤지컬은 완성된 장르라기보다 아직 다양하고 꾸준한 시도가 등장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실험이라 부르는 편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요컨대, 춤이 이야기 전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활용되는 일련의 작품들을 통칭해 댄스 뮤지컬이라 부른다고 볼 수 있다. 보조적이고 보완적이었던 요소가 전면으로 나서면서 파격과 일탈의 재미를 만들어낸 경우라 할 수 있다.

실험과 파격이 반영된 작품
<번더플로어>는 바로 이런 무대의 실험과 파격이라는 변화가 반영된 작품이다. 1997년 첫선을 보인 이래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등 세계 공연가의 중심에서 막을 올리며 댄스 뮤지컬 열풍을 이어가는 신선한 도전과 흥행을 기록했다. 처음 발단이 된 계기도 흥미롭다. 싱어송라이터 엘튼 존의 쉰 살 생일 파티에서 볼룸 댄서들이 10분 길이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것이 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호주 태생의 제작자였던 할리 매드캘프(Harley Medcalf)는 이 퍼포먼스를 보자마자 새로운 형태의 공연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됐고, 2년여의 노력을 기울여 볼룸 댄스로 꾸며진 이 작품의 쇼케이스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전설적인 뮤지컬 안무가 앤소니 반 라스트(Anthony Van Laast)가 작품의 개발에 동참했고, 호주 태생의 볼룸 댄서인 제이슨 길키슨(Jason Gilkison)과 페타 로비(Peta Roby)가 합류하게 됐다. 훗날 제이슨 길키슨은 안무가로 자신의 역할을 확장하게 됐고, 보다 극적이고 화려하며 댄서들에게 집중되는 이 작품만의 성격을 확보하는 결과를 성취하게 됐다. 이미 브로드웨이 공연이 이뤄지기 전에 <번더플로어>는 29개 나라에서 막을 올린 글로벌한 흥행과 성과를 달성해냈다.

한국 공연은 파이어 인 볼룸
브로드웨이 입성은 2009년 여름에 이뤄졌다. 미국 텔레비전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던 ‘댄싱 위드 더 스타(Dancing with the Star)’에 등장해 큰 사랑을 받았던 막심 크메르코프스키(Maksim Chmerkovskiy)와 카리나 스미노프(Karina Smirnoff)가 참여했는데, 무대 밖에서도 연인이었던 두 사람의 열애 덕분에 더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듬해까지 이어진 공연은 크메르코프스키와 스미노프의 결별과 함께 아쉽게도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어진 웨스트엔드 진출도 2010년 이후 세 차례나 이어지며 인상적인 흥행 기록을 낳기도 했다.
글로벌한 규모의 월드투어 버전의 개발은 초창기 멤버였던 ‘춤의 여왕’ 페타 로비가 주축이 되어 이뤄졌다. 1980~90년대 세계 라틴댄스와 볼룸댄스 챔피언에 오른 바 있는 그녀는 로큰롤 음악을 대거 활용해 ‘파이어인 볼룸(Fire in Ballroom)’이라는 부제를 더한 월드투어 버전의 새로운 공연을 완성했는데, 남성 관객들까지 그 대상을 확장하는 노력을 담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2016년 호주에서 처음 시작된 이 무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프레토리아와 케이프타운, 더반 등지에서도 막을 올리며 큰 인기를 끌었고, 2016년에는 다시 런던 무대로 인기몰이가 이어지는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 우리나라를 찾은 <번더플로어>는 바로 이 버전의 무대다.

댄스 뮤지컬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

댄스 뮤지컬 <번더플로어>의 매력은 역시 묘기에 가까운 춤이다. 강렬한 몸짓과 원초적인 섹시함, 정말 무대에 불이라도 붙을 것 같은 현란한 춤사위의 화려함은 이 작품이 지닌 근본적인 힘이자 볼거리요, 묘미다. 살사, 탱고, 자이브, 왈츠 등 대표적인 스포츠 댄스 장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무대로 이어진다. 특히,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한 번 추면 연인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화려함을 자랑하는 바차타 무대도 추가돼 춤을 즐기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더욱 충족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댄스 뮤지컬이 어디까지 진화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다양한 실험이 시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무용과 무대의 접목만이 전부가 아니다. 소재나 형식, 극의 외형적 틀이나 내용 면에서의 실험과 파격, 혼합과 혼재, 크로스오버 스토리텔링의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뒤섞임’의 미학은 문화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현대 대중문화의 도도한 물결이며, 도저히 공존할 수 없을 것만 같던 이질적인 요소들의 조화, 예술성과 상업성의 어울림,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의 병존은 현대 뮤지컬의 가장 뚜렷한 변화이자 주요한 흐름이기 때문이다.
사실 문화산업에서는 새로운 형식미가 흥행 요인이 되는 경우는 그리 낯설지 않게 목격할 수 있는 반가움의 대상이다. 물론 역으로 경직된 사고와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의심하고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당연히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에서도 만나보고 싶은 도전이자 실험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이번 댄스 뮤지컬 <번더플로어>의 내한공연 극 관람을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BURN THE FLOOR
숨이 멎을 듯한 움직임! 춤추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코믹하고 드라마틱하고 관능적이고 서정적이며 묘기가 가득하고 로맨틱하다!”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 뜨거운 여름을 신나게 해줄 단 하나의 공연! <번더플로어>”

댄스의 절정, <번더플로어>가 2012년 이후 7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전 세계의 내로라 하는 댄스 경연대회 우승자들이 꾸미는 탱고, 살사, 자이브, 바차타, 왈츠 등 여러 가지 장르 불문의 댄스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무대를 불태우자’라는 의미의 <번더플로어>(Burn the Floor)는 1997년 영국 초연 이래 미국, 유럽, 호주,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투어공연을 통해 수준이 검증된 댄스공연이다. 2006, 2007, 2010, 2012년 한국공연 당시, 연일 열광적인 반응으로 객석을 뜨겁게 달구며 전석 기립박수를 끌어낸 <번더플로어>가 2019년에는 댄서들의 박진감 넘치는 퍼포먼스, 두 명의 가수와 라이브 밴드가 선보이는 다채로운 사운드, 자리를 박차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화려한 무대만큼이나 시선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의상과 액세서리, 신발 역시 눈여겨 볼 만하다. 무대의상에 구찌, 모스키노, 돌체앤가바나, 베르사체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고의 댄스 뮤지컬로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극찬을 받은 그 뜨거운 에너지로, 지난 무대보다 새로워진 ‘Joy of Dancing’을 선보이기 위해 6월 한국에 상륙한다.

공연을 보러 갈 것인지에 대해 절대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다
“Don’t think twice about going” - London Evening Standard

놀라운 에너지, 심장을 뛰게 만드는 무대
“A high energy heart pounding display” - Variety

스트레스를 말끔히 덜어버리는 가장 정열적인 방법!
“A sure fire way to wean yourself off antidepressants!” - Hollywood Reporter

이 공연은 반드시 롱런하는 세계적인 히트 작품이 될 것
“It must become a long running world hit!” - London Daily Telegraph

무대가 뜨겁다 못해 타오른다…
과격한 듯 강렬한 타이틀 만큼 정열적인 무대 - 헤럴드 생생뉴스 윤정현 기자

무대를 휘감는 춤바람, 패션쇼 뺨치는 볼거리 - 포커스 이윤경 기자

일시 2019.06.28.(금) 19:30 / 06.29.(토) 17:00
장소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
연령 8세 이상 관람가
좌석 R석 80,000원 / S석 60,000원 / A석 40,000원
문의 055-320-1234

원종원
원종원 뮤지컬평론가, 순천향대학교 교수

KMTV, NTV의 프로듀서와 스포츠투데이 기자, 파이낸셜뉴스 런던특파원을 거쳤으며, 주요 일간지에 뮤지컬 관련 칼럼을 연재해 왔다. 〈오페라의 유령〉(2001), 〈캣츠〉(2002), 〈지저스크라이스트 슈퍼스타〉(2004), 〈뷰티풀 게임〉(2007), 〈포비든 플래닛〉(2015) 등을 번역했으며, 〈위키드〉(2012)의 번역감독으로도 활동했다.

작성일. 2019. 0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