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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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한 멋! 그 위대한 무대의 귀환
국립정동극장 레퍼토리 <적벽>
국립정동극장의 대표 레퍼토리인 <적벽>은 세련된 판소리 편곡과 감각적인 현대무용으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적벽>은 지난 2017년 첫선 이후 2020년까지 4년 연속 공연하며 매회 전석 매진
신화를 이어왔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공연의 시청자 수는
2만 6천 명을 돌파했고, 2020년 하반기 진행된 공연관광 온라인 쇼케이스
‘케이퍼포먼스온에어(K-performance On Air)’에서 32만 명이 시청하는 등
기념비적인 성과를 일구었다.

<적벽>은 판소리 5바탕 중 하나인 ‘적벽가’를 무용과 결합해 현대식 창극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적벽가’의 주제인 중국 삼국시대의 전쟁 ‘적벽대전’을 판소리와 역동적인 안무로 펼쳐 보인다. 전통 판소리는 주로 소리꾼 한 명과 고수 한 명이 극을 이끌지만 <적벽>에서는 대부분의 대목이 ‘판소리 합창’으로 이루어져 장대한 전투의 웅장함과 비장함을 표현한다. 여기에 현대무용과 힙합, 스트릿 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결합한 군무는 극의 상황을 더욱 고조시키고 무대를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전쟁을 묘사하는 역동적인 안무와 댄서들의 모든 동작을 하나로 맞춘듯 한 칼군무는 시각적인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판소리 공연이라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은 접어두는 것이 좋다. <적벽>은 판소리에 대해 사전지식이 전혀 없어도 신나게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들로 가득하다. 최근 유행하는 힙합과 스트릿 댄스를 안무에 접목하고, 무대 구성과 연출방식도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2층으로 구성된 무대는 양옆으로 계단과 경사로가 있어 배우들이 다양한 동선과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다. 무대 공간 위를 가로지르는 색색의 레이저 선들은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카리스마 있게 극의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소리꾼이 창을 할 때 쥐고 있는 부채는 쥐고 펼치고 접고 부치는 일련의 동작들에 의해 검, 화살, 바람 등이 되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 외에도 창의 발성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을 위해 배우들의 대사와 가사를 무대 양쪽 프롬프터에 띄워 주는 자막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대의 현란함에 정신을 빼앗겨 대사를 놓치더라도 자막을 통해 극의 흐름을 곧장 따라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청각 장애인도 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한 장치이기도 하다.

판소리
  • 일시 2022. 10.21.(금) 19:30 / 10.22.(토) 17:00
  • 장소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
  • 연령 8세 이상
  • 좌석 R석 30.000원 / S석 20,000원 / A석 10,000원
  • 문의 055-320-1234
판소리는 평소에 쉽게 접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고루하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적벽>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확실히 깨는 공연이다.
전통 공연예술이 지닌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현대인에게 다가가기 위해
어떻게 진화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청명한 가을 날씨처럼 시원하고, 단풍처럼 화려한 무대를 만끽하고 싶다면
‘힙’하게 변신한 요즘 전통예술 <적벽>을 적극 추천한다.
작성일. 2022. 0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