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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의 어린이 그림, ‘순수 미술’을 조각하다 〈아빠와 크레파스〉展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 전시

“크레파스로 그린 아이들의 그림은 어른들의 그림처럼 선들이 정리되어 있지 않고, 그 모양이 참 자유롭다. 굴곡 있는 입체작품 위에 크레파스로 채색하는 작업을 하면 어릴 때처럼 다시 어색해진 손 감각으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선들이 자유롭게 그려지게 되는데, 그렇게 어린이 같은 손놀림으로, ‘순수함’이 작업물 위에 재현된다.”

누구에게나 생의 첫 ‘작품’에 대한 추억은 유년시절 부모님이 사주신 하얀 도화지와 크레파스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크레파스의 단순한 색과 함께 기술적으로도 서툴렀던 그때의 그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시기의 작품보다 예술의 자유로운 본성에 놀랍도록 가깝다. 그래서인지 몇몇 예술가들은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표현을 창조의 원동력으로 삼기도 한다.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의 여름 특별전은 크레파스로 연결되는 아이와 어른의 예술적 행위 사이, 그 특별한 세계를 공유해보고자 〈아빠와 크레파스〉전을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상수 작가의 조형작품 17점이 소개된다. 아기자기하고 천진난만함이 가득한 형태의 작품 표면은 무수히 얽히고 설켜 있는 크레파스 선의 색채로 뒤덮여 있다. 이러한 표현방법은 5~7살 무렵 작가 자신이 그렸던 그림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는 작가로서 지니게 된 강박적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교적으로 가장 순수한 그림이 무엇인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자신의 유년시절 스케치북에서 아무런 기교도 꾸밈도 없는 순진무구함을 발견했고, 거기로부터 새로운 조형언어를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과거의 세계와 현실의 작가를 연결해 줄 매개체인 크레파스를 통해 장르적 경계를 유쾌하게 풀어낸 이번 전시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완성과 미완성의 경계를 허물게 하고, 규칙과 사실적인 묘사에서 해방시켜 버림으로써 순수한 세계로서의 예술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마치 화가 파블로 피카소가 어린아이처럼 그리는데 평생이 꼬박 걸렸다고 고백한 것처럼 말이다.
스페이스 가율은 〈아빠와 크레파스〉전과 더불어 두 가지 일일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창작동요 ‘아빠와 크레파스’에서 따온 전시 타이틀과 연결한 이벤트로, 아빠와 전시장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대형 컬러링 포스터를 증정한다.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은 7월 24일부터 8월 15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 전문 강사와 함께하는 〈보글보글 배스밤 만들기〉, 〈사각사각 크레용 만들기〉를 운영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안전을 위하여 소수 인원으로 운영, 사전예약은 필수다. 또한 직접 못 쓰는 크레파스를 새로 만들어보는 재활용 아트키트 〈집콕놀이: 리크레용 만들래용〉을 판매하여, 집에서도 전시와 연계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NFO
일 시 2021. 7. 14.(수)~9. 30.(목) 월요일 휴관
※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일정 변경 가능, 방문 전 홈페이지 확인 필수
장 소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
운영시간 10:00~18:00
문 의 055-344-1851, 1821

작성일. 2021. 0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