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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가율 2020 겨울방학 특별전 안녕: 파인 땡큐, 앤 유?(Hello: Fine Thank You, And You?)
지금 여러분의 기분은 ‘안녕’ 하신가요?

2020년은 ‘일상’과 ‘평범’이라는 단어가 그 뜻과 달리 매우 ‘특별’하게 사용되었던 해였다.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통해 세계가 이토록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었음에 놀라고, 그 길었던 시기를 참고 견뎌야 함에 깊은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불과 일 년 전 뉴스는 개인화된 사회에서 소통의 부재를 비판하고 이웃에 관심을 가지라는 경각심을 일으켜주었는데 이제는 안전을 위해 이웃과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바뀌는 아이러니에 빠져있다.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은 작금의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고자 <안녕: 파인 땡큐, 앤 유?>전을 기획했다. 안녕이라는 의미는 만남과 작별의 이중 메시지로 항상 유효한 단어다. 그래서 매해 우리의 연말연시는 미루었던 만남을 갖고 서로의 신뢰와 안녕을 나누 던 문화가 있었기에 새롭게 맞이한 언택트(Untact) 시대의 안녕이라는 것이 왠지 섭섭하기만 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나와 너의 관계를 전제하며 서로의 안녕을 위해 만남을 제약하자는 약속에서 출발 했지만 이로 인해 단절된 세상을 마주하게 됐다. 사회와 거리를 둔 사회인의 불안 심리와 스트레스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되어 우리 정신을 감염시키고 있다. 우리는 이제 ‘나’와 ‘너’의 안전과 감정이 안녕한지 먼저 물어볼 용기가 필요하다. 전시 <안녕: 파인 땡큐, 앤 유?>는 이렇게 정신적 안정을 잃은 사회 안에서 우리에게 치유로서의 예술의 가치와 역할이 무엇인지 가볍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주로 동네 시장을 스토리텔링하며 일상의 경험을 작품에 녹여내는 켡(박현지) 작가는 평면 일러스트에서부터 영상, 설치까지 다양한 작품 연출을 시도하는 시각 예술가이다. 자신의 이름이 타인에게 ‘켠지’라고 불리던 것에서 자연스럽게 변형된 예명 ‘켡’은 작품의 어디에도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글 속에 분명 존재하는 글자라는 의미를 담아 작가의 아이덴티티를 대신한다.

켡 작가는 자신의 소속, 즉 거주하는 지역에서의 생활과 일상을 디지털 일러스트로 표현하며 재미있는 상징물들을 찾아 관람객과 소통한다. 특히 작가는 사람들의 상호 작용 에너지가 가장 활발한 장소인 동네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단절되고 회피되는 곳으로 변해 버린 것을 아쉬워했다. 그녀는 <유성시장 시리즈> 작품을 통해 일상을 회복하는 수단으로서 예술의 의미가 무엇인지 기록하고 있다. 질병으로 시작된 인간관계의 거대한 불안은 소소한 추억들을 기억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작품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세상을 부유하는 작가의 작은 분신들은 이러한 일상의 순간순간을 기록하며 소외된 우리의 감정들을 환기한다.

이번 전시는 두 가지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진행한다. <안녕? 손 인사 프로젝트>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타인과 손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을 위로하기 위한 작품으로 전시장에 설치된 꽃 조형물을 관람객이 스티커를 붙여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민화 만화 엽서 컬러링>은 작가의 민화 시리즈 작품 도안을 자신만의 개성 있는 색으로 완성하는 활동으로 방학을 맞이한 어린이 관람객을 위하여 마련되었다. 두 가지 프로그램 모두 전시장에서 무료로 제공하여 체험할 수 있다.

한편 스페이스 가율 전시 <안녕: 파인 땡큐, 앤 유?>의 모든 관람객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하여 마스크 착용 후 입장함은 물론, 안내 데스크에서 제공하는 위생 장갑을 체험 및 전시 관람 종료 시까지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이 다시 안전하게 현장에서 작품과 소통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입장객 정원을 10명으로 제한, 거리 두기 관람에 대비하며 건강한 문화생활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시 2020.12.23.(수)~2021.02.28.(일) 10:00~18:00
장소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
참여작가 켡(박현지)
규모 회화, 영상, 설치, 입체 작품 30여 점
관람 및 체험료 무료(매주 월요일 및 설 연휴 휴관)
문의 055-344-1800/1851

글 박은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큐레이터 작성일. 2020.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