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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한계를 무너뜨린 정교한 파괴작들
이승희: 2020 TAO 展

지난 8월 23일(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잠정 휴관에 돌입했다. 돔하우스에서 진행 중인 2020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상반기 기획전 <이승희: 2020 TAO> 展을 감상할 수 없게 된 상황. 시민들로 북적여야 할 클레이아크미술관도 한산할 따름이다. 오는 11월 29일(일)로 전시의 막을 내리는 실정이 안타깝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예술 작품들을 금방 다시 눈앞에서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며, <이승희: 2020 TAO> 展의 특별한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이승희의 30년을 따라 걷는 독특한 관람 구조
전시는 소제목 ‘흙으로 사유를 축적하다 1990~2000’, ‘흙으로 도자를 그리다 2006~2016’, ‘호랑이 꽃 연작’, ‘2020 TAO_ 공간과 시간으로의 확장’순서로 진행된다. 전시명은 ‘TAO’가 도자기의 도(陶)와 흙물을 70회 이상 붓고 말리는 반복적인 작업 방식이 도(道)와 같다고 해서 쓰인 이름. 그 점을 생각하면 전시 소제목만 봐도 이번 전시가 이승희 예술가의 ‘30년에 이르는 예술관’이 담긴 전시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관람 구조가 독특하다. 여타 전시의 관람 방식과 다르다. 돔하우스의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동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돔의 특성에 따라 햇빛,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거대한 원형 작품 <Synchronicity(공시성)>이 보인다. 이미 전시는 시작된 것.

흙으로 타파한 고정 관념
“이게 흙이라고? 말도 안 돼.” 그의 작품은 연신 감탄을 유발한다. 이승희 예술가는 흙으로 만든 작품이라기엔 믿기 힘든 물과 종이의 재질감을 구현했고, 평면 그림에서 입체감을 느끼게 했다. 기존에 봐 온 회화나 조각의 형태가 아니다. 이승희 예술가는 ‘흙’이라는 재료의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한 것이고, 관람객은 작품을 봄으로써 도자와 회화 작품에 대한 편견이 깨진다. 이 느낌은 글과 사진으로는 결코 전할 수 없는 것이기에 직접 눈으로 봐야 한다.

작품에 흙물을 수십 번 바르고 말리며 얻은 얇은 두께와 유악을 발라 가마에서 굽는 반복적 수작업 방식은 이승희 예술가만의 독보적인 길을 만들었다. 그의 작품은 도예와 비도예, 회화와 도자 작업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그 경계로부터 자유롭다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이승희: 2020 TAO> 展은 작가의 작품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전시를 완전히 즐기고 향유하기 위해서는 1층 중앙에 비치된 그의 일기장과 고객 쉼터에 마련된 이승희 예술가의 인터뷰 영상을 모두 봐야 한다.

일기장 중 ‘유약일기’와 ‘검푸른 검붉은 검은 색깔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하다’를 보면 작품 제작 과정과 그가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또 ‘뉴욕일기’를 보면 이승희라는 예술가가 예술에 몸담은 태도 를 몇 장의 종이로나마 느낄 수 있다.

계속해서 글과 작품으로만 이승희라는 예술가를 가늠했다면, 이제 영상으로 그를 만나 볼 차례. 약 18분의 인터뷰를 시청하면 그의 관념과 철학,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이전보다 전시에 대한 흥미가 더 크게 생기게 될 것이다. 어쩌면, 감상하던 길을 되돌아 다시 한번 감상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걷기만 해도 송골송골 이마에 땀이 맺히던 여름이 지났다. 선선한 공기 덕분에 밖을 나서기 좋은 계절, 가을이 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승희: 2020 TAO> 展은 가을이 끝날 무렵 막을 내린다. 부디 막을 내리기 전에 코로나19의 상황이 호전되어 이번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많아지길 바란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을 직접 찾기 힘든 경우, 유튜브 채널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을 찾아보자. 제목 ‘돔하우스이승희 2020TAO Part 1’(~Part 4) 영상들을 통해 <이승희: 2020 TAO> 展을 간접적으로나마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안내
2020 온라인 전시 감상 교육 프로그램 <너의 생각을 펼쳐 TAO>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미술관의 방문이 어려운 관람객들을 위해 온라인 전시 감상 교육 프로그램 <너의 생각을 펼쳐 TAO>를 준비했다.

감상 교육 프로그램 참여 방법
1 준비 ‘생각을 자유롭게 하는 흙’ 워크시트 출력하기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홈페이지 → 교육·체험 → 전시 연계프로그램
2 감상 유튜브 영상 ‘너의 생각을 펼쳐 TAO’ 감상하기
3 표현 ‘나만의 작품 만들기
4 공유 작품 사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기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해시태그를넣어TAO
※ 해시태그 삽입 필수, 이벤트2 자동 응모
※ 이벤트 1, 2의 자세한 내용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전시 연계 프로그램
‘2020 온라인 전시 감상 교육 프로그램 <너의 생각을 펼쳐 TAO> 게시물을 확인해 주세요

글 권혁제 에디터 작성일. 2020. 0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