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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키움 <거인 피자-Giant Pizza>展
일상이 특별해지는 거인 피자 만들기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키움(Ki;um)’은 아이(Kid)와 미술관(Museum)의 영문 앞, 뒷글자를 조합하여 만든 합성어다. 어린이를 위한 예술 공간 키움은 2015년부터 매년 새로운 주제의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어린이들이 꼭 경험하면 좋을 예술적 체험을 위하여 창작그룹 ‘아리송’의 <거인피자-Giant Pizza>展을 지난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내년 3월 1일(일)까지 펼쳐지는 장기 전시 특성상 어린이들의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는 체험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작품 손상 등에 대한 보완 작업을 마치고 11월 29일(금)부터 재전시를 시작했다.

‘아리송’은 이화여자대학교 영상 디자인 대학원의 클래스메이트로 만난 이혜로, 정승민, 한지윤 작가 3인이 모인 창작그룹이다. 2015년부터 어린이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의 기획·전시를 지속해서 펼치고 있다. 아리송이 선보이는 <거인 피자-Giant Pizza>展은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책 <아빠와 피자놀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전시다. <아빠와 피자놀이> 속에 등장하는 아빠는 밖에 나가지 못해 우울한 아들을 식탁에 올려놓고 피자 반죽처럼 다리를 쭉쭉 늘려주며 아들을 빙글빙글 돌린다. 아빠의 장난에 우울했던 아들의 기분은 어느새 밝아진다. 아리송은 상상과 위트가 일상에 작용하는 긍정적 요소에 주목했다. 또한, 솜과 천으로 제작된 거대한 피자 반죽 위에 일상의 사물들을 피자 토핑으로 올리는 활동을 통해 놀이와 감상 그리고 체험의 삼박자를 갖춘 어린이용 작품을 기획했다.

전시장 내에는 때수건, 수건, 발 매트, 러그, 타이어, 부채, 걸레, 바가지 등 일상 사물들이 놓여있다. 전시를 체험하는 특별한 규칙은 없다. 아이들은 사물들을 관찰하다 놀이를 시작한다. 피자 반죽 위에 가져온 바가지를 모자처럼 머리에 쓰고, 새우쿠션을 베개 삼아 누워 빨간색 러그를 이불처럼 덮는다. 바나나 잎으로 칼싸움을 하고, 옥수수 공을 서로에게 던지는 등 피자 반죽 위에서 놀이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실시간으로 카메라를 통해 영상으로 보인다. 영상 속 아이들은 베이컨이 된 분홍색 수건, 파인애플이 된 노란색 부채, 방울토마토가 된 빨간색 바가지, 치즈가 된 발 매트와 함께 움직이는 피자 속 토핑이 된다.

놀이 활동을 겸하는 이번 전시는 아이들에게 체험 과정을 통해 창작 활동의 기본인 ‘다르게 보기’를 경험하도록 기획됐다. 하지만 꼭 의도대로 아이들이 전시를 경험하지 않더라도 문제는 없다. 시각적으로 다채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가득한 미술관에서 어린이들에게 ‘작품을 만지지 마세요.’, ‘눈으로만 보세요.’ 등 관람 예절을 지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작품의 일부가 되어 전시물을 자유롭게 만지고 경험하는 주체적인 감상 활동을 하는 것과 아이들이 예술 작품을 조금 더 쉽게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변화도 생겼다. 10개월의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전시를 관람하고 콘텐츠를 향유하는 방식이 조금씩 발전한 것이다. 일상 사물들과 피자라는 친숙한 음식의 결합으로 엄마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독특한 ‘일일 체험패키지’가 생겨났다. 전시 활동을 마치면 피자 토핑 스티커가 포함된 리플릿을 받을 수 있는데, 미술관에서 체험을 마친 후 피자 가게에 가서 피자를 기다리는 동안 피자 조각 모양의 리플릿에 스티커를 붙이며 다시 한번 전시 체험을 떠올리고 실제 피자를 부모님과 함께 먹는다. 또는 집에 돌아와서 전시의 모티프가 된 윌리엄 스타이그의 동화책 <아빠와 피자놀이>를 읽거나 피자를 그려보기도 하고 실제로 함께 만들어보는 등 전시 콘텐츠를 활용한 2차 체험이 진화하고 있다.

키움에서 거인 피자를 만든 하루, 아이들의 일상이 조금 더 특별해질 것이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거인 피자를 만난 것처럼 재미있는 일들이 아이들의 일상에 펼쳐질 것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평소와 다른 시각으로 재미있는 일을 찾아볼 수 있는 상상의 힘이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다. 또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키움은 어린이들을 더욱더 넓은 예술의 세계로 발 디딜 수 있도록 ‘어린이와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앞으로 키움과 키움 속에서 성장할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기간 2019.11.29.(금)~2020.02.16.(일)
장소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돔하우스 키움
참여작가 창작그룹 아리송
관람방법 적정인원 1회 최대 10명 이내, 체험시간 30분 제한
평일 10:00, 11:00, 13:00, 14:00, 15:00, 16:00, 17:00 정시 입장
주말 및 공휴일 사전 관람 예약 필수 (홈페이지 참조)
관람료 성인 2,000원 / 청소년 1,000원 / 어린이 500원 / 미취학 아동 무료
※ 매표 1회 발권으로 미술관의 모든 전시 관람 가능
문의 055-340-7000

글 홍현경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큐레이터 작성일. 2019. 12.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