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었으니 파티를 하자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는 연말부터 연초까지 ‘호그마니’가 열린다. 호그마니는 스코틀랜드 언어로 ‘새해가 되었으니 파티를 하자’는 뜻을 담고 있는 축제다. 호그마니 기간 중, 스코틀랜드를 방문하면 커다란 목제 보트를 둘러싸고 횃불을 든 수천 명의 시민을 만날 수 있다.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인 대형 목제 보트를 불태우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다. 목제 보트를 불태우는 것은 17세기 말 바이킹족이 자신들이 얻은 가장 좋은 배를 에든버러 항구에서 불태우며 잔치를 하던 풍습에서 유래됐다. 그 외에도 시민들이 스코틀랜드의 중세 시대 복장으로 횃불을 들고 행진하는 ‘토치라이트’와,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스트리트 파티’가 있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색색의 불꽃놀이는 밤하늘을 환상적이며 아름답게 수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싸움도 축제가 될 수 있다?
페루의 쿠스코에서는 연말에 ‘타카나쿠이’가 열린다. 타카나쿠이를 간단히 설명하면 ‘싸움 축제’다. 축제 참가자들은 수백 명의 사람 앞에서 심판의 중재 하에 격렬하게 싸움을 벌인다. 설명만 놓고 보면 살벌하지만, 타카나쿠이는 페루의 전통 축제다. 한 해 동안 속으로 쌓아온 응어리를 겉으로 발산하여, 서로에게 쌓인 불만을 풀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싸움에는 나름의 규칙도 존재한다. 발차기와 주먹은 사용해도 되지만, 이빨로 물거나, 상대가 쓰러졌을 때 가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싸움이 끝나고 나면 함께 춤을 추거나 껴안으며 화해해야 한다. 페루인들은 타카나쿠이를 통해 다툼 없는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악마와 함께 춤을!
에에콰도르의 피야로에서는 연초에 ‘디아블라다’라는 축제가 열린다. 디아블라다는 악마 축제라고 불리기도 한다. 축제 참가자들이 섬뜩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의 악마 분장을 한 채, 길거리에서 춤을 추거나 행진 행렬에 함께 하기 때문이다. 독특한 점은, 축제에 참여하는 남자들은 여장 또는 중성적인 분장을 하는 것이 전통이라는 사실이다. 남성에게만 주어진 이 전통의 시작은 여러 갈래로 해석된다. 가장 영향력이 높은 해석은 남자들이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여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축제 참가자들은 다양한 모습의 악마는 물론, 한 해 일어났던 주요 사건과 화제의 인물들을 풍자하고 조롱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