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사람이 되어 나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면, 쓰기를 통해 삶의 아픔을 치유하고 용기 있게 살아가는 멋진 언니들의 이야기를 읽어 보자.언젠가 한번쯤은 우리도 그녀들처럼 담백하게 내 이야기를 쓰게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와 함께 말이다.
단풍객잔
김명리│에세이│소명출판│352p
제목부터 낭만적인 ‘단풍객잔’은 시처럼 읊게 되는 아름다운 산문집이다. 시인의 노래를 듣는 기분으로 단숨에 읽게 되는데, 표현은 간결하지만 글마다 숨겨둔 뿌리가 깊다. 가을 낙엽을 밟으면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듯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속에서 조용한 울림이 들린다.
작가가 글로 담아낸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길에서 마주치는 동네고양이의 눈 빛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어떻게 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건지, 마냥 존경스럽고 경이로운 글 솜씨다.
세 엄마
김미희│에세이│글항아리│224p
마음이 아플까 봐 선뜻 읽기가 두려웠지만, 예상과는 달리 작가의 글은 무척 담백했다. 그래서 좋았다.
파란만장한 인생의 소용돌이, 그 속에서도 그녀는 의연하고 용감했다. ‘나라면 어땠을까’를 상상하는 동안 그림책처럼 책장이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슬프지만 아름답고, 아프지만 멋진 엄마라는 존재. 그 자체로도 우리는 용기를 낼 수 있다. 무소의 뿔처럼 나아갈 그녀를 힘차게 응원하고 응원한다.
내가 이토록 평범하게 살 줄이야
서지은│에세이│혜화동│224p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제목 아래, 읽고 쓰는 동안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작가의 여정이 매력 있게 다가온다. 어린 시절의 위대하고 방대한 꿈을 뒤로하고,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야 현실에 순응하는 모습이 퍽 공감 간다. 그럼에도 작가는 스스로가 규정한 한계를 벗어나자고, 불행에 대처할 마음의 근력을 키워보자고 응원한다. 마치 ‘걸크러쉬’ 매력을 풍기는 옆집 언니가 인생 상담을 해주는 듯하다. 그녀의 글을 통해 나 또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용기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