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인간관계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소원해진 사이를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를 통해 주변 가까운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려본다.

온라인에서 가까워지는 부자
빛의 아버지: 파이널 판타지 ⅩⅣ ALL 드라마 | 일본 | 114분 | 2019년
올해 1월 국내 개봉한 따끈따끈한 신작. 승진을 앞두고 있던 아버지는 돌연 회사를 그만 두게 된다. 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아키오는 어릴 적 함께 했던 온라인 게임 ‘파이널 판타지 14’를 선물한 후 소통을 시도한다.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게임 속에서 아버지를 빛의 전사로 만들기 위한 ‘빛의 아버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아키오. 대화가 없어진 부자가 게임을 통해 그간 못했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유대감을 회복하는 감동적 실화이다.

복잡미묘한 11살
우리들 ALL 드라마 | 한국 | 94분 | 2015년
2016년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2017년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 수상에 빛나는 탄탄한 실력파 윤가은 감독의 작품. 외톨이인 초등학교 4학년 선은 방학식 날 전학생 지아를 만나 순식간에 친해져 생애 가장 반짝이는 여름을 보낸다. 그런데 개학 후 만난 지아는 어찌된 일인지 냉랭하기만 하다.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 관계를 회복해 보려는 선은 그만 지아의 비밀을 폭로해 버리고 마는데······. 어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11살 아이들의 섬세하면서도 복잡미묘한 관계를 보고 있노라면 불현듯 내 어린 날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마음 한 구석이 울컥해진다.

행복한 부부란 무엇일까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12 드라마 | 미국 | 105분 | 1979년
남편과 아들을 뒷바라지하며 살던 아내 조안나는 어느 날 새 인생을 찾겠다며 집을 나간다. 남편 테드는 혼자서 회사일, 집안일, 육아까지 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1년 반이 흘러가며 적응해가던 가족들 앞에 갑자기 나타난 조안나는 아들을 데려가겠다며 양육권 소송을 제기한다. 40여 년이 지난 영화이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가 느끼고 있는 가사 분담, 육아 고충 등에 대한 깊은 공감대를 만드는 작품. 이혼 소송을 진행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자기 반성을 하는 부부의 모습을 보며 행복한 부부와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