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편안한 산책로
이색적인 판석과 푸른 잔디가 어우러진 미술관의 산책로는 시각적으로는 아름답지만, 판석 사이 유격과 고르지 못한 경사면으로 인해 노약자의 보행 및 휠체어와 유아차 이동 불편이 컸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돔 하우스에서 큐빅하우스로 이어지는 약 280m 경사면의 판석 간 유격을 최소화하고 노면을 최대한 평탄화하는 공사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좀 더 편안하게 모두가 편안하게 미술관 산책로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두가 즐기는 문화예술 경험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모두가 즐기는 문화 예술 경험의 장’을 교육비전으로 삼고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미술관 교육과 심리 접근성 제고를 위해 작품 감상 콘텐츠를 개발·운영해 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뉴 락(New rock)> 전시의 청각장애인용 수어 해설 영상과 시각장애인용 오디오 가이드를 제작하고 각각 홈페이지와 미술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포하였다.
더불어 장애인의 실질적 문화향유 기회를 넓히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는 ‘무장애 전시 감상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 중이며 올해는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농아인연 합회와 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의 수요 조사를 토대로 기획된 프로그램은 작년 12월에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총 2회에 걸쳐 진행되었다. 회당 5명의 시각장애인이 5명의 보조자와 함께 참여했으며 모집과 보조자 동행, 차량 운행은 (사)경상남도 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김해지회가 함께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원근, 모양, 질감, 색, 크기와 같은 자세한 시각적 정보를 담은 특별 도슨트를 운영하고, 일부 작품을 손으로 만지며 촉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시각 이외에 후각과 촉각을 자극하는 조향 체험과 도자체험도 병행했다. 올해는 레플리카(원작의 복제품)를 만져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함께 다른 감각을 환기시키는 체험들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이러한 미술관의 노력은 그저 형식적이거나 시혜적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에 대한 좀 더 나은 이해와 즐거운 감상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매회 참여자 경험을 모니터링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를 해 나갈 예정이다.
모두를 위한 장벽 없는 미술관
우리가 오감이라고 부르는 감각 중, 현대인들은 시각적 감각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살고 있다. 학습과 업무처리로부터 오락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시각적인 정보와 자극의 크기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사진과 영상, AR, VR 등의 기술 발전은 이러한 경향을 앞으로 더 가속화시킬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우리 감각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이는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 양쪽 모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시각 이외의 감각들을 일깨우고 발달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현대미술에서도 시각 이외의 감각들, 즉 청각에 의존하는 사운드 아트, 촉각적 감각을 활용한 조각 등의 다채로운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지난 2021년 전시 <시시각각 ; 잊다있다>에서 소리·공기·냄새·온도·빛 등을 활용해 시각 중심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송예슬 작가의 독창적인 뉴미디어 아트 작품들을 소개하여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