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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삶의 발전과 지속성을 위한 시민자산화의 개념과 이해
유·무형의 공동체 자산의 필요성과 그 사례
글.전은호 제물포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

시민자산화의 개념

시민자산화가 아직은 생소하고, 가야 할 여정이 많이 남아있는 실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개념을 고민하는 것은 시민자산화의 취지와 핵심 가치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래서 시민자산화로 불린 이유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하여 구성하는 단어들의 사전적 개념 속에서 내포된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시민’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나라 헌법에 의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가지는 자유민’이라 말하는데, 여기서 ‘사회’의 일원이란 의미에서의 ‘사회적 시민성’이 중요하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개인, 국가, 기업의 범주를 넘어서는 제3의 영역 속에 ‘나’를 포함한 ‘우리’가 마을과 도시를 구성하는 주체로 등장하는 경우들을 만나게 된다. 일례로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아무개의 나 또한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게 되는 것과 상통한다. ‘자산’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으로서의 의미와 동시에 ‘성공하거나 발전하는 바탕’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로써 시민 자산은 시민의 삶의 토대로서의 물적 공간과 사회적 관계에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관계 자산에서 물리적 공간, 시민 경제의 영역까지 광의로 해석할 수 있다. 시민자산화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화’이다. 사전적으로는 될 화(化)로써 ‘되게 하는 것’이란 의미로, 자산화의 주체인 사회구성원으로 ‘시민 스스로 자산을 만들어가는 것’의 중요성과 방식으로서 ‘사회적’이고 ‘우리적’인 것으로서의 ‘공동 소유와 민주적 운영’ 등의 구체적인 지향을 제시한다. 이러한 의미들을 조작적 이나마 모아내면 ‘시민이 미래 발전의 토대로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일련의 행위’로 시민자산화를 개념 지을 수 있다.

시민자산화의 필요

다소 난해한 개념화지만, ‘시민’으로서의 ‘나’이자 ‘우리’가 삶의 토대인 ‘자산’을 함께 공유하고 운영함으로써 시민의 삶의 발전과 지속성을 형성해 간다는 점에서 시민자산화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시민자산화는 왜 필요한가? 다양한 이유 속에서 핵심적인 몇 가지만 정리해보면, 가장 먼저 시민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명제가 일상에서는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 시민이 도시의 주인이 되기 위하여 시민적 행위의 토대들이 시민의 자산이 될 필요가 있다. 시민자산화는 도시 문제의 해법으로서도 작용한다. 시민이 주인이 되면 시민들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토대가 확보되면서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대표적인 부동산 문제의 해법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시민이 자산을 지니고 있으면 자산 기반의 지역 발전 접근이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자산을 기반으로 지역공동체의 부가 형성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우리가 시민자산화를 통한 공동 소유와 민주적 운영의 과정을 통하여, 소속감과 책임감, 함께 만들어가는 협력적 거버넌스의 과정, 이를 통한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의 구현 등 의 효과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단순히 만들어진 결과로서의 시민자산 확보를 넘어서는 과정에서의 다양한 임팩트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자산화의 시도와 경험은 의미가 있다.

사례 살펴보기

국내에서 시민자산화 사례들이 속속 시도되고 성과들이 회자 되고 있다. 시민들의 지속 가능한 사업 환경을 위한 자산화에서, 지역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며 지역 발전을 도모해가는 자산화에 이르기까지 그 양태도 다양하다. 시민자산화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 되고 있는 목포의 ‘건맥1897협동조합’ 사례는 침체 되고 낙후된 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포 만호동 일대의 지역 주민들과 건해산물 상가 거리 상인분들의 협력으로 이루어낸 성과다. 건어물과 맥주를 결합한 ‘건맥축제’의 성공을 발판으로 100명의 주민이 함께 출자하여 빈 상가를 매입해 공동으로 소유하고 함께 운영해감으로써 거리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시민이 함께 지역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해 가기 위한 해법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에서 물리적 공간을 함께 소유하고, 지역의 자원을 토대로 마을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거리 축제를 일상화하고 지역의 명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도시의 주인으로서의 소속감과 성취감과 함께 만들어내는 과정에서의 결속력들이 생겨나고 있다. 시민 주도의 일상적 재생을 해내는 모델로 발전해가고 있는 배경에는 시민자산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공동으로 만들어 낸 것에 있다.

우리도 시민자산화 하기

김해시의 주인은 바로 우리 여러분이다. 문화 도시의 시민으로서 우리의 삶의 토대들이 시민 자산으로 형성되는 것을 상상해보자. 나의 일상에서 만나는 마을 상점들이, 시민이 소통하는 거점 공간들이, 김해라는 도시브랜드가, 우리 지역의 오래된 스토리와 문화가 시민의 공유자산이 되어 시민이 함께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시민자산을 토대로 만들어 가는 지역의 발전, 그에 따른 유익이 시민에게 다시 이어지는 문화를 만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이를 위하여 우리는 무엇부터 해가야 할까?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다는 인식, 함께 하면 시민의 삶의 토대를 같이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희망,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시민으로서의 소속감과 책임감과 함께 창조해가는 즐거움, 결국 문화도시 김해가 공유하려는 시민문화는 시민자산화를 통하여 한 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도전의 길을 만들어갈 김해의 주인인 여러분들을 힘차게 응원한다.

작성일. 2022.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