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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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공예창작의 새로운 중심지가 되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최정은 관장
도시의 정체성은 그 도시가 가진 역사와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조선 여도공 백파선부터 상동 백자 가마터, 김해 분청사기까지. 예부터 공예 중심지였던
김해는 세계 최초 건축도자전문 미술관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을 비롯한
풍부한 공예 자원을 바탕으로 2021년 유네스코 ‘공예와 민속예술’ 창의도시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지난 2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공예창작지원센터’ 신규 대상지 공모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김해를 중심으로 부산·경남 공예창작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될 ‘공예창작지원센터의 문을
최정은 관장과 함께 열어보았다.

새롭게 문을 여는
공예창작지원센터 소개를
먼저 해주신다면?

‘공예창작지원센터’ 신규 대상지 공모 사업은 공예문화산업 증진을 위해 지역 공예 거점 역할을 수행할 대상자를 선정하는 사업이에요. 신규 선정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김해를 중심으로 부산·경남 공예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되고요. 미술관 부지 내에 디지털 공예실과 네트워킹 공간, 영상 및 사진 촬영실, 장작가마 등이 신설될 계획입니다. 또한 △서울 이남 최고의 첨단디지털 공예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 △연계 활용성 높은디지털 공예 장비 구축으로 공예 전 분야 지원 △3D 융복합 분야로 청년 공예가 육성, 지역 정착 지원 △공간, 기자재, 교육, 프로모션, 네트워킹 등 전방위 창작 지원 △공예, 역사, 관광을 잇는 스토리텔링 마케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게 됩니다.

공예창작지원센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시다시피 김해는 공예 자원이 풍부한 도시입니다. 특히 미술관이 위치한 진례면은 현재 60여 개의 도자공방이 있고 인근에 분청도자박물관, 전시판매관, 도자소공인특화지원센터 등이 모여 있어요. 한마디로 공예산업 인프라 초인접 조성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는데요. 그 이유는 지역 공예가와 교류하고 관련 산업을 이끌어나갈 구심점이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그 역할을 ‘공예창작지원센터’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또 하나는 반성인데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2006년 개관 이후 국제 교류, 창작 지원, 전시,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이뤄낸 성과가 지역에 확실한 파급효과로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공예창작지원센터’를 통해 국가 기관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지역 공예가의 창작 지원과 프로모션을 더 효과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미술관이 쌓아온 탄탄한 성과가
최종 선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성과를 꼽아주신다면?

세라믹창작센터에서 진행한 국제교류 사업을 꼽고 싶습니다. 해외 유명 작가를 초청해 지역 작가와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해외 페어에 출품하는 등 해외 프로모션을 다수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이 김해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공예 및 민속예술 분야)에 가입하는 데도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고요. ‘공예창작지원센터’ 역시 미술관의 국제교류 성과가 주요 선정 요인으로 평가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높은 수준의 전시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저희 미술관이 타 시도립 미술관에 비해 어린이 교육, 건축도자 체험 등 선제적으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습니다. 덕분에 관람객 수가 많은 편이고 이는 ‘공예창작지원센터’를 통한 작가들의 홍보 및 작품 판매에도 유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해뿐 아니라 부산·경남 지역을 함께
아우르는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현황 조사를 해본 결과 부산 지역은 많은 공예가와 공방이 있음에도 공예 분야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공공기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예창작지원센터’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이라 판단했고요. 특히 부산과 김해는 경전철과 광역버스로 통행이 가능한 데다 미술관까지는 한 시간 이내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희가 경남과 부산권을 함께 아우르겠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했고 이 부분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산시와 다르게 김해시는 공예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왔습니다. 그러한 노력들이 ‘공예창작지원센터’ 선정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고 생각하고요.

무엇보다 지자체와 수행기관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김해문화재단의 강력한 의지가 최종 선정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추진 사업으로 디지털 공예 분야를
꼽으신 이유가 있다면?

지역 공예가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한 결과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도자, 디지털 공예 장비 지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도자공예와 타 분야 접목 활용도가 높은 디지털 공예 장비 구축이 필수적임을 확인했고요. 또한 현황 조사를 통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20~30대 공예가의 비중이 수도권에 비해 매우 낮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부산·경남 지역 대학교의 공예 관련 학과는 18개, 재학생은 600명이 넘거든요. 그렇다면 이들이 지역에 정착해서 공예 산업을 키우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그 해답 역시 젊은 층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디지털 공예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공예창작지원센터’는 도자를 비롯한 섬유, 목공, 금속 등 공예 전 분야를 지원하되 디지털 공예 특화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고요. 또한 김해시가 첨단디지털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거든요. 3D 디지털, 융복합 공예 분야 개발 및 지원을 통해 4차 산업구조에 대응하는 미래형 공예 비전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예와 역사, 관광을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 특화를 강조하셨는데요.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지역에서 안정적인 공예 창작을 이어가기 위해선 마케팅과 판매 전략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지역 공예가들과 함께하는 도자벽화 특화사업을 통해 관광 명소로 만든다거나 부산·경남 지역의 관광, 역사 자원을 연계한 다양한 프로모션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조선 여도공 백파선과 김해 분청사기와 같은 역사 스토리를 작가의 작품과 연결한다거나 부산·경남 지역의 축제 장소 및 관광지에 위치한 식당, 카페와 공예가를 매칭해 식기 개발을 해볼 수도 있을 테고요. 박물관, 미술관과 연계한 공예상품 개발 협력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지역의 풍부한 공예 자원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예와 역사, 관광이 서로 엮이면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센터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공예창작지원센터를 기대하는 분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

설레기도 하고 많은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곧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지역 공예가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그분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서 ‘공예창작지원센터’의 방향성을 더욱 명확히 할 예정이고요. 무엇보다 그분들이 더욱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창작, 교육, 마케팅, 판매 유통, 국제교류, 해외진출 등 체계적인 지원을 해나가겠습니다. 이와 함께 지역민이 일상에서 공예를 더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공예 문화 확산에도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시고, 많이 활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내 공예창작지원센터 구성도


작성일. 2024. 0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