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깊이를 가진 여섯 개의 현이 진동하며 각기 다른 소리의 물결을 만들어 낸다. 매끈한 몸통과 잘록한 허리춤 사이로 숨어든 물결은 울림통 속에서 비로소 음악으로 탄생한다.
음계와 화음, 리듬을 모두 연주할 수 있는 통기타는 서정적인 노래부터 밝고 경쾌한 곡까지 모두 표현할 수 있는 팔색조의 매력을 지녔다. 여기 통기타에 풍덩 빠진 동호회가 있다.
통기타로 대중가요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동호회 ‘라돌체’는 초청 공연과 거리 공연 등으로 많은 사람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전한다. 낭만과 즐거움이 있는 동호회 이야기를 이미회 회장을 만나 들어 봤다
동호회 ‘라돌체’의 시작이 된 주민 자치 센터 문화 강좌
이미회 회장을 필두로 라돌체의 회원들은 모두 김해시 장유3동 주민 자치 센터의 문화 강좌 ‘통기타 계속반’ 출신이다. 주민 자치 센터에서 문화 강좌를 함께 듣던 수강생 모두가 대회를 계기로 친해지면서 동호회를 결성했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제2회 김해시 주민 자치 센터 교양 강좌 경진 대회’를 준비하면서 수강생들은 서로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연습하고 어울리면서 많이 친해졌기 때문이지요. 모두 한마음으로 동호회를 결성했고 아름답게 연주 하라는 악상 기호 돌체(Dolce)에서 영감을 얻어 ‘라돌체’라는 이름으로 동호회 활동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경진 대회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동호회 활동을 시작한 이 회장과 라돌체 회원들. 이들은 사람들에게 통기타의 매력을 전파하고자 많은 공연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작년 3월 ‘대청천 걷기 대회’ 버스킹 공연을 시작으로 초청 공연, 경연 대회 참가, 안전사고 피해 학생의 쾌유 기원 공연 등 2019년 한 해만 총 11번의 공연과 행사를 진행했다. ‘제3회 김해시 주민 자치 센터 교양 강좌 경진 대회’에서는 2년 연속 금상을 받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활발한 외부 활동은 동호회 안에서 이뤄지는 탄탄한 내부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와 목요일 저녁 8시에 함께 모여 기타와 노래 연습을 하고 월례 회의와 매년 정기 총회, 임시 총회를 실시해 회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했다. 자체 발표회와 송년의 밤 행사는 동호회의 결속력을 더욱더 끈끈하게 만들었다.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면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
동호회를 이어주는 힘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려던 라돌체에 코로나19라는 위기가 닥쳤다. 올해의 연간 계획이 모두 무산됐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복지 시설과 양로원, 요양 병원 등지에서 봉사 활동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몸이 불편하고 적적한 시간을 보내고 계실 어르신들께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 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대신 많은 연습과 공연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습니다. 어서 저희의 음악을 들려 드릴 수 있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도 라돌체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끊임없이 활동을 이어가는 라돌체의 에너지 원천은 무엇일까? 이 회장은 ‘회원 간의 끈끈한 정’이라고 말한다. “가족처럼 끈끈한 정이 우리 동호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입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동호회 로고는 김성백 부회장의 따님이 디자인해 주셨습니다. 작곡을 전공한 배영혜 음악 감독은 공연에 사용할 음악을 매번 편곡해주십니다. 미용학과 교수님이신 곽형진 회원은 공연마다 저희의 헤어스타일을, 최현정 회원은 메이크업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연습 장소가 따로 없었던 저희에게 조영숙 회원은 따님이 운영 중인 피아노 학원 연습실을 빌려주셨습니다. 이외에도 한 분 한 분 다 소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상부상조하면서 동아리를 위해 마음을 씁니다. 모두 참 감사하고 소중합니다.”
“회원 간의 끈끈한 정이 큰 자랑거리”
계속해서 이어가는 동호회 활동
하고 싶은 공연도 많고 열정도 가득한 라돌체의 회원들은 작은 아이디어도 그냥 넘어가질 않는다. 배 감독이 낸 공연 아이디어는 회원들의 마음에 뜨거운 불씨를 지폈다. “작년 8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한창이었을 때 배 감독은 울릉도와 독도에서 버스킹 공연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냈습니다. 즉흥적으로 낸 아이디어에 회원들 모두가 흥미롭다며 공연 회의에 돌입했습니다.”
곡 선정부터 의상과 배편, 숙박까지 모든 일정을 정비한 라돌체 회원들은 대망의 울릉도, 독도 버스킹 공연을 떠났다. “울릉도의 도동항, 나리 분지 등 총 4곳에서 버스킹 공연을 했습니다. 독도는 하선 후 20분 정도 밖에 머물지 못하기 때문에 <독도는 우리 땅>, <울릉도 트위스트>, <홀로아리랑> 세 곡을 연주했습니다. 특히 독도에서 공연을 한 날이 ‘동해 영토 수호 훈련’ 기간이라 더욱 감회로웠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를 찾아주신 관광객분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참 뿌듯했습니다. 회원들과의 돈독한 관계가 특별한 공연을 탄생시켰습니다. 내년에는 더 기발한 아이디어로 색다른 곳에서 공연해 보고 싶습니다.”
음악으로 많은 곳에 봉사하는 동호회가 되고파···”
삶과 음악 그리고 일상 속 ‘라돌체’
동아리 활동 바탕에는 일상이 있다. 교육 공무원이자 문성대학교와 마산대학교의 겸임 교수로 재직했던 이 회장. 퇴직 직전 나빠진 건강은 일상을 위협했다. “의사 선생님께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취미 생활을 권유 하셨습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워낙 좋아했기에 통기타 연주와 노래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통기타가 저에게 운명의 손을 내밀어 준 것 같습니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위로를 건네줄 취미 생활이 있으면 새로운 삶의 방향이 하나 더 열린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동호회 가입 희망자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연주 실력이 뛰어난 분보다 기존 구성원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분이셨으면 합니다. 라돌체는 단순히 연주만 즐기는 동호회가 아닙니다. 음악으로 사랑을 전하고 회원들과 깊은 정을 나누는 것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
동호회 라돌체
활동 분야 음악(통기타)
정기 모임 시간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 목요일 오후 8시
정기 모임 장소 김해 장유동 금영빌딩 드럼스토리
대표자 이미회
메일 ffox31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