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렇게 꽃을 좋아하는 사람인 줄 몰랐어요. 꽃을 수놓으니 무심코 지나가던 길도 특별하게 느껴져요. 야생화를 보면서 ‘어? 내가 수놓은 꽃이다!’라며 반가워하고는 해요. 제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요.”
‘이 강좌에서 배우는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꽃 자수반의 김미선 수강생이 말했다. 외출이 자제되는 요즘이지만, 이 수업에서만큼은 매일 꽃구경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 또한 표했다. 단순한 강좌로 그치지 않고 꽃과 우리 전통문화와 친해지는 재미, 또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김해문화의전당 아람 배움터 강좌 ‘꽃 자수반 / 전통 자수반’을 소개한다.
자수는 작업 시간이 긴 수공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변해가는 요즘과는 다른 ‘슬로우 취미’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은 그만큼의 집중과 인내가 필요한 일임을 뜻한다. 그렇게 차분히 수를 놓다 보면 정서적인 안정에 도움이 된다. 오래도록 자수를 사랑해오며, 자수를 자신 있게 ‘좋은 취미’라 이야기하는 정지원 강사와 자수를 할 때만큼은 긴 시간이 순간처럼 느껴질 만큼 행복하다는 김미선 수강생을 만나 강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사 정지원
2016 『처음 배우는 우리 꽃 자수』 출간
2019 『나의 꽃 자수 시간』 출간
김해문화의전당 아람배움터 자수 강사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자수 강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자수 강사
아람배움터 ‘꽃 자수반 / 전통 자수반’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정지원 예전부터 김해문화의전당에 대한 문화적인 동경이 있었습니다. 이후 좋은 기회로 2017년 초에 정식으로 강좌를 오픈했습니다. 기존에는 꽃 자수반만 진행했었는데, 전통 자수 강좌 개설 문의가 빈번히 있어 지난 6월부터 전통 자수반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미선 전시 및 공연 등의 관람으로 꾸준히 김해문화의전당을 찾아왔습니다. 우연히 아람배움터 강좌 소개를 보게 되었고, 2018년 3월부터 약 2년 동안 꽃 자수반을 수강 중입니다.
강좌 꽃 자수반 / 전통 자수반 매력을 알려주신다면요?
정지원 자수는 실용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예술 분야입니다. 감상용만이 아닌 실제로 쓰이는 생활품에 수를 놓아 일상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입니다. 내가 수놓은 꽃은 생화와 달리 영원히 지지 않고 내 곁에 있다는 사실도 소중히 다가옵니다.
김미선 우리 강좌는 흔히 알려진 프랑스 자수 기법뿐만 아닌 더 섬세한 ‘우리 자수’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자랑거리입니다. 제가 이 강좌를 수강하게 된 첫 번째 이유입니다.
강좌의 커리큘럼 및 수업 진행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정지원 꽃 자수반은 십자수 실을 사용하여 쿠션, 파우치, 가방, 베개, 브로치, 거울 등 준비된 소품에 꽃을 수놓아 실생활에 필요한 소품을 완성합니다. 전통 자수반은 실크 원단과 실크 실을 사용하는데, 소재 특성상 주로 감상용 작품이나 장식용품을 만듭니다.
김미선 수업은 모두 1대 1 개인 강좌로, 개인별 진도를 나갑니다. 선생님이 기초부터 단계별, 수준별로 코치를 해주시는데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마법처럼 아름다운 꽃이 피어납니다.
이 강좌를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면 좋을까요?
정지원 자수는 타 미술과 공예에 비해 기술 습득이 용이하여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취미입니다. 자수에 몰두하다 보면, 명상을 하는 것처럼 마음의 치유도 할 수 있습니다.
김미선 낮에 진행하는 강좌다 보니, 주부인 저처럼 이 시간에 한가로이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는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바느질에 관심이 없고 지식이 전혀 없더라도 여유를 찾고 싶은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강좌 꽃 자수반 / 전통자수반의 전시 소개 및 소감을 들려주세요
정지원 김해문화의전당의 아람배움터 정기전에 참여하고 있고, 2019년 4월 말부터 5월까지 ‘우리자수연구회’라는 단체 이름으로 부산시청에서 전시회 <꽃을 수놓다>도 진행했습니다.
김미선 미숙한 실력임에도 강사님의 수강생으로서 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만으로 영광이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생각지 못한, 반짝이는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자수야말로 사람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작업물이기에 더욱 뿌듯했고요.
자수 강좌에 관심을 두는 김해 시민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지원 시간은 지나면 사라지고 없지만, 그 시간을 들여 내가 수놓은 꽃, 작품 등은 고스란히 남습니다. 나만의 시간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지요. 자수를 배우며 나를 빛내고, 나를 사랑하는 하루를 같이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김미선 유능한 강사님, 수강생분들 모두가 참 고운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전당 강의실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사계절의 풍경은 강좌에 감동을 더하기도 합니다. 자수를 통해 작품 작업 뿐만이 아닌 아름다운 사람과 시간을 만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