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여기 오면 항상 하는 질문이 있어요. ‘여기 뭐하는 데에요?’ 그러면 생각해요. ‘공간이 꼭 기능을 가져야 하는 걸까?’라고요. 공간이 어떤 역할을 하는 것보다는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오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코워킹스페이스PLP를 그렇게 정의하고 싶어요. 여느 특별한 것 없이도 각자의 시간이 소소히 흘러가는 곳. 그렇게 사람 향이 가득한 김해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으면 해요.”
주소 김해시 평전로 194 2층
운영시간 매일 00:00~24:00
SNS 인스타그램 @spaceplp
문의 055-723-2284
가장 우리답게 머무를 수 있는, 김해 최초의 코워킹스페이스
최근 개별 사무실을 얻기보다 공유 오피스에 입주하는 청년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음은 물론, 누구에게나 흥미로울 만한 통통 튀는 콘텐츠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이같이 공유 오피스로 불리는 곳이 바로 ‘코워킹스페이스’다. 어쩌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코워킹스페이스지만, 2000년대 중반을 전후 하여 미국의 프리랜서들이 이러한 공동 사무실을 만들면서 전 세계로 확산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발하여 각 지역에 다양한 코워킹스페이스가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4월, 김해에도 코워킹스페이스의 닻이 올랐다. 이름은 기존의 ‘코워킹스페이스’에 점(Point), 선(Line), 면(Plane)의 영문 조합을 축약한 PLP를 결합해 ‘코워킹스페이스PLP’로 지었다. 무수한 점들이 선을 이루고 선이 모여 면이 되듯 사람과 콘텐츠가 모여 건강한 플랫폼을 만들어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코워킹스페이스PLP 장원재 대표는 “누구든 부담 없이 놀러 올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이곳에서 젊은이들의 꿈과 생각을 실현화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라며 이곳의 소개를 덧붙였다.
김해시 내동에 위치한 코워킹스페이스PLP는 체육관을 개조한 약 165㎡의 규모로 80여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목적이 없는 공간’이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건물 내부 공간 또한 간결하면서도 재미있게 구성돼 있다. 입구에는 김해 지역 아티스트들의 음반, 엽서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팝업숍이 있다. 김해 최초 공유 오피스답게 김해 지역의 여러 콘텐츠를 한눈에 만날 수 있다. 유튜브·팟캐스트 영상 제작이 가능한 방음 부스와 빔 프로젝터, 3D프린터도 갖추고 있다. 공연 제작 및 활동을 위한 스테이지, 녹음실과 함께 독립 출판·서점 또한 운영 중이다. 어느 문화 콘텐츠 하나 소홀히 하지 않은 이곳은, 복합공유공간이자 복합문화공간이다.
장 대표는 이곳을 ‘불친절한 공간’이라 말한다. 그 의미는 다름 아닌 이곳에 오는 모든 사람을 아주 일상적으로, 편히 대하기 때문. 누구나 집에 머무르는 것처럼 쉬어갈 수 있도록 열려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지만, 꼭 무언가를 행해야 하는 곳이 아니다. 괜스레 따분하다면 동네를 산책하다가 가벼이 들르는 쉼터 같은 곳이다. 장 대표는 이것이 자신이 그리는 ‘문화’의 한 모습이라 이야기한다.
동네에 대한 애정이 이끈 문화 콘텐츠 플랫폼
장 대표가 이곳에 코워킹스페이스PLP를 연 것은 어려서부터 자라온 내동의 문화적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25여 년 전만 해도 내동은 굉장한 핫플레이스였습니다. 그랬던 동네가 다소 침체되어 마음이 아픕니다. 내동은 ‘생의한가운데’라는 인문학 공간도 있고, 문화적으로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는 동네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공간을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장 대표는 이곳이 내동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김해를 문화 중심지로 물들이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또 다른 지역 시민들까지 찾아오는 공간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코워킹스페이스PLP는 문화기획 프로젝트 협업, 교육 프로그램 등 이곳을 찾는 김해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 사업을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만능’ 공간이다. 어떻게 이러한 여러 분야의 문화 융합이 가능한 걸까? 이는 장 대표와 함께 공간을 운영하는 총 5개의 아티스트 팀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기획 전문 ‘문화창작소 동행’, 사진 및 웹 마케팅 전문 ‘더사진’, 클래식음악 전문 ‘앙상블이랑’, 공연기획 전문 ‘음악이 주는 선물’, 놀이 콘텐츠 전문 ‘나무에듀테인먼트’가 그 주인공이다. 코워킹스페이스PLP는 이들이 각자 다양한 분야로 공간을 지키고 있기에 더 다채롭고, 또 남다른 문화를 꽃피울 수 있다.
코워킹스페이스PLP는 현재까지 포럼, 디자인 클래스, 공연기획 및 주최 등 김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마쳐왔다. 3월부터는 지금껏 꾸준히 진행해온 코워킹스페이스PLP의 대표 프로그램들이 다시 돌아온다. 나, 그리고 우리의 취향을 들여다보며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취향클럽’과 다양한 실무적인 주제와 내용으로 매월 마지막 목요일에 오픈하는 ‘매마목 아카데미’ 등이 펼쳐진다. 또한 여태껏 다른 장소에서 이뤄졌던 ‘DIY콘서트’가 올해부터는 이곳에서 개최된다니 주목하면 좋겠다. DIY콘서트에 서는 뮤지션들의 공연 관람과 함께 강연 또한 예정되어 있다.
장 대표는 청년 문화가 이슈되고 있는 요즘, 청년 문화의 용어 사용을 지양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세대를 한정하는 용어가 문화 활동 접근에 있어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든다는 생각 때문이다. 대신, 그는 청년이 아닌 ‘젊은이’의 문화를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젊은이는 생체 나이로서의 젊음이 아닌 마인드가 젊은 모든 사람을 아우른다. 이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고, 나아가 김해의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전하는 사람들 말이다. 24시간 쾌활한 소음이 멈추지 않는 이곳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젊디젊은 당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