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으로 취임하신 소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이 국정과제로 들어가면서 범정부적으로 가야문화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은 상황입니다. 박물관을 비롯해 문화재청, 지자체 등에서 가야문화와 관련된 사업들을 많이 추진하려고 하고 있죠. 연구에는 최적기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하는 것들이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깨가 무겁기도 합니다.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자리에 앉게 된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등 주요 박물관을 두루 거쳐 오셨습니다.
그간 전시를 기획하며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은 무엇입니까?
다양한 분류의 박물관 중에서도 저는 고고학이 주가 되는 박물관에서 근무해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설명을 많이 읽지 않더라도, 직관적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전시를 지향합니다. 그리고 전시품 자체의 역사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겠지만, 과거와 현재를 다시 연결해보는 기회가 되는 전시를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영국박물관의 초청 큐레이터로 근무하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입니까?
당시 한국실 전시품을 담당하는 초청 큐레이터로 1년간 근무했습니다. 덕분에 여러 박물관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디자이너, 건축가 등 창의적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영감을 얻기 위해 박물관을 방문한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 입니다. 옛사람들이 사용하던 물건, 거주하던 공간, 생활상 등을 관람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발상이 떠오른다고 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국립김해박물관도 사람들에게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박물관을 관람하는 효율적인 방법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정해진 관람법은 없지만 제 경우 먼저 전체 전시의 구성에 대해 파악합니다.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각 공간의 주제는 무엇인지, 어떤 전시품을 볼 수 있는지를 보는 겁니다. 한 번에 다 보려는 생각보다는 중간에 쉬었다 보거나 혹은 여유가 된다면 여러 번 방문해 관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무리 익숙한 전시품이라도 처음 봤을 때와 여러 번봤을 때 보이는 것, 느끼는 바는 분명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간 굵직한 전시기획을 많이 해오셨기에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우리 박물관은 가야 문화에 특성화된 고고학 박물관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가야에 대한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토대로 관련 전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재는 가야 이전에 이 땅에서 살았던 사람들, 가야의 전사와 직물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고 내년 중으로 가야인과 말 문화에 대한 전시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중장기적인 계획안을 만들고 이에 맞추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립김해박물관 운영에 있어 역점을 두고 계신 부분은 무엇입니까?
구지봉, 대성동 고분군, 수로왕릉 등 우리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문화 유적이 밀집한 지역이자 유적과 유적을 잇는 장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직 계획 단계이긴 하지만 인근으로 가야문화에 대해 연구하는 기관도 들어설 예정인 만큼 김해시, 경남도, 문화재청 등의 유관기관들끼리 서로 연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