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주는 선물〉은 어떤 곳인가요?
처음엔 장유에서 통합음악교육원으로 시작했어요. 음악 교육이라하면 피아노를 비롯한 악기수업이나 이론교육만을 떠올리거나, 대부분 교과과정에 맞춘 교육이 진행되잖아요. 저는 그 점이 안타깝더라고요. 그래서 적어도 제 아이는 음악의 본질을 느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교육안을 만들어 시작한 곳이 〈음악이 주는 선물〉이에요. 그러다 지금은 강동으로 자리를 옮겨 음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기획, 공연, 모임들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이름처럼 이곳을 찾는 분들이 ‘음악이 주는 선물’을 충분히 누리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문화로 사회연대’ 사업에
참여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음악교육, 공연, 문화예술 활동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며 어느 순간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어요. 왜인지 모를 책임감도 생겼고요. 그동안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것이 공연, 예술, 문화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 느꼈기 때문에 ‘문화로 사회연대’ 사업 참여가 참 반가웠고요. 사업의 취지에 맞게 제 진심과 정성을 담아 ‘쉬엄쉬엄 마음산책콘서트’를 기획,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쉬엄쉬엄 마음산책 콘서트’는
어떤 공연인가요?
사업 대상자가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는, 마음 둘 데가 필요한분들’이었어요. 사실 이 말이 참 막막하더라고요.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고, 또 마음 둘 곳이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
만약 그런 마음으로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게 되더라도 언제든지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선 나의 힘 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용기도 필요할 테고요. 그래서 사회성이 높은 동물인 돌고래를 떠올렸어요. 돌고래는 무리 지어 다니며 아픈 동료를 물 위로 끌어올리고, 짝짓기를 도와주기도 한대요. 그런 돌고래처럼 마음 둘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문화예술을 통해 서로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콘서트를 준비했어요. ‘쉬엄쉬엄 마음산책 콘서트’는 총 네 개의 공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향기, 연극을 더해 참여자들이 쉬엄쉬엄 마음산책을 하는 시간을 선물해 드렸습니다.
네 개의 공연 프로그램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각 공연 제목은 〈향기콘서트〉, 〈수채화에 담은 음악〉, 〈이럴 땐 이런 음악〉, 〈모노드라마 마중〉이었고요. 각 공연마다 신청자들에게 사전 질문을 드렸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공연을 풀어가는 중요한 열쇠가 되었어요. 예를 들면 향기와 음악이 더해진 〈향기콘서트〉는 ‘허니플레인’의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저마다 갖고 있는 향에 관한 기억을 나누고, 내가 좋아하는 향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고요. 〈수채화에 담은 음악〉은 화가 윤연휘 선생님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공연이에요. 참여자들께 나에게 위로가 되었던 글과 그림은 무엇인지 질문을 드렸는데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그림을 그리며 느꼈던 감정을 나누는 시간이 관객들에게 큰 위로로 전해진 점이었어요. 그림과 이어지는 첼로와 우쿨렐레 연주는 더욱 아름다웠고, 수채화 바탕의 엽서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보고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럴 땐 이런 음악〉은 국악 앙상블 팀 JJ프로젝트와 관객의 음악 토크쇼로 진행되었어요. 음악보다는 참여자들에게서 미리 받은 신청곡과 신청 이유를 중심으로 음악의 이야기에 집중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노드라마마중〉은 배우 겸 성악가 1인이 한 남자의 일생을 담담하게 연기와 노래로 풀어내는 1인극이에요. 이 공연은 사전 신청을 받을 때 자신의 인생에서 돌아가고 싶은 시간과 그 이유를 질문으로 드렸어요. 그 사연을 함께 읽고 공감하는 시간을 통해 결국 나 자신을 돌보며 나에게 브라보를 외치는 공연으로 만들었습니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이러한 공연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문화예술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어루만질 수 있는 치유의 힘이 있어요. 또한 사람을 한데 모으는 힘이 있어 이런 공연을 기회로 같은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지요. 이 과정에서 소속감과 연대감이 생기고 고립감을 완화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참여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공연이 끝난 후 “이런 프로그램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인사를 하시던 분들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이런 기회가 여러분의 삶을 버티는 작은 힘이 되면 좋겠고요. 문화로 연대하는 경험을 하셨으니, 주변에 관심을 갖고 연대할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토닥토닥 마음산책 콘서트’ 참여자 후기
○소공연장에서 하는 공연이라 오히려 좋았습니다. 뮤지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함께 호흡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이렇게 좋은 공연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에 들려주신 노래가 아들이 좋아하는 노래여서 그 순간 아픈 아들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났었어요. 오늘 모노드라마에서 배우께서 연기도 잘하시고 노래도 너무 멋지게 잘 부르셔서 감동적이었고 이런 행사를 기획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