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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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의 문화다양성 발전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수베디 여거라즈 목사, 진정환 교사, (준)김해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시민협의체
문화다양성의 도시 그리고 김해의 역군들

최근 김해에서는 ‘문화다양성’이 논의의 화두다.
“다름을 인정하자!”, “차이를 즐기자!” 좋은 말은 많지만,
문화다양성을 어떤 한 마디로 규정짓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로
둘러싸인 개념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하고,
문화다양성을 문제가 아닌 발전과 화합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김해가 문화다양성의 도시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김해이주민의집 대표 수베디 여거라즈 목사

“문화다양성은 ‘나’에게 있습니다.”
의식을 넘어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


김해이주민의집은 어떤 곳입니까?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주민의 시민사회활동을 목적으로 만든 사단법인입니다.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 자녀, 일반 거주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안내하고,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은 이주노동자입니다. 회사에서 사기, 임금체불, 폭행 등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경우 여기서 상담을 받고, 관련 기관에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은 언젠가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사람들의 편견과는 달리 한국 사회와 기업의 필요에 의해 정부의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한 인재들입니다. 이들은 한국 사람들이 일자리로 선호하지 않는 기초산업 분야에서 열악한 환경과 장시간 노동을 견디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과 고마운 마음을 갖고 본국으로 다시 돌아가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자동차 정비, 제과제빵, 농업교실 등의 기술교육도 실시합니다. 이런 지원이 사회발전의 기초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겪는 불편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사회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김해, 안산 등 이주민들이 집단으로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하는 것과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에는 정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시민들의 인식 수준은 높습니다. 정책의 홍보와 노력이 눈에 많이 보여요. 이제는 행동이 뒤따라 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회 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난민에 대한 혐오스런 발언과 사회적 경계심 등 좋지 않은 시선이 존재합니다. 난민 당사자들 역시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서 쉽게 바깥으로 나오지 못합니다. 숨고, 참으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쌓이다 폭발하게 되면 오히려 그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나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주변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어디로 가서, 어떤 도움을 받아야하는지 모릅니다. 저희는 그런 사람들에게 마련된제도, 환경 안에서 충분히 인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협조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문화다양성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성별, 지역, 문화, 사상 등 차이와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요건들은 정말 많습니다. 어떤 것이 문화다양성에 속하는 개념인지를 생각하면 끝도 없습니다. 문화다양성은 외부에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과 문화적인 차이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가 본질입니다

                                                                                                                                                                                                김해합성초등학교 진정환 교사

“우리 아이들,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문화다양성은 배려와 이해, 공감의 영역…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미래 역량

김해합성초등학교에서 다양한 계층의 문화권 신장을 목적으로 하는 무지개다리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우리 학교는 원도심에 위치해 있고, 근처에 외국인도 많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필요’에 의해서 관련 사업에 관심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문화다양성정책연구학교로서 2016년도에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해서 학교에서는 4년, 저는 3년째 문화다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인식과 태도에 달라진 점이 있었습니까?
일단 우리 학교 전교생의 30% 이상이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 다른 곳보다 아이들이 다양한 인종,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이 자연스럽습니다. 또 학교의 문화다양성 프로그램과 더불어 김해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사업 <짝꿍>에 2016년의 참여를 계기로 지금까지 진행 중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16년에는시각장애인 창작시 시집만들기, 2017년에는 원도심 신문을 만들어 선주민과 이주민의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한 <종로난장>에 참여하여 이를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고, 2018년에는 문화다양성과 언어의 다양성 등을 주제로 샌드 아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시각장애인들의 창작시를 합창곡으로 만들어서 9월에 개최하는 <글로벗합창제>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서로가 다른 것이 ‘이상하다’, ‘낯설다’가 아닌 ‘당연하다’로 인식이 변화되고 자연스럽게 말과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교사로서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문화다양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문화다양성을 굳이 어떤 말과 의미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그 의미가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실천할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문화다양성과 관련한 사업 참여에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합니다. 무엇보다 김해문화재단에서 학교 선생님들과 소통을 활발하게 해주시고,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문제가 될 만한 요소나 교육적인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할 점들에 대해 즉각 반영을 해주신 덕에 교육 효과를 더욱 잘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진행했던 프로그램을 학교 현장에 활용하는 등 교사로서의 역량 신장에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다양성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정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문화다양성’은 단순히 다문화 교육 하나로 생각할 수 없는 거대한 영역입니다. 정말 다양한 교육이 필요한데, 가장 우선시 돼야 할 것은 교육기관의 인식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야 하므로, 인식의 확장을 위해서 ‘문화다양성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이 공유돼야 합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 많으니까 그걸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준)김해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시민협의체

김해의 문화다양성이 발전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시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김해의 문화다양성

이 시민협의체는 어떻게 결성이 되었고, 어떤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까?
2018년 6월 22일 김해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문화다양성 분과 사업이었던<2018 김해시 문화다양성의 현주소 및 발전 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문화다양성에 관심 있는 시민들의 모임을 제안했고, 8월 16일 목요일에 첫 모임을 했습니다. 김해이주민의집 수베디 여거라즈 대표님과 함께 첫 모임을 준비했고, 현재는 김해시 의원, 시민단체 활동가, 학생, 사회적기업 대표, 일반시민 등 약 30명이 시민협의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화다양성 조례 제정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앞서 말씀드린 토론회에 참가했기 때문에 문화다양성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모임을 만들고 문화다양성을 알면 알수록 개념을 잘 이해하는 것, 차별이 아닌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시민에게 문화다양성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이야기 하면서 문화다양성 조례가 제정된 다른 지역의 사례를 알게 되었습니다. 문화 차이를 해소하고 다름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개인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조례 제정은 꼭 필요합니다

조례의 뼈대를 이루는 내용은 무엇입니까?
먼저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의식 수준, 문화 향유, 창조 활동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문화다양성의 날’을 제정하고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을 위한 지원과 교육 그리고 전문가를 양성하도록 하고 무엇보다 <문화다양성 위원회>를 구성해 시민들이 직접 조례에 근거한 다양한 활동들을 점검하고 실행계획을 수립·변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시장님의 책무로 담고 있습니다. 문화다양성 지원센터를 건립하는 내용도 담고 있는데 공감대를 넓히고 나면, 그때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례 제정이 되고 나면, 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무엇보다 문화다양성과 관련된 관심이 지금보다 많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차별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지금보다 잘 알게 될 것이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더욱더 확대될 것입니다.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좋아질수록 불필요한 갈등과 사회 문제가 줄어들고 쉽게 해결될 것입니다


작성일. 2019. 0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