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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노래하고 계속, 노래하는 사람
가수 정홍일
글.김달님 사진.백동민
2020년, 오직 노래 하나로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 이름이 있다.
JTBC 경연 프로그램<싱어게인1> 무대 위에서 절실하게 노래하던 한 사람, 정홍일이다.
하지만 그의 음악 여정은 그보다 훨씬 이전, 이곳 경남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오랜 시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지켜온 그는, 전국으로 무대를 넓힌 지금도 여전히 자신이 출발한 자리를 잊지
않고 노래를 이어가고 있다. 흔들림 없이 걸어온 길 위에서, 정홍일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먼저 정홍일 님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독자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정홍일입니다. 최근 TV에서 제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궁금하셨을 텐데요.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요즘은 저의 자리에서 음악 작업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보다 안정적으로 음악 활동과 앨범 작업이 가능한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에도 몰두하고 있는데요. 다행히 제가 바라는 방향대로 잘 흘러가고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Q. 반가운 소식 감사합니다.
<싱어게인1> 이후에도 여전히 지역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행보를 보여주고 계신데요.
그 안에서 스스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경남은 제가 나고 자란 곳이고, 김해는 결혼 후 정착하면서 음악적으로 많이 성장했던 도시라 애착이 큽니다. 지역은 곧 제 뿌리이자 중요한 정체성이죠. 그동안 지역 라디오에 고정 출연하고, 창원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고, 지역 뮤지션들과 여러 작업을 함께하기도 했는데요. 어떤 특별한 사명감보다는 이곳에서 계속 활동하는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누군가에겐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활동들이 후배들에게 ‘지역에서도 충분히 멋진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되었으면 하고요. 그 믿음대로 제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2020년 경남음악창작소의 음반 제작 지원을 통해
첫 번째 EP <숨 쉴 수만 있다면>을 발표하셨죠.
지역 뮤지션들에게 이러한 기회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음반을 만들기 위해선 시간과 비용, 여러 기술적인 조건이 필요한데, 그게 현실적으로는 큰 부담이 되잖아요. 그런데 이런 제작 지원을 통해 잘 갖춰진 스튜디오 환경과 전문 엔지니어의 도움을 받아 작업을 해보면, 결과물의 완성도를 확실히 높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다만 많은 뮤지션들이 행정적인 부분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그런 부분을 돕는 시스템이 함께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 장르의 다양성도 꾸준히 보장된다면, 더 많은 뮤지션들이 이 기회를 통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싱어게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죠.
정홍일 님의 여정은 <싱어게인> 자체였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도전 당시에는 “우승해서 인생을 바꿔야겠다”는 거창한 포부보다는, 제 음악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로 경제적으로도 힘든 시기였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지쳐 있었거든요. 그러던 중 누군가가 <싱어게인>에 지원해 보라고 해서, 어느새 저도 모르게 지원서를 쓰고 있더라고요. 다행히 지원서도 간단했고, 무명 가수가 오직 노래 하나로 평가받는다는 프로그램 취지가 저한테 잘 맞았어요. 돌아보면 아쉬움도 있지만, 잊지 못할 사랑과 응원을 많이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도전할 것 같습니다.

Q.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무대를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실제로 여러 후배들에게 <싱어게인>에 도전해 보라고 권했어요.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 과정을 겪는 것 자체가 값진 경험이라는 걸 저 역시 배웠거든요. 그동안 많은 무대를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심사위원 앞에 처음 서서 노래를 부를 때는 마이크가 떨릴 정도로 긴장했어요. 그런데 그 무대를 겪고 나니, 이후의 무대에 대한 감각이 확실히 달라졌죠. 후배들이 “제가 그걸 어떻게 해요?”라고 하면, 전 이렇게 말해요. “아무것도 모르던 나도 했는데, 네가 못 할 이유가 없잖아.” 그러면 다들 용기를 얻더라고요. 지금도 묵묵히 자기 음악을 이어가는 분들이 많은데요. 용기를 내서 더 큰 무대에 도전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그분들에게 자신의 노래 중 한 곡을 건넬 수 있다면,
어떤 곡을 고르시겠어요?

첫 번째 EP 앨범 <숨 쉴 수만 있다면>에 수록된 ‘나의 것’이라는 곡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선택하고 겪어낸 일들이 결국은 모두 ‘나의 것’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살아온 만큼 이겨낼 힘이 있다고 / 그동안 이겨낸 수많은 어려움도 결국은 ‘나의 것’이라고”라는 가사처럼, 지금의 선택을 두려워하지 말고 각자의 시간을 끝까지 걸어가셨으면 합니다.

Q. 언제나 큰 사랑을 보내주시는 팬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사실 <싱어게인>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팬’이라는 존재를 실감해본 적이 없었어요. 제 음악 장르가 마니아층 위주였고,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분들도 그저 ‘관객’이라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싱어게인> 이후로 팬덤이 생기면서 많이 달라졌어요. 처음엔 낯설었지만, 지금은 제 음악 활동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가 되었고, 큰 에너지를 주고 계세요. 요즘은 팬들과 더 자주 소통하려고 노력하면서, ‘저와 팬은 하나’라는 마음으로 모든 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올해 예정된 활동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최근 김해시·군 통합 30주년을 기념하는 곡 ‘빛나는 순간’ 작업에 참여했어요. 지역 작곡가 이지현 님과 문화기획자 장원재 님이 함께 만든 곡으로, 제가 메인보컬을 맡았고 김해시립소년소녀합창단을 비롯한 지역 단체와 시민 50여 명이 함께해 더욱 뜻깊었습니다. 음원으로 발매되었으니 많이 들어주셨으면 하고요. 하반기에도 문화도시 김해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는 활동들에 계속 참여할 예정입니다. 개인 음악 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요. 밴드 앨범은 차근차근 준비 중이고, 올해는 특히 여러 곡을 싱글로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Going High’라는 신곡도 발매됐습니다. 기대해 주시는 만큼 앞으로도 저만의 노래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작성일. 2025. 0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