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두 가 ‘ 한 뼘 ’
성 장 할 수 있 도 록
<우리가 만든 공주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뼘연구소의 시작을 이해해두면 좋다. 한뼘연구소 김서우 대표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재학 시절, 동기들과 만든 팀 ‘한뼘’이 그 시작이었다. SNS 속 화려한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이들에게 사고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 시작한 연극 놀이가 첫 작품이었다. 이후 김서우 대표가 김해에 둥지를 틀게 되었고, 이때부터 ‘연구소’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저희는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이 한 뼘 자라나게끔 진짜 늘 연구하는 자세로 작품을 만들고 있거든요. 누구든 연극과 뮤지컬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게 만들자는 뜻에서 한뼘연구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김서우 대표, 연출)
한 뼘 연 구 소 의
첫 번 째 작 품
<우리가 만든 공주 이야기>는 한뼘연구소 이름으로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다. 2021년부터 김 대표가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쓴 작품으로, 김해문화재단의 2023 불가사리 프로젝트에 선정되며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자주 읽어줬는데 ‘엄마, 나도 왕자님이랑 결혼하고 싶어. 그러면 행복하겠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누군가의 도움, 요술이라는 요행에 의지하지 않고, 아이가 자기 결정권을 갖고 주체적으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김서우 대표, 연출)
외모 지상주의, 신데렐라 콤플렉스, ‘새엄마는 무조건 나쁜 사람’이라는 잘못된 전형성, 수동적인 삶 등 기존 동화가 갖고 있던 문제점을 작품을 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타파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만든 작품. 아동·청소년극인 만큼 만드는 과정에도 초등학생 멘토를 도입했다. 함께 동화를 읽으며 아이들은 “누워있는 사람한테 마음대로 뽀뽀하면 성추행 아니에요?”라며 이야기 구석구석을 바꿔 나가는 데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 결과 <우리가 만든 공주 이야기>에서는 수학을 잘하는 백설공주, 결혼을 늦게 하고 싶은 왕자 등 주체적이고 책임감 있는 삶을 사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젊 은 예 술 인 들 의
협 업
하나의 무대를 만드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협업. 김해, 부산, 서울 등 전국 각지의 동료 예술인들이 뭉쳤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는 모두가 같았지만, 아동·청소년극이 가진 특성 때문에 때때로 어려운 지점을 만나기도 했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만큼 그동안 추상적인 작품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도 무용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을 많이 했던 터라 이번 작품도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직접적이지도 않으면서 너무 간접적이지도 않게, 또 너무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어린이의 시선에 맞게. 그 선을 지키며 만들고자 했습니다.” (안무가 이종윤)
“이전에 가족 오페라를 만들어본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2시간 30분 분량의 <세비야의 이발사>를 ‘연령 제한을 풀자’는 느낌으로 4~5세도 볼 수 있는 1시간짜리 오페라로 만들었던 경험이 있거든요. 뮤지컬은 노래, 춤, 연기가 어우러진 종합선물세트인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더 신나게 배치할 수 있었어요.”(조연출 이상훈)
<우리가 만든 공주 이야기>에는 총 8곡의 넘버가 등장한다. 박수빈, 서상재 작곡가가 각각 네 곡씩 나눠 썼다.
“곡을 쓰기 전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을 떠올렸어요. 아직 미성숙한 인물들이 갈등, 방황을 겪으면서도 결국은 성장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느꼈거든요. 이번 작품은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인데, 새엄마와 언니들의 노래는 마냥 밝게만 만들 수 없어 고민이 많았어요. 어떤 노래가 완성됐는지, 또 어떻게 배우들이 무대에서 표현하는지, 꼭 지켜봐 주세요.” (서상재 작곡가)
사 랑 스 럽 고
힘 있 는 작 품
이번 작품은 배우들에게도 의미가 깊다. 같은 대학, 같은 과에서 연기를 공부하고 꿈을 키운 선후배지간이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와 어른, 남자와 여자를 오가야 하는 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해내야 하는 배우들. 그럼에도 목소리와 몸짓에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그동안 흘려온 땀방울이 헛되지 않을 거라는 믿음, 또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든든함 덕분일 것이다.
“저희 작품은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님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포인트가 있는 작품이고요. 또 성평등, 주체적인 삶 등 기존 아동극이 다루지 못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 최하린, 은진/새언니1/은진공주 역)
“저희 공연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모두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뮤지컬이니까 많이많이 찾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배우 김현우, 준승/엄마/왕자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