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김해시 시민작가도서에 선정되다
2019년에 출간된 『신기한 물꼭지』는 어영수 작가의 첫 그림책이다. 하지만 『신기한 물꼭지』가 2022년 김해시 시민작가도서로 선정되기 전까지, 어영수 작가는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다. “처음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땐 어리둥절했어요. 내 작품에 자신감이 없었거든요. 그림책 강사로서 워낙 많은 책을 읽었기 때문에, 다른 작가님들의 훌륭한 글에 비해 내 글이 작게만 느껴졌죠.” 어영수 작가는 그림책 강사로서 강연을 다니며 다른 작가들의 책에 대해 줄곧 이야기를 해 왔지만, 자신의 책과 마주하는 일은 어려웠다. 하지만, 2022 김해시 시민작가도서에 선정된 이후는 달랐다. “시민작가도서 선정을 계기로 저는 제 작품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강연을 나가면 제일 먼저 『신기한 물꼭지』를 소개해요.” 『신기한 물꼭지』는 주인공인 삼돌이가 사람들이 많은 공공장소에서는 옷을 벗지 않는다, 노상 방뇨를 하면 안 된다 등 공중 도덕을 배워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돌이 이야기의 1탄이 『신기한 물꼭지』인데, 3탄까지는 있지 않을까요? (웃음) 언젠가 삼돌이 시리즈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림책 마니아에서 그림책 강사가 되기까지
어영수 작가는 그림책 강사가 되기 전부터 이야기를 좋아했다. “새롭게 알게 된 재밌는 일 또는 그림책이 있으면 꼭 다른 사람에게 알리곤 했어요. 말을 전달하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웠거든요.” 장유도서관은 그런 어영수 작가에게 ‘책 놀이 프로그램’ 자원봉사를 권유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 어영수 작가는 곧 문화 강좌도 진행하게 됐다. 문화 강좌 중 하나였던 ‘신나는 그림책 여행’은 6~7세 아동을 대상으로 그림책 한 권을 읽어주고 활동지를 작성하며 진행됐다. 어영수 작가는 수업마다 미리 옛이야기를 하나씩 읽고 와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곤 했는데, 하루는 이야기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그때 즉석에서 바로 이야기 하나를 지어냈어요. 그게 삼돌이 이야기였습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반응도 좋았다. “삼돌이 이야기는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재밌다고 해줘서 원고를 썼지만, 편집자님께 보내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어요.” 그림책 강사로 일하면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힘든 일도 있었다. “『신기한 물꼭지』는 이미 전체적인 이야기가 다 정해져 있었지만, 그걸 글로 옮기려니까 너무 어려웠어요. 자유로웠던 말이 틀에 갇혀버리는 느낌을 받았죠. 말이 가지는 역동성과 리듬감을 어떻게 글로 구현해낼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그림책이 준 선물
그림책은 그림이 많고, 글자가 적어 어린아이들이 읽는 책으로 인식된다. 어영수 작가는 이 부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0세부터 100세까지 읽는 문학이 그림책이라는 말도 있듯, 어른들도 그림책을 읽었으면 해요. 그림책은 혼자 읽어도 좋지만, 같이 읽으면 더 좋은 책입니다.” 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은 짧다는 것, 짧은 텍스트는 나이와 연령 그리고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다. “저에겐 성인이 된 두 아들이 있지만, 여전히 집에는 그림책이 많아요. 제가 재밌는 그림책을 발견해서 아들들에게 추천하면 곧잘 읽기도 합니다.” 그림책을 매개로 가족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좋은 책은 강연에 쓰려고 스캔을 해두곤 하는데, 그때 어떤 책을 스캔할지를 가족들에게 투표를 맡깁니다.” 어영수 작가는 장유도서관이 그림책 강사가 될 수 있는 큰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은 책을 보고 강좌를 듣는 등 공간을 빌려 주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 중에 능력 있는 분들을 발굴해서 전문 인력으로 키우는 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자원봉사로 시작해서 전국구로 강연을 다니고, 그림책 작가까지 된. 김해 시민작가 1호인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