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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은 깨고, 이견은 잠재운 대상작 <채색분청통형다완>
제11회 경남 찻사발 전국 공모전 대상, 무무요 이용무
글.권혁제 에디터 사진.권혁제 에디터
지난 6월 30일(목), 김해분청도자판매전시관에서 2022 제11회 경남 찻사발 전국 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17개 도시에서 173개의 출품작이 몰린 가운데 저마다 개성과 특징을 자랑하는 찻사발들이 경쟁을 펼쳤다.
그 중, 균형과 비대칭이 공존하며 다양한 색채를 과감히 사용한 단 하나의 작품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낭중지추 이용무 도예가의 작품 <채색분청통형다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공모전 이후로도 도예가로서 새로움과 색다름 그리고 꾸준함의
미덕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는 이용무 도예가를 만났다.

언제, 어떻게 도예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부산에서 태어나 고등학생이 되던 17살에 부산공예고등학교에 입학 하면서 도예를 시작했습니다. 20대 때는 대학을 서울로 진학해 취업도 하고 부산으로 돌아왔다가, 현재는 김해에 정착한 지 3년째입니다. 지금까지의 세월을 돌아보니 도예를 시작한 지 26년이 흘렀네요.

2022 제11회 경남 찻사발 전국 공모전에 참여하신 계기와 출품작을 <채색분청통형다완>으로 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이 공모전에서 네 차례 낙방된 이력이 있습니다. 처음 공모전에 참여한 때가 ‘차 도구’를 만드는 데 집중하던 시기와 비슷합니다. 이전까지는 다양한 오브제 가운데 비교적 많이 만들 수 있는 ‘식기’를 주로 제작했습니다. 올해는 클라이언트에게 납품 할 도예품을 만들다가 두 점 더 만든 <채색분청통형다완>을 출품 하게 됐습니다. <채색분청통형다완>을 제작할 때는 ‘재밌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찻잔 아래 굽은 일반적인 평 굽이 아닌 사각굽을 사용했고, 분청을 베이스로 보라색, 남색 순으로 칠을 했습니다. 빈 곳을 곰곰이 살펴보다가 회색, 노란색 등을 사용했고, 비대칭 손잡이 등 편견을 깨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17개 시, 173개의 출품작이 몰린 공모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소감을 밝혀주십시오
이번 수상작을 살펴보면 금상부터 동상까지 모두 분청 사발로 점잖고 고급스러운 작품들이 선정됐습니다. 저의 <채색분청통형다완>만 많은 색채와 비대칭 등 다소 진보적인 형태였기 때문에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의도와 시도가 심사위원분들에게 받아들여졌고 그 사실에 의미와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무엇보다 우리 가족이 모두 좋아해 주니 행복했습니다.

작품마다 아래에 ‘무무요’(시그니처)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제 이름에도 ‘무’가 있어, 무성할 무(茂) 자 두 개를 붙였습니다. 그 뒤로 가마 요(窯) 자를 붙여 ‘무무요’를 제 스튜디오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아잉스튜디오 작가님께서 로고를 제작해 주셔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 SNS와 카페 활동을 살펴보니 작품 수가 상당한데, 어떤 철학으로 작품 활동을 하십니까?
우선 SNS는 제 도예품을 찾아주시는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가깝고 편리한 채널입니다. 직접 무무요 스튜디오에 찾아와 주시는 분들도 환영이지만, 지역적 거리가 부담스러운 분들께는 손쉽게 제 도예품을 보여드릴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자연스럽게 제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므로 SNS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문득 ‘도자’가 어느 수준과 시점에 그쳐 있음을 느꼈습니다. 소위 ‘잘 팔리는 차 도구’는 민무늬로 무난한 디자인입니다. 생업의 문제로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도예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더 멀리 본다면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는 결국 ‘나만의 작품 스타일’이 있어야 합니다. 한 작품을 만들더라도 그 안에 제 생각과 고민을 담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자 관련 대회와 장소가 많은 ‘김해’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도예인들이 한데 모여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볼 수 있도록 도예마을이 하나 생기면 좋겠습니다. 혹은 김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컨벤션센터가 생겨서 도예인과 소비자가 어울려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생기는 것도 좋겠습니다.

앞으로 도예가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가족들을 건사하는 도예가가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도예 작업에 재미를 느끼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여전 합니다. 분청 공모전에서 큰상을 받고 싶기도 하고요. 기법은 전통을 지키되, 더 매력적이고 현대적인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도예가 가 되겠습니다.

이용무 작가의 개인 SNS @moomoo_studio

작성일. 2022. 0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