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떻게 도예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부산에서 태어나 고등학생이 되던 17살에 부산공예고등학교에 입학 하면서 도예를 시작했습니다. 20대 때는 대학을 서울로 진학해 취업도 하고 부산으로 돌아왔다가, 현재는 김해에 정착한 지 3년째입니다. 지금까지의 세월을 돌아보니 도예를 시작한 지 26년이 흘렀네요.
2022 제11회 경남 찻사발 전국 공모전에 참여하신 계기와 출품작을 <채색분청통형다완>으로 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이 공모전에서 네 차례 낙방된 이력이 있습니다. 처음 공모전에 참여한 때가 ‘차 도구’를 만드는 데 집중하던 시기와 비슷합니다. 이전까지는 다양한 오브제 가운데 비교적 많이 만들 수 있는 ‘식기’를 주로 제작했습니다. 올해는 클라이언트에게 납품 할 도예품을 만들다가 두 점 더 만든 <채색분청통형다완>을 출품 하게 됐습니다. <채색분청통형다완>을 제작할 때는 ‘재밌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찻잔 아래 굽은 일반적인 평 굽이 아닌 사각굽을 사용했고, 분청을 베이스로 보라색, 남색 순으로 칠을 했습니다. 빈 곳을 곰곰이 살펴보다가 회색, 노란색 등을 사용했고, 비대칭 손잡이 등 편견을 깨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17개 시, 173개의 출품작이 몰린 공모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소감을 밝혀주십시오
이번 수상작을 살펴보면 금상부터 동상까지 모두 분청 사발로 점잖고 고급스러운 작품들이 선정됐습니다. 저의 <채색분청통형다완>만 많은 색채와 비대칭 등 다소 진보적인 형태였기 때문에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의도와 시도가 심사위원분들에게 받아들여졌고 그 사실에 의미와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무엇보다 우리 가족이 모두 좋아해 주니 행복했습니다.
작품마다 아래에 ‘무무요’(시그니처)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제 이름에도 ‘무’가 있어, 무성할 무(茂) 자 두 개를 붙였습니다. 그 뒤로 가마 요(窯) 자를 붙여 ‘무무요’를 제 스튜디오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아잉스튜디오 작가님께서 로고를 제작해 주셔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 SNS와 카페 활동을 살펴보니 작품 수가 상당한데, 어떤 철학으로 작품 활동을 하십니까?
우선 SNS는 제 도예품을 찾아주시는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가깝고 편리한 채널입니다. 직접 무무요 스튜디오에 찾아와 주시는 분들도 환영이지만, 지역적 거리가 부담스러운 분들께는 손쉽게 제 도예품을 보여드릴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자연스럽게 제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므로 SNS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문득 ‘도자’가 어느 수준과 시점에 그쳐 있음을 느꼈습니다. 소위 ‘잘 팔리는 차 도구’는 민무늬로 무난한 디자인입니다. 생업의 문제로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도예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더 멀리 본다면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는 결국 ‘나만의 작품 스타일’이 있어야 합니다. 한 작품을 만들더라도 그 안에 제 생각과 고민을 담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자 관련 대회와 장소가 많은 ‘김해’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도예인들이 한데 모여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볼 수 있도록 도예마을이 하나 생기면 좋겠습니다. 혹은 김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컨벤션센터가 생겨서 도예인과 소비자가 어울려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생기는 것도 좋겠습니다.
앞으로 도예가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가족들을 건사하는 도예가가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도예 작업에 재미를 느끼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여전 합니다. 분청 공모전에서 큰상을 받고 싶기도 하고요. 기법은 전통을 지키되, 더 매력적이고 현대적인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도예가 가 되겠습니다.
이용무 작가의 개인 SNS @moomoo_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