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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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이 그리는 저마다의 무계, 그 안의 이야기
강길수, 서희정, 이진순 작가

김해의 활동작가를 소개하는 웰컴 레지던시에는 입주 작가도 있지만 비입주 작가도 있다. 이들은 무계동을 소재로 한 작품과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비입주 작가 3인을 만나 작품과 프로그램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본 무계 풍경
강길수 작가

만화·웹툰강사로 활동 중인 강길수 작가는 2005년부터 다양한 매체에 시사만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통영시 ‘한산신문’에서 ‘강길수의 시사클릭’을, 인터넷 신문 ‘사이드뷰’에서 시사만화 ‘강길수의 사이드시선’을 각각 연재 중이다. 강 작가는 이번에 ‘만화로 그려보는 무계 이야기’를 주제로 6명의 아이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 빌딩들 사이에서 아직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무계동의 풍경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만화적인 표현을 통해 재해석해보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한다. 특히 짧은 시간에 아이들에게 만화적인 표현을 지도한 후 각 1점씩 작품을 완성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은 있었지만 좋은 성과가 나와 기쁘다. 또한 같은 주제로 개인작업 3작품을 준비 중이다.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도심 속에서 아직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무계마을의 소중함을 느꼈으면 한다. 강 작가는 공모에 따라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인 ‘만화로 그리는 무계풍경’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10월 한 달간 진행했다. 그는 대개 아이들이 금방 싫증내는 경향이 있는데 끝나는 날까지 그리기에 집중력을 보이는 부분이 특히 좋았다고. 그리고 “이번 웰컴 레지던시에서 작가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만나 놀랍고 새로웠다.”면서 “앞으로도 각 작가들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김해문화재단의 지원이 이어지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잊혀져 가는 마을의 기억을 떠올리다
서희정 작가

서희정 작가는 산업디자인과에서 도자공예를 전공한 후 2002년부터 진례에서 공방을 운영하며 각종 생활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서 작가는 우연히 웰컴 레지던시 작가 공모를 보고 참여하게 됐다. 서 작가의 이번 작품은 고제나무판에 흙과 같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무계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무계동의 역사적 사건, 토속신앙, 마을 사람들의 끈끈한 정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잊혀져가는 마을의 기억을 떠올리며 ‘우리 마을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었지’하고 한번 떠올려 보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문화예술프로그램은 성인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도자기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무계 마을을 보고 팽나무, 정자나무, 지석묘를 도판에 표현해 보는 수업이었다. 아이들이 진지한 태도로 도판 작업을 하는 모습이 기특했고 아이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기대 이상이었다. 서작가는 이번 웰컴 레지던시 활동을 발판으로 일상으로 돌아가도자벽화를 완성하고 생활도자기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20년 넘게 김해에서 활동한 작가로서 김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활동할 것을 약속했다.

사계를 품은 대청천의 정원
이진순 작가

10년 넘게 한지공예를 하고 있는 이진순 작가는 한지에 전통문양을 파서 작품에 붙이는 공예작업을 해왔다. 그리고 일상의 활력을 주기 위해 월컴 레지던시 작가공모에 도전하게 됐다. 이 작가는 이번에 ‘대청천의 정원’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가가 보기에 무계마을은 오래된 것과 현재 것이 모두 공존하는 독특한 마을이다. 아파트와 같은 신식 건물이 있지만 옛 구조의 마을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청천이 있다. 이 작가는 사계절을 품은 대청천을 정원으로 표현해 봤다. 그리고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각자 나름의 다양한 감상평을 내 놓을 수 있길 기대한다. 아이들과 진행한 문화예술프로그램 ‘무계야행’은 한지 등에 팽나무와 지석묘를 표현해 만든 등을 들고 무계마을의 밤거리를 거닐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작품을 만드는 일반 공예수업이 아니라 만든 후 마을을 돌아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많이 좋아했단다. 이 작가는 “웰컴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하면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작품에 대해 고뇌하는 작가노트를 읽으며 자신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여기서 힘을 얻어 한지공예로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기획·전시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김해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작품활동을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작성일. 2021.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