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풍처럼 즐긴다
지난 11월 15일(금) 오전 10시, 16일(토) 오전 11시·오후 3시, 총 3회에 걸쳐 진행된 〈뭐든지 텃밭〉은 전 회차 매진이라는 뜨거운 반응 속에 막을 내렸다. 다른 공연보다 좀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공연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을 품고 들어간 공연장은 마치 소풍처럼, 페스티벌처럼 느껴졌다. 관객들은 바닥에 깔린 돗자리에 앉거나 누워서 편안하게 공연을 즐겼다.
공연 전 친근하게 관객들 사이를 오가던 배우들은 시작 시간이 되자 관객석과 큰 경계가 없는 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짧은 관람 안내·설명으로 공연의 문이 열렸다. 〈뭐든지 텃밭〉은 주인공 ‘써니’가 뭐든지 쑥쑥 자라는 텃밭을 만나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심고 나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2 누구든지 즐거운 뭐든지 텃밭
주인공 ‘써니’는 유치원에 가기보다 엄마나 아빠, 할머니, 삼촌과 놀고만 싶다. 언제나 바쁘다는 가족들에게 속상해하던 중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바라는 대로 뭐든지 쑥쑥 자라는 텃밭이 생기자 먼저 가장 좋아하는 귤과 수박 씨앗을 심는다. 다음으로 언제든지 놀아줄 수 있는 엄마를 꿈꾸며 엄마의 손톱, 코 골지 않는 아빠코를 상상하며 아빠 코딱지, 유치원에 안 갈 수 있는 빨간 날도 심는다.
씨앗들은 쑥쑥 자라 끝없이 수박과 귤이 나오고, 여러 명의 엄마, 커다란 아빠 코, 수많은 빨간 날 등 써니가 원하던 것들로 가득하다. 씨앗들이 하나씩 자랄 때마다 공연장은 그야말로 파티장이다. 사방에서 떨어지는 수박, 관객들 틈에서 함께 공연을 펼치는 배우들과 스태프, 호응하는 관객들이 다 함께 공연을 꽉 채운다.
#3 장애·비장애 구분이 없는 문화예술 환경
〈뭐든지 텃밭〉은 무장애(배리어 프리) 공연으로 장애인·비장애인의 구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발달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제작에 초점을 맞췄다. 관람객들의 반응을 봤을 때 취지에 딱 맞는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람 중 아이들이 소리를 내도 괜찮았고, 자리를 바꾸고 싶으면 원하는 자리로 옮겨 볼 수 있었다.
이해하기 쉬운 내용과 노래, 안무로 관객들도 다 함께 따라 할 수 있어 공연 집중도가 높았다. 누구나 쉽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에서 보는 공연은 소외되는 사람 없이 누구나 다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