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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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림면에서 붙잡는 가을의 끝자락
레일바이크와 깡통열차, 생림면 독산마을, 낙동강철교 전망대와 둑길
글.김광우 에디터 사진.김해낙동강레일파크
‘갈수록 저녁 산책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가을이 오기 때문이다.’ 저- 녁 산책, 하재봉
늦가을 바람이 선선하고 시리다. 차가운 공기에 코끝이 찡하다. 옷장에서 잠든 두툼한
옷을 꺼내고, 갓 담아낸 생김치를 한 입 베어 물면 겨울이 금세 온 것 같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이번 김해 탐색은 생림면을 소개한다. 레일바이크와 깡통열차, 벽화와 솟대가 있는 마을,
흐드러지게 핀 갈대 그리고 낙동강철교를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왕의 노을’이 있기 때문이다.
서두르기를 권한다. 겨울이 오기 때문이다.
  1. 레일바이크와
    깡통열차
  2. 생림면 독산마을
  3. 낙동강철교
    전망대와 둑길

선선한 가을바람을 쐬며 달리자
레일바이크와 깡통열차

김해 생림면에 온다면 레일바이크는 필수 코스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레일바이크에서 쐬는 선선한 바람, 멋진 풍경이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레일바이크는 김해낙동강레일파크에서 탈 수 있는데 앞좌석 2명, 뒷좌석 2명으로 총 4인까지 탑승할 수 있다. 레일바이크 코스는 지상 0.5km, 낙동강철교 1km를 왕복해서 총 3km로 구성되어 있다. 코스의 묘미는 바로 낙동강철교. 바지에 땀이 배고 다리가 뻐근해도 힘내서 페달을 밟다 보면 어느새 낙동강 위를 달리고 있다. 바람도, 경치도 시원해 탄성이 나오고 절로 카메라 셔터에 손이 간다. 주말은 예약하지 않으면 1시간 이상을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주말에 생림면을 방문한다면, 또 다른 재미난 탈것도 준비되어 있다. 레일파크 피크닉존의 ‘깡통열차, 고카트, 전동바이크 체험존’에서 타고 싶은 것을 골라서 타보자. 푸른 몸통의 깡통 열차에 몸을 맡겨 낙동강 강변길까지 경치를 구경해도 좋을 것이고, 고카트로 차량이 다니지 않는 강둑길을 운전해도 즐거울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2인용 전동 바이크로 갈대숲을 끼고 달리는 순간은 얼마나 산뜻할까. 가을의 바람을 온전히 받아내는 순간을 즐기자.

[레일바이크]

  •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생림면 마사로473번길 41
  • 운영 시간 09:30~18:00(동절기 17:30까지)
  • 휴무일 매주 마지막주 월요일
  • 입장료 홈페이지 확인
  • 낙동강 레일바이크 공식 홈페이지

[깡통열차]

  •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생림면 마사로 462
  • 운영 시간 11:00~18:00(주말 및 공휴일만 운영)
  • 입장료 전화문의 055-333-8359
  • 깡통열차 주말엔 예매

벽화 골목을 누비며 즐기는 한적함
생림면 독산마을

낙동강철교전망대 바로 아래에는 독산마을이 있다. 기차가 그려진 벽화가 인상적인 이 마을은 지역 주민이 힘을 모아 만든 쉼터가 여러분을 반긴다. 마을을 찾은 방문객을 위해 주민들이 직접 심은 낙동강 둑길의 갈대는 가을 풍경의 운치를 더한다. 마을 곳곳에는 벽화들이 시선을 끈다. 독산마을의 벽이 그림으로 채워지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김해 하촌마을과 상동마을에 벽화를 그렸던 원숙이, 이종철 작가가 독산마을의 벽을 그들의 작품으로 메우고 있다. 자연스러운 마을 풍경을 살려 벽 너머로 자라난 나무에 줄기를 그리고, 기차와 마을 특산품인 딸기와 블루베리를 그려 마을 곳곳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벽화로 가득찬 마을의 고요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한적함이라는 단어가 꼭 들어맞는다. 마을의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인사를 건네는 여유로움을 누리고 싶다면 독산마을이 제격이다.

다도(茶道)가 취미인 사람은 솟대 공예를 40년 동안 해 온 김준길 작가의 작업실 고목도 관심을 끌 것이다. 마을 입구에 있는 솟대는 김 작가의 작품이다. 일반인에게 작업실이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그의 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연락하길 바란다.

  •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생림면 마사로462번길 10

온 세상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왕의 노을
낙동강철교전망대와 둑길

김해 생림면의 낙조(落照)를 ‘왕의 노을’이라 부른다. 낙동강을 포함한 일대를 주홍빛으로, 자주색으로 물들이는 장엄함이 일품이다. 왕의 노을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노을에 대한 간단한 상식을 전한다. 노을은 보통 일몰 시각 전후 30분에 발생하는데, 일몰 시각 이후 30분간을 ‘매직아워’라고 부른다. 이 시간대만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사진작가까지 있을 정도로 아름답고 황홀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왕의 노을을 제대로 감상하고자 낙동강철교전망대를 찾는다. 15m 높이의 철교 위에 있는 철교전망대에서 낙동강의 탁 트인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다. 철교전망대에서 보는 왕의 노을이 특별한 이유는 ‘왕후의 노을’로 불리는 분산성 노을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반드시 이루어진단다. 독산마을 주민들은 둑길에서 즐기는 왕의 노을을 추천한다. 오후에는 푸르스름했던 풀이 황금빛으로 빛나고 기차가 그려진 철교전망대 옆 벙커와 정자도 노을빛에 자연스레 섞여 들어간다. 정자에서 3분 정도 거리에는 갈대숲 너머를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있다. 노을, 갈대와 함께 가을의 정취를 사진에 한껏 담아보길 바란다.

작성일. 2022.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