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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감삼통마을에서 살아보기
농촌 생활의 매력을 알게되다
글.김광우 에디터 사진.대감삼통마을
도시는 소음으로 가득하다. 소음의 언어는 제각기 다르지만 내용은 비슷하다.
‘빨리해 주세요.’ ‘먼저 봐주세요.’ ‘우선순위로 두세요.’ 앞가림만 해도 지친다.
방향성을 잃은 생각이 떠돌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가?’는 의문으로 이어진다.
이때 우리는 시골에서 사는 삶을 상상한다.

김해시 대감삼통마을은 산 좋고 물 좋기로 유명하다.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산딸기와 감자가 잘 자란다.
도시에서 보기 힘든 까치도 이곳을 찾는다. 딱히 문단속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평화롭다.
이곳에서 무료로 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김해에서 유일하게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대감삼통마을을 소개한다.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예비 귀농·귀촌인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 직접 시골에서 거주할 기회를 제공한다. 주거 비용은 일체 받지 않고, 한 달에 절반 정도 농촌 체험도 할 수 있다.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현재 전국에서 119개의 마을에서 진행 중인데, ‘귀농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마을을 선정하여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 거주 기간은 1개월에서 3개월까지 선택할 수 있고, 원한다면 총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경제적인 부담을 최소화하며 귀농·귀촌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김갑순(60) 씨는 지난 6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대감삼통마을에 입주했다. 평소 눈을 뜨면 다가오는 일정의 압박에 시달리니 자연스레 귀촌을 꿈꿨다고. “귀촌 장소를 제주도로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신문 기사를 통해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가장 큰 소득은 마음의 평안이라 한다. 아내의 귀촌을 반대하던 남편도 대감삼통마을의 수려한 자연경관에 빠져 귀촌 생활을 즐기고 있다. “텃밭에 들깨를 심었더니 새가 그 들깨를 쪼아요. 하지만 저희는 그저 지켜봅니다. 오늘은 새가 안 왔는데, 남편이 저에게 ‘당신이 새한테 뭐라고 했지?’라고 한마디 하더라고요. 그새 새와 정이 들었나 봅니다.” 반대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입주한 곳의 벌집을 건드렸을 때, 말벌을 제거하기 위해 부른 구급차에 마을 주민들이 모두 집 앞으로 모였단다. “큰일인 줄 알고 걱정돼서 오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벌집을 제거한다’고 대답하면서도 걱정해 주시는 이웃의 모습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김갑순 씨는 <농촌에서 살아보기>를 통해 대감삼통마을에 매력에 흠뻑 빠졌다. 지금은 이곳으로 귀촌할 의향도 있다고. “여기 있으면서 즐겁고 감사한 일이 많았어요. 이제는 제가 이 마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본인이 상상하던 귀농·귀촌의 이상과 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풍요로운 자연과 함께 고즈넉한 분위기를 누릴 곳을 찾는다면 대감삼통마을을 추천한다. 대감삼통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누리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면 ‘행복주말농장’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가족 단위의 도시민이 이곳을 찾아 텃밭을 가꾸는데, 반응이 좋다고 한다. 땀을 흘리며 수확하는 농촌의 느린 삶을 체험하고 싶다면 대감삼통마을이 제격이다.

슬로시티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걷는 것을 강조한다.
모든 노력의 결과물이 즉각적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쌀이 밥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뜸 들일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다림의 진공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은 ‘내가 옳게 가고 있다’는 확신이다.
우리는 속도를 쫓다 방향을 잃기도 한다. 그래서 올바른 방향으로 묵묵히 걸어가는
자연을 보며 깨달음을 얻는다. 방향성. 국제 슬로시티 김해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작성일. 2022. 0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