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지역은 고령화와 인구 소멸, 마을 안까지 깊숙이 들어선 산업단지 문제로 공동체가 와해 되고 마을이 사라지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김해의 농촌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항하듯, 최근 들어 마을을 지키고 보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이 전문적으로 사업을 기획하거나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단순히 문화생활을 향유하거나 참여 정도에만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김해문화도시센터는 ‘지역 간 문화 불균형’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2022년 문화마을 조성 시범사업>을 실시 했으며, 사업의 긍정적인 성과를 계기로 올해부터는 <지속가능한 김해형 행복마을 만들기 ‘김해피(Gimhappy-행복한 김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김해피’ 사업은 상동 대감마을과 장유 공방마을을 ‘선도마을’로 지정하고, 새로운 10개의 마을을 신규로 선정하여 지원하게 된다. 선도마을 중 대감마을은 지역특성 사업인 ‘백파선’ 콘텐츠를 구체화하며, 장유 공방마을의 경우 기존의 공예장터를 ‘국제공예페스티벌’로 확대 추진한다.
또한 신규마을은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사업비지원과 더불어 주민들의 역량 강화와 주도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 인력도 매칭한다. 이른바 ‘김해피 마을PD’다. ‘김해피 마을PD’는 지역문화전문인력과 도시문화실험실 연구원처럼 문화도시센터에서 활동하거나 배출된 인력을 비롯해 지역문화 활동가, 기획자, 예술가 등을 공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이들은 컨설팅 및 조력자의 역할을 맡아, 사업의 첫걸음부터 함께하며 주민들과 발을 맞춰나게 된다.
김해피 사업은 앞으로 3년간 추진되며, 연차별로 단계를 세분화해 사업을 꾸려갈 계획이다. 1년차에는 진입, 2년 차에는 운영, 3년 차는 자립 단계가 된다. 1년 차인 올해는 김해시농촌활성화지원센터와 협업해, 마을의 문제를 문화적으로 풀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마을을 중심으로 사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3월 말경 열리는 ‘지속가능 농촌발전협의회’에서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이어서 읍면 담당자 대상 사업 설명회 및 읍면 단위 사업 홍보(현수막, 포스터)도 진행할 예정이다. 마을의 다양한 자원과 문제를 문화적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주민을 중심으로 앞서 말한 마을PD를 비롯한 전문가와 함께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사업 타당성 검토부터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하며, 진행과정에서는 마을PD의 조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사업의 완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렇게 사업이 이어진다면 향후에는 무척 다양한 사업들이 기획 발굴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마을단위 문화행사를 개최하거나 마을문집을 펴낼 수도 있을 것이며 마을시화전, 마을신문이나 소식지 발간도 할 수 있다. 또한 갤러리와 박물관, 도서관 등의 문화 시설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신화나 전설, 민담을 발굴해 콘텐츠로 활용하거나, 주민 생애사를 기록하고 민속의례 복원하며 전통놀이를 체험하는 등 마을 역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사업도 가능하지 않을까. 앞으로 각양각색 마을을 담아내는 다양한 특성화 사업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김해피는 지역 주민의 주체적 활동을 독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사업기획, 운영, 참여 등 제반 과정을 지역 주민의 주체적 활동으로 진행하여 김해의 실핏줄과 같은 작은 마을 구석구석까지도 닿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주민들의 문화만족도가 향상되고, 이는 곧 지역문화운동으로 확산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을 담은 마을 문화 커뮤니티와 지속가능한 문화마을이 생겨나, 공동체가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마을공동체가 복원된다면 고령화와 마을 소멸 문제를 해결할 초석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