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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과 도자로 이어진 ‘두 도시 이야기’
김해 - 오카야마 국제 교류 포럼 기획 후기
글.김미수 (재)김해문화재단 문화도시팀 사진.박치곤, 김해문화도시센터
지난 2월 8일 김해시와 일본의 오카야마현, 두 도시가 교류하는 자리가 처음으로 열렸다. 문화
도시 조성사업 중 교류 사업 ‘출항’에 해당하는 <김해-오카야마 국제교류 포럼>이 바로 그것. 출
항은 가야시대부터 이어져 온 ‘공존과 호혜’라는 역사적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국내외 도시들과
소통, 교류하는 사업이다. 도시 이름 김해(金海)에도 남아있듯, 원래 바다였던 우리 지역에 배를
띄워 다양한 도시와 넓게 교류한다는 의미다. 두 도시 간 교류, 기획과 현장 이야기를 해시태그로
전하고자 한다.

#왜
오카야마현일까?

첫 번째 공통점은 ‘도자문화’다. 김해시는 가야토기, 분청사기 등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김해분청도자박물관과 김해분청도자기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오카야마현의 비젠시 또한 일본의 6대 가마로 꼽히며, ‘비젠야키’라는 도자기로 유명하다. 9세기부터 제작된 비젠야키는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흙과 불로만 만든다. 비젠시 또한 비젠 도자기 축제와 비젠야키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두 번째 공통점은 ‘철기문화’다. 가야는 토기, 철 등을 수출한 국제무역의 중심지로서 흙, 불, 철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오카야마현의 비젠시 또한 일본도(刀) 생산 고장으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하다

국제 교류 첫 행사는 먼저 시민 교류를 중점으로 진행하고자 했다. 오카야마현의 기업가, 시민활 동가, 작가를 초청했다.

업력 40년의 ㈜르쁘라는 오카야마현 섬유산업의 초석으로 꼽히는 향토기업으로, 지역의 독자적인 섬유 시장과 브랜드를 만들어 일본 전역에 납품하고 있다. 와케지마 에이지(分島英二) 대표가 오카야마현의 역사를 토대로 지역 브랜드 활성화 사례를 소개해주어 일본의 지역 브랜드 개발과 그 효과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지역 문화 자원으로
좋아하는 일을 일구다

마노 나나에(間野菜菜江)는 전통 섬유공예 공방‘소리그림(音の絵)’ 대표로,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공방 운영 사례를 발표했다. 일본 최초의 서양 미술관인 ‘오하라미술관’ 설립자 오하라 마고사부로(大原孫三郞)는 오카야마에 대형 방적 공장을 운영했는데, 그 덕에 오카야마현에는 봉제공장이 많았다. 마노 나나에도 고향 오카야마현에 살며 전통 섬유공예가가 됐다. 그는 집의 절반을 공방으로 개조하고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패턴을 만들어 이를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역예술가의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

나기라 고우타로(柳楽晃太郎)는 오카야마 출신 작가로, 도쿄 예술 대학원에서 염색과 직조를 전공했다. 그는 ‘장소재활(場所のリハビリ)’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기존 공간의 목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예술로 손질하는 행위 일체를 말한다. 그는 공장에서 작가의 제작 활동을 직접 볼 수 있고, 작품을 구입하거나 제작을 의뢰할 수도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집단 간갈등과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집단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다양성과 실용성의
가야왕도 김해

마지막 순서로 임학종 전 국립김해박물관장이 가야왕도 김해를 소개했다. 그는 가야가 500여 년이나 존속할 수 있었던 핵심이 ‘다양성’과 ‘실용성’이라 짚었다. 지금의 김해 시민들 또한 다양성을 인정해 가야의 평등 문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말로 끝맺었다.

‘첫술에 배부르랴.’ 처음이라 부족했을지언정 이번 포럼을 계기로 도자문화와 철기문화에
관해 지속적이고 다양한 교류가 진행되길 기대한다.


작성일. 2023. 0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