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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미디어 콜라보와 참여의 확장
지역 문화와 미디어

지난 2월 10일과 11일, 문화도시 2년 차를 맞이하여 〈문화도시; 미디어콜라보와 참여의 확장〉 포럼이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에서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재)김해문화재단의 김해문화도시센터와 김해영상미디어센터, (사)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의 협업으로 기획되었다. 지역미디어센터의 역할과 과제를 돌아보고 도시에서 미디어가 활용된 전국의 사례를 통해 문화도시와 미디어 간 연계전략을 제안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참여자는 사전신청을 통해 제한적으로 모집했으며, 문화도시김해 유튜브 채널을 통한 온라인 송출도 병행하여 관객과 비대면 만남을 가졌다.

가장 나답게, 가장 지역답게. BTS의 진정성과 로컬리즘

전체 포럼은 김영대 평론가의 특강으로 문을 열었다. 〈디지털미디어시대, 아미(ARMY, BTS 팬덤명) 현상과 참여문화〉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강의는 K-pop 아이돌 산업의 구조 탐구로 시작하여 디지털미디어시대의 흐름을 타고 폭발적으로 성장한 아이돌 그룹 BTS의 팬덤, ‘아미’의 자발성과 연대의식, 지속가능한 지역문화에 대한 제언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키워드와 내용을 담았다. BTS가 다른 K-pop 아이돌에 비해 갖는 차별점으로 ‘진정성’과 ‘로컬리즘’을 꼽은 김영대 평론가는 BTS가 그동안 일관적으로 드러낸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 사투리를 차용한 랩 가사 등을 예로 들며 “모든 콘텐츠의 승부사는 개인성”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장 나답게, 가장 지역답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힘있는 로컬이 곧 글로벌이 되는 것”이라 제언했다.

지역 미디어 활용 사례 : 기술, 공간, 기록

첫째 날 포럼의 본 주제인 〈문화도시와 미디어의 콜라보 프로젝트 모색〉에서는 다양한 미디어 장르가 활용된 전국의 사례를 ‘기술, 공간, 기록’의 세 가지 키워드로 살펴봤다. 첫 번째 순서로 성남문화재단 미래전략부의 황준기 팀원은 ‘기술’ 키워드로 AR어반 뮤지엄 성남 프로젝트의 사례를 발표하여 지역의 미시적 장소가 가지고 있는 도시의 미래가치를 문화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데 AR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두 번째 순서로 변해원 사회적협동조합 모두 이사장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원주 아카데미극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된사례를 소개하며, ‘공간’ 키워드로서 지역에서 미디어 공간이 갖는 힘과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전찬영 다큐멘터리 감독이 지역의 모습을 미디어로 ‘기록’한 울산 중구 산전마을 기록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며 잊혀져가는 지역의 모습을 아카이빙하는 미디어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었다.

세 가지 사례 발표가 끝난 후, 이를 바탕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에는 이형복 수원문화재단 수원미디어센터장, 손동유 (협)아카이빙네트워크연구원장, 김남훈 커뮤니티시네마 네트워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손동유 (협)아카이빙네트워크연구원장은 울산 중구 산전마을 기록 다큐멘터리 사례 발표를 듣고 “세 지역이 행한 노고와 성과에 대해 응원한다”며 “일회적으로 휘발 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활용될 수 있는 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지역문화정책과 미디어

둘째 날 포럼은 유상진 경기도 문화종무과 자문관의 발표로 시작되었다. 〈지역문화정책과 미디어〉를 주제로 지역문화 영역 안에서 미디어 활동과의 관계성 재정립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층적 시각을 갖추기 위해 확장하는 반면, 미디어 기술 발달로 인해 분산되고 흩어진 소통과 교류의 관계를 모으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디어의 방향성을 두고 ‘빅테크’, ‘하이테크’로 대표되는 4차 산업시대의 상업성이 초래하는 소외와 배제의 ‘닫힌 기술’에서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일상의 기술인 ‘열린 기술’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이야기했다. 미디어가 갖는 공유재로서의 특성을 강조하며 열린 기술로서의 미디어와 지역문화의 창의적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끝으로 유상진 자문관은 “인구소멸, 산업변화 등으로 지역 문화예술 기반 시설들의 기능과 용도가 원래 추진했던 방향과 달라졌다면 현재의 수요에 맞게 변환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영상 문화 활동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기존 시설을 미디어센터로 전환하는 시도에 대해서도 공공이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며 제언했다.

지역미디어센터의 정책발전 방안

허경 전국미디어센터 정책이사의 〈지역미디어센터의 정책발전 방안〉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다. 지역미디어센터가 처음 기획되고 설립되기까지의 역사를 ‘고군분투사’로 표현한 허경 정책이사는 지난 20여 년간 미디어센터가 걸어온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지역문화 정책으로서 지역 미디어센터 정책의 재정비 방안을 점검하고 앞선 발표와 연계하여 지역 미디어센터의 역할과 추구해야 할 가치를 깊이 논의하고자 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며 비대면 미디어 사용이 일상이 된 현재, 미디어센터가 시민들의 삶에 어떤 기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정책 체계의 중앙집권적 현황을 탈피하여 지역의 상황에 알맞은, 지역자치 분권 체계를 다시 한번 정립해야 하는 시기임을 시사했다. 또한 ‘지역미디어센터 인정 제도’ 개설을 통해 인정된 지역미디어센터에 대해서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사업 설계 및 사업 실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예산 지원이라는 구체적 제안을 내놓았다. 허경 정책이사는 “미디어센터는 시민과 공동체가 미디어와 함께 삶의 공간에서 문제를 확인하고 개선하기 위한 역량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민주적으로 혁신하는 데 중점을 두고 방향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 미디어와 지역문화가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까?

두 가지 발제가 끝난 후 이와 관련하여 각 계의 전문가들과 토론을 나누었다. 토론은 추미경 문화다움 대표가 사회를 맡아 진행하였으며 손동혁 인천문화재단 정책협력실장, 정종은 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홍교훈 전 완주문화재단 정책기획팀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한국영상미디어센터협의회의 시작에 참여했던 손동혁 정책협력실장은 발표를 들으며 “감회가 새로웠다”며 “미디어의 속성이 그러하듯 사회적 변화를 선도적으로 수용하며 만들어진 미디어센터의 초심을 돌아보고 현 상황에 놓인 변화를 예민하게 관찰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한 논의를 나눌 시점”이라 시사했다.
정종은 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며 이 세대가 가지고 있는 정보력과 취향을 위해 미디어센터가 준비해야 된다는 시사점을 건넸다. 미디어센터가 직면한 현재 상황에 대한 성찰, 진단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그에 따른 사회적 명분, ‘왜 변화해야 하나?(Why)’에 대한 전환의 이유를 탄탄하게 갖춰야 함을 강조했다.
홍교훈 전 완주문화재단 정책기획팀장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미디어센터가 얼만큼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종은 교수의 논지에 공감하며, “미디어센터가 시민 지원기관으로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권리 확보를 위한 정책들을 제안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방향을 제안했다. 또한 현 미디어센터의 기능 포화를 지적하며 “미디어의 제작 공정이 축소되는 흐름에 따라 미디어센터의 기능 또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간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할 일이 산더미? 오히려 좋아!

양일간의 포럼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과 전국 지역 미디어센터가 풀어가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토론을 마무리하며 사회를 맡은 추미경 대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야 했던 20년 전과 달리, 해야 할 과제가 많은 지금이 오히려 즐거운 시간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지나온 시간 동안 실행한 성과, 함께 부딪혀온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의 미디어센터와 문화도시사업이 함께 협업하며 나아갈 방향에 대한 기대를 비치며 토론을 마쳤다.
행사를 주최한 (재)김해문화재단 손경년 대표는 “미디어는 다양한 기술적·의미적 형태로 지역 주민들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새로운 커뮤니티 플랫폼의 출현으로 더욱더 중요한 사회적 공공재가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 미디어가 생활문화 정책의 중요한 부분으로 지역주민들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과, 문화도시와 미디어센터의 협업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다가가겠다” 라고 전했다.

작성일. 2022. 0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