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김해문화재단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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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도시문화프로젝트
<실패해도 괜찮아>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한다. 실패는 곧 무능력한 것, 잘못된 것이라는 낙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는 시도의 또 다른 이름이고, 성장이라는 것은 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우리는 더 많은 실패가 필요하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시도 그 자체가 가치 있다고 말해준다면 어떨까? 지난해 김해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에서는 문화도시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도시문화프로젝트 <실패해도 괜찮아>를 추진했다. <실패해도 괜찮아>는 시민들이 문화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 봄으로써 좀더 자유로운 문화 도시를 만들어 나가려는 또 하나의 시도이다.

지역과 현재의 문제의식을 담은 32개의 시민문화기획

본 프로젝트는 공모 사업에 한 번도 참여해 보지 못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문화 기획에 대해 ‘한 줄 쓰기’ 형태로 신청을 받았다. 평소 막연하게 ‘이런 걸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경험이 없어 구상으로만 머물러 있던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왔고,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공모와 심사를 통해 총 서른 두개의 문화 기획이 선정되었다.
분청도자를 현대 소품으로 재해석한 ‘분청 쌍어 명함꽂이 만들기’, ‘오일 파스텔로 김해 명소 그리기’ 등 김해의 역사를 담은 기획, 대동 지역을 촬영한 ‘영상으로 만나는 김해 명소’, 김해 공방 마을에서 공예 체험 활동을 하는 ‘함께, 우리도 해봐요’, ‘아빠와 자녀가 함께하는 요리 수업’과 같이 김해의 현재를 담은 기획들, 그리고 ‘보자기 아트’, ‘지구를 살리는 가치 플러스’, ‘업사이클링’ 등 김해의 미래를 그리는 기획 등 하나하나 신선하고 흥미로운 주제의 문화 기획들은 지역과 현재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시민들의 소중한 경험을 엮는 문화 그물망

간단한 기획이라도 이를 잘 실현시키려면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얼마나’ 등을 정하는 구체화 작업이 필요하고, 또 일의 순서, 방법 등 세부적인 사항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록 이번 프로젝트가 실패해도 괜찮다고 하지만, 경험이 없던 시민이 자신도 직접 문화 기획을 할 수 있다는 문화 생산자로서의 자기 효능감을 얻는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문화 행사 기획과 실행 경험이 많은 현장 전문가와의 일대일 컨설팅으로 기획을 구현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막연하게나마 기획을 실현시키는 방안을 구상해 온 경우에는 이를 같이 검토하고 행사 규모, 장소 선정, 행사 순서 등을 제안했고, 시민기획자의 기획이 다소 실현시키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기획의 방향이나 규모 등을 현실에 맞추도록 조정하는 단계를 거쳤다.

문화도시센터가 생각하는 ‘실패해도 괜찮아’는

<실패해도 괜찮아>는 제목에서 목적과 의미가 드러나는 사업이다. 김해 시민이라면 누구나 문화 기획자가 될 수 있고, 어떤 시도든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같은 조건 없는 공모를 통해 시민들은 진짜 문화 도시가 무엇이고, 또 김해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문화 도시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그들만의 '진짜 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

실제로 공모에 참여한 많은 시민들이 "실패해도 괜찮다고 해서 정말 원하던 일을 해볼 수 있었다."라고 말해주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선정된 아이디어는 공예, 여행, 미술, 업사이클링, 언어 교환, 베이킹 등 1회차 임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다채로움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이어질 <실패해도 괜찮아>에서, 더 많은 문화 시민들의 시도로 풍성해질 김해를 기대해 본다.

글 김희주·이예지 김해문화재단 문화도시팀 작성일. 2022. 0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