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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무지개다리사업 〈짝꿍〉
초등학생의 눈높이에서 문화다양성을 바라보다

〈짝꿍〉은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다양성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 연계 프로그램이다. 미래세대의 문화다양성 감수성을 증진시키고자 마련된 무지개다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김해 소재 초등학교의 한 학급, 20명 내외 중 한 명 이상은 이주배경청소년이 속해 있는 모습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아이들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종교를 믿는 친구들과 일상적으로 부대끼면서 이미 문화다양성을 알게 모르게 경험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 속해 있는 아이들에게 단순히 “친구들끼리 친하게 지내야한다”는 도덕적 가르침보다 나와 다르다고 느끼는 ‘차이’가 자칫 ‘차별’이나 ‘혐오’로 얼룩지지 않도록 문화다양성의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을 문화예술을 통해 제공하고자 했다.
지난 9월부터 주 1회씩 운영되고 있는 〈짝꿍〉은 4가지 활동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학교별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소개하자면 다음 표와 같다.

김해에서 이주배경청소년 비율이 높은 김해합성초등학교, 김해동광초등학교와 이주배경청소년이 전혀 없는 금동초등학교 5·6학년 1~3학급 학생들에게 교육이 제공되었다. 프로그램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협력 해주신 정승아, 이종훈, 손서연 선생님께 지면을 빌려 감사드린다.

1 차이를 차별하지 말자 말모이 카드놀이를 통한 문화다양성 교육

본격적인 교육에 앞서 문화다양성의 개념을 알리고 자주 쓰는 단어나 표현을 통해 문화다양성의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카드게임을 진행했다. 말모이 기획단과 함께 ‘차이를 차별하지 않는 문화다양성 섬으로 가기 위한 여정’이라는 콘셉트로 차별·혐오 단어를 모은 말모이 카드를 찾아 제거해 나갔다. 아이들은 일상에서 자주 쓰던 단어의 의미가 충격적이었다거나, 나쁜 뜻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쓰는 친구들에게 이제 그만 쓰자고 말하고 싶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말모이 기획단 선생님의 소감
문화다양성의 개념과 감수성을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려면, 시간과 품이 들더라도 교육 대상에 맞는 내용과 방식을 재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욱 필요한 고민이라고 본다. - 강미경

우리 아이들과 말모이 수업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언어를 통한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생활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 좋겠다.- 신은경

수업을 하면서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 없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싶다는 의지가 더 생겼다. UN텍트 시대~ ON텍트로 함께했던 문화다양성 〈짝꿍〉 앞으로도 쭈욱~! - 여채원

몸으로 느끼는 문화다양성 립덥
문화 다양성을 개념적으로 파악한 후에는 함께 어울려 문화다양성을 표현하고 일상 속에서 문화다양성을 적용하고 체험하도록 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누리봄표현예술심리연구소와 함께 기존의 노래를 문화다양성 관점에서 해석하고 립싱크와 더빙을 하는 〈립덥〉을 기획했다. 수업시간 학생들과 투표를 통해 ‘타요 버스 주제곡’을 대상으로 ‘문화다양성 버스에 타요타요!’로 제목을 바꾸고, 문화다양성 가치가 담긴 가사로 고쳐냈다. 남은 수업 차시에서는 가사에 어울리는 율동과 함께 몸으로 문화다양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

립덥 선생님의 소감
문화다양성을 가까이 접하고는 있지만, 그림이나 글로는 표현해 보지는 않았을 아이들인데, 깜짝 놀랄 만큼 창의적으로 자신의 생각들을 표현해내고 있었다. - 누리봄표현예술심리연구소 김동희, 윤주

보이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눈+meeting=눈팅

두 번째 프로젝트 〈눈팅〉은 ‘눈’과 ‘meeting(만남)’의 합성어로, 눈의 감각과 신체를 탐색하는 예술 활동을 통해 타자와 나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더 나아가 차이를 바탕으로 공동체 안에서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활동이다. 아이들은 나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는 과정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우리’라는 공동체를 만나게 되는데, 공동 그림 작업을 통해 서로 ‘다름’이 모여 하나를 이루는 아름다움에 대해, 또 공동체 안에서 발견하게 되는 각각의 ‘개별성’에 대해 체득하도록 했다.

눈팅 선생님의 소감
다양한 예술 매체를 경험하면서 문화감수성을 증진시키고자 했다. 프로그램 속으로 점차 아이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마음을 열어나가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꼈다. 아이들이 몸과 마음으로 문화다양성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 누리봄표현예술심리연구소 이희정, 류영주

감각의 다양성, 다름의 가치 세계 속 유형문화와 장애/비장애인을 위한 미술(관)

마지막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의 유형문화유산에 대해 배우며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배우고, 더 나아가 무형문화 속에서 ‘다름’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다. 레트로봉황의 진행 아래 학생들은 나라별 주요 문화재와 지역의 특성을 이해하고 우리나라의 문화재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며 문화의 상대성과 다양성을 익혔다. 또한 장애/비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그 또한 다양한 문화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청각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만들어보았다.

세계 속 유형문화와 장애/비장애인을 위한 미술(관) 선생님의 소감
아이들은 이미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은 상태였다. 이 수업으로 아이들이 문화다양성을 더욱 폭넓게 이해하고 타인의 의견들을 공유하며, 문화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길 바란다. - 레트로봉황 남효진

〈짝꿍〉을 진행하며 만난 학생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부족한 친구를 이끌어주는 모습을 보였고, 자신들만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다양한 경험 속에 있는 이 학생들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 기대한다. - 레트로봉황 박도현

김해는 문화다양성의 필요성이 타 도시에 비해 높은 지역이다. 문화다양성이 사회저변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는 것이 본 프로그램의 목적이었다. 담당자로서 지역의 일부 학교와 학생들에게 진행되었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아쉬운 점이기는 하나, 프로그램을 지도한 선생님들의 소감을 통해 생각보다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미 문화다양성을 실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짝꿍〉은 문화다양성 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만든 다양한 교육 결과물을 전시하여 지역 사회에 문화다양성 가치를 홍보할 예정이다. 학교 안뿐만이 아니라 사회로 널리 문화다양성 가치가 확산되어 일상에 자리 잡는 날이 오길 바란다.

글. 김미수 김해문화재단 문화진흥팀 작성일. 2021.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