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서 주변을 조금 둘러보면 모두를 위한 배려, 존중, 참여, 평등 같은 말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 사회에서 모두를 위한 기회와 평등이 잘 실현이 되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긍정적인 대답보다는 다소 부정적인 대답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문화예술과 관련된 행사 홍보물의 참여대상란을 보면 ‘누구나 참여 가능’이라는 문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이 기회의 균등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누구나라는 말의 이면은 몸이 불편하지 않은 비장애인이나 우리말에 익숙한 소위 일반인들의 범주를 말한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는 쉽게 넘을 수 있는 문턱과 계단, 쉽게 읽을 수 있는 행사 관련 홍보물, 전시 및 공연 관람, 교육 참여와 같은 것들이 누군가에는 불편하고, 참여할 수 없는 하나의 장벽이 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또한 모두의 참여와 이용의 편의를 고려하여 만든 시스템이 그 목적과는 반대로 오히려 특정대상들의 참여와 접근을 막는 경우도 발생한다. 최근 구글폼 이나 네이버폼 혹은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형태의 참여 신청은 참여자에게 편의를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최신 장비의 사용이 다소 어려운 시니어의 경우 신청에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시각장애인이나 우리말에 익숙하지 않은 이주민의 경우 아예 신청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당사자로서 해당 사실에 대한 불편함을 겪어보지 못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예산 등의 문제가 가장 크다. 이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공감대와 필요성을 인지하고 정말로 누구나 혹은 모두가 참여가능한 문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 있다. 바로, 문화도시조성사업으로 추진되는 가치 확산 “공존 인센티브” 지원 사업이다. 문화다양성 인식 개선과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과 연계하여 진행되는 이 사업은 지역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들에 ‘공존’의 가치인 배리어프리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기존의 지원 사업들과 다소 차별화된 형태로, 배리어프리를 실천하기 위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추진 예정인 행사들에 배리어프리를 실천할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한다.

공존 인센티브 지원 사업은 기관 주도로 구성하는 방식이 아니다. 장애인, 비장애인, 여성, 시니어, 청년, 이주민, 예술가 등 다양한 영역의 당사자 분들과 함께 실제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함께 만들어나가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부터 매주 온오프라인 회의를 진행하였으며 이주민으로 지역의 행사 참여 시 안내문 등을 읽지 못해 겪었던 이야기부터 휠체어 이동이 어려운 행사장의 문제, 자신의 성별과 다른 유아를 동반한 보호자의 화장실 이용 문제, 종교·취향 등의 이유로 인한 식사(비건, 하랄 등) 문제, 프로그램 참여나 공모신청 시 문서 작성의 어려움을 겪었던 문제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그 결과 공연, 공청회, 포럼 등에 소수자들의 참여와 이해, 관람 등을 돕기 위한 수어나 외국어 통역비용을 지원한다거나 아이 동반부모를 위해 축제 행사장에 이동식 수유실과 가족(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할 비용을 지원한다거나 시각장애인이나 외국인들을 위한 점자 혹은 외국어 홍보물 제작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이 구성되었다. 또한 제시된 지원형태 외에도 사업 목적에 부합한 형태라면 지원이 가능하도록 그 문을 보다 넓게 열어두었다.

배리어프리 실현 예시

※ 상기 지원형태는 지원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로 이외에도 소수자의 참여기회 확대 및 편의를 위한 다양한 형태로 지원 가능함

공존 인센티브 지원 사업은 올해 11월 30일까지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상시 접수받으며 간단한 심사절차를 걸쳐 최종 결정 된다. 또한 외국인, 장애인, 청소년 등 제안서 작성에 익숙하지 않거나 어려움이 있는 분들의 참여를 돕기 위해 제안서 작성 도우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문서 작성이 어려운 경우 문화도시센터로 전화 또는 현장 방문을 하면 담당자가 직접 해당 제안서 작성을 지원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김해문화도시센터 홈페이지(문화도시김해.kr)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공존 인센티브 지원 사업은 올해 한 해에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다양한 경험과 인식 개선을 통해 앞으로 지역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들이 진정한 의미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